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 살피꽃밭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 남원의 명물 가운데 하나가 옛 남원역사 주변 5,300여 평 땅에 튤립을 위시한 각종 꽃을 심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도심속 향기원’이다.
튤립만 해도 50,000본 정도이며 계절별로 양귀비꽃, 허브, 원추리, 라벤더 및 이름도 처음 들어본 희귀한 꽃들이 아침저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과 한낮의 정취를 즐기는 사람들과 그리고 밤의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는 아베크족을 유혹하고 있는 곳이다.
꽃밭 사이사이로 난 산책길을 걷다보면 수세미나무로 만들어진 동굴도 통과하게 되고, 아름드리 수양버드나무 밑에 놓여 있는 벤치에 앉아 휴식도 취할 수 있는데 아열대 현상이 한창인 한 여름에는 그곳에서 밤을 지새운 사람들도 있었다.
요즘은 튤립이 한창으로 피는 꽃, 지는 꽃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나도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는데 가까이서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조금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이곳 남원 시장님은 다른 것은 몰라도 환경을 가꾸시는 데는 참 열성이시다. 아침마다 자전거로 시내를 돌아보고 그 날 그 날의 해야 할 일을 지시한다는 것이다. 나도 아침 산책길에 그 분이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을 몇 번 목격한 바 있는데 환경미화원들은 죽을 맛이겠지만 이틀에 한 번 꼴로 방역차가 연막소독을 한 덕분인지 모기, 파리 등은 다른 도시보다는 없는 것 같다.
오늘의 소제목인 ‘살피꽃밭’과는 다른 소재인 ‘도심 속 향기원’을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분은 내게로 연락 주시면 전국 막걸리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는 이곳 남원골 막걸리를 대접할 용의가 있다.
살피꽃밭 - 건물, 담 밑, 도로 따위의 경계선을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 외관상 앞 쪽에는 키가 작은 꽃을, 뒤 쪽에는 키가 큰 꽃을 심음.
(2009년 초 여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