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595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53: 감 잡았나요?

 

 

내 딸네미가 이제 사회생활을 배우고자 집에서 멀지 않은 유치원에 다닐 때는 아직 통학차가 없던 시절인지라 엄마가 데려다 주고 데리려 가고 하였는데, 어쩌다가 늦게 데리려 가면 집으로 전화가 온다.

엄마, 왜 데리려 안 와?”

. 집에 일이 있어 조금 늦었다.”

그럼 오지 마. 내가 혼자 올께!”

아직까지 오다가다의 개념이 정리되지 않은 딸네미는 어떤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이동을 오다라는 단어 하나로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어린 딸네미는 그렇다 치더라도 국어공부 좀 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나는 어휘를 잘 선택해서 쓰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자신이 없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떤 상황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설명방법이 직접적 것과 간접적인 것이 있다.

설명은 직접적인 것이 가장 좋지만 직접적으로 설명하기 곤란한 어떤 상황에서는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 그 간접적인 설명이나 혹은 상대방의 몸짓(손짓, 발짓, 눈짓 등 모든 시그널)으로 그 뜻을 이해하여 알 수가 있을 때 우리는 보통 감잡았다라고 표현한다.

감잡았다는 표현은 인터넷 등 어디를 뒤져 보아도 그 풀이가 없으니 앞으로 이 단어를 사용해야 되는 것인지 사용하지 않아야 되는 것인지 감을 못 잡겠다. 오히려 그 반대어인 감잡히다남과 시비를 다툴 때, 약점을 잡히다.’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말이다.

 

또한 뒤뿔치기뒤통수치다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들도 어감 상으로는 뒤에서 남을 해찰하는 정도의 뜻으로 유추되는데 실제의 뜻은 남의 밑에서 그 뒤를 거들어 도와 줌.’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매우 낙심하다.’라고 되어 있어 당초의 유추와는 정반대인지라 나의 놀라움은 클 수밖에.

, 우리가 금산에서 자주 사용했던 보초대가리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조금은 싹수가 없는 아랫사람을 비하할 때에 쓰는 말인데, 여기에서의 보초대가리와 어울려 별로 좋은 의미로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보초보추의 사투리로 확인되며 보추진취성이나 내뛰는 성질이란다. 결국 보추가 없다는 것은 진취성이 없다는 뜻이 되어 듣는 이에게는 욕이 된다..

 

마지막으로 에누리란 단어의 뜻을 살펴본다.

보통 에누리하면 우리는 물건 값을 깍는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풀이 과 같이 물건 값을 더 많이 부르는 일도 에누리라고 하고, 와 같이 용서하거나 사정을 보아 주는 일도 에누리라고 하니 많이 헷갈린다.

어째 감 잡았나요? 세상만사가 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렵답니다!

 

감잡히다 - 남과 시비를 다툴 때, 약점을 잡히다.

뒤뿔치기 : 남의 밑에서 그 뒤를 거들어 도와 줌.

뒤통수치다 -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매우 낙심하다.

보추 - (주로 없다와 함께 쓰여) 진취성이나 내뛰는 성질.

에누리 - 물건 값을 받을 값보다 더 많이 부르는 일. 또는 그 물건 값. 값을 깎는 일. 실제보다 더 보태거나 깎아서 말하는 일. 용서하거나 사정을 보아주는 일.

 

  • ?
    무적 2010.11.10 15:56

    들른다고 약속한 사람도 오지 아니하고

    온다고 약속하지  아니한 사람도 소식이 없어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만 자주 가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 우리말을 찾아서(제60화 : 가을운동회) 1 file 무적 2010.11.18 2103
60 우리말을 찾아서(제59화 : 새치기) 1 file 무적 2010.11.17 2093
59 우리말을 찾아서(제58화 : 살피꽃밭) 1 file 무적 2010.11.15 2194
58 우리말을 찾아서(제57화 : 그 시절, 그 놀이) 1 file 무적 2010.11.14 1931
57 우리말을 찾아서(제56화 : 새해를 시작하면서) 1 무적 2010.11.13 2004
56 우리말을 찾아서(제55화 : 잔다리밟다) 1 무적 2010.11.12 2535
55 우리말을 찾아서(제54화 : 아람) 2 file 무적 2010.11.11 2305
» 우미말을 찾아서(제53화 : 감 잡았나요?) 1 무적 2010.11.10 2595
53 우리말을 찾아서(제52화 : 의암송) 2 무적 2010.11.09 2048
52 우리말을 찾아서(제51화 : 윷놀이) 2 무적 2010.11.08 2936
51 우리말을 찾아서(제50화 : 고락) 2 무적 2010.11.06 1952
50 아름다운 우리말(제49화 : 좋은 것 같아요) 1 무적 2010.11.05 2407
49 우리말을 찾아서(제48화 : 데면데면하다) 2 무적 2010.11.04 2417
48 우미말을 찾아서(제47화 : 애면글면) 1 무적 2010.11.03 2567
47 우리말을 찾아서(제46화 : 성냥노리) 1 무적 2010.11.03 2621
46 우리말을 찾아서(제45화 : 자빡 2) 1 무적 2010.11.01 2300
45 우리말을 찾아서(제44화 : 자빡 1) 3 무적 2010.10.30 2484
44 우리말을 찾아서(제43화 : 고랑+두둑=이랑) 1 무적 2010.10.29 3243
43 우리말을 찾아서(제42화 : 을씨년스럽다) 1 무적 2010.10.28 2616
42 우리말을 찾아서(제41화 : 쌍둥이는?) 1 무적 2010.10.26 263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