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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의암송

 

 

산세가 험하여 오지인 관계로 흔히들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이라고 불리는 군의 하나인 전라북도 장수군은 논개와 사과로 유명하다.

이 장수군의 군청 현관 앞에는 정이품송(正二品松)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그에 버금가게 자태가 아주 웅장한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데, 그 소나무가 유명한 의암송(義菴松)이다.

이 의암송에 대하여 네이버백과사전은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지정종목 : 천연기념물

지정번호 : 천연기념물 제397

지정연도 : 19981223

소 재 지 :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 176-7

종 류 : 식물

: 19981223일 천연기념물 제397호로 지정되었다. 높이 8m, 밑동둘레 3.2m의 노거수(老巨樹)로 수령이 400년 정도 되며 자태가 매우 아름답다. 16세기 후반기에 당시의 장수현감 최경회(崔慶會)가 논개와 함 께 심은 것으로 전한다.

원줄기가 외줄기로 되어 있는데 소나무로서는 보기 드물게 지상으로부터 1m 부분에서 줄기가 왼쪽으로 꼬여 나선형으로 수평을 이룬다. 지상으로 부터 3.5m 부분에서는 2개의 큰 가지가 남북방향으로 갈라져 있는데, 북쪽 가지의 지름은 약 80이고 남쪽 가지의 지름은 약 50이다. 그 위로 줄 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우산형 수관(樹冠)을 이룬다.

 

나는 작년(2009)에 장수군청에 가서 직접 보았는데 자태는 매우 아름다웠으나 수령이 오래 되어 줄기의 위쪽을 쇠말뚝으로 받치고 있는 것이 마치 나이가 많으신 노인네가 당신 혼자 서 있을 수 없어 지팡이를 짚고 있는 것처럼 보여 안타까웠다.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진리를 이 소나무라도 피해갈 수는 없으리라.

 

장수군청에서는 그 소나무를 알리고자 소나무 앞에 우리말과 영어로 쓴 안내판을 내 걸고 있는데 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의암송은 임진왜란 때진주 촉석루 아래 의암에서 일본군 장수를 껴안고 의롭게 죽은 주논개의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이다. 1500년대 후반쯤에 당시 장수현감으로 있던 최강희 또는 논개가 심었다고 전해오고 있다. 장수 군민들은 이 나무에 논개의 의로운 정기가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수호신처럼 여기고 있다. 용트림하듯 휘감은 두 줄기가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른 모습은 마치 장수 군민들의 드높은 기상을 상징하는 듯싶다.

 

누가 썼는지는 모르지만 의암송의 유래와 의미를 간결한 문장으로 잘 표현한 글이지만 옥에 티라고나 할까? 나에게 딱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용트림이라는 단어였다.

문맥상 용틀임이라고 써야 맞는데 웬 용트림?

바로 나의 못된(?) 버릇인 따지기를 발동하였다.

곧바로 군청 행정계로 들어가 담당자를 찾아 설명을 하고 고쳐 쓸 것을 주문했다. 그렇게 한지 1년여가 지난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장수군청에 용틀임으로 맞게 고쳤는지 확인전화를 했는데 아직까지 용트림으로 쓰여 있단다. 그 때의 담당자를 찾았더니 전근을 하였다고 하여 새 담당자에게 다시 한 번 더 정중하게 고쳐 쓰라고 부탁을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영 기분이 개운하지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 실수에 대하여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지적받은 실수는 고쳐야 하는데 말이다.

몇 년 전인가 고흥의 포두면에 있는 금탑사라는 절엘 갈 때의 일이다. 포두면 소재지에서 길 안내판을 보니 8Km로 되어 있다. 나는 그렇게 알고 계속 갔는데 8Km를 더 갔어도 금탑사는 나오지 않고 금탑사 2.8Km’란 안내판이 나온다. 그러니까 포두면 소재지에서 금탑사까지의 거리는 10.8Km인데 안내판이 8Km로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다음 날 나는 관계기관인 고흥경찰서에 맞게 고쳐달라는 전화를 하였는데 후일 다시 그곳을 찾을 기회가 있어 유심히 안내판을 살펴봤더니 맞게 고쳐져 있었다.(여기에서 거리의 숫자는 기억에 의존한 것이므로 사실과 다를 수 있음)

이렇듯 장수군청도 자기들의 잘못을 알고 안내판의 문구를 고치리라 믿으면서 용트림과 용틀임의 뜻을 싣고 맺는다.

 

용트림 : 거드름을 피우며 일부러 크게 힘을 들여 하는 트림.

용틀임 : 용의 모양을 틀어 새긴 장식. 이리저리 비틀거나 꼬면서 움직 임.(수백 년 묵은 담쟁이덩굴은 용틀임을 하여 절벽으로 오르고) 땅재주 동작의 하나. 양주 별산대놀이 춤사위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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