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86화 : 내 별명이 ‘김따져!’

by 달인 posted Aug 09,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86: 내 별명이 김따져!’

 

 

어디에선가 걱정에 대해서 읽은 내용이다.

70%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이요,

20%는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닌 걱정이요,

단지 10%만이 진정 걱정해야 할 걱정이라고.

 

나는 내가 생각해도 조금은 심하다고 느낄 정도로 매사에 대하여 계획단계에서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너무 철저히 계산하고 따지는 경향이 있다.

중간단계도 점검을 자주하여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직접 일을 처리하는 경우야 내 계획대로 하니까 이야기꺼리가 안 되지만, 남에게 일을 시키는 경우에는 특히 심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부하 직원이 기안을 하여 결재를 올리는 것을 보면 내용이야 별론으로 하더라도 맞춤법 및 띄어쓰기 등이 엉망이다. 몇 번을 지적하고 심지어는 결재 올리기 전에 기안문을 출력하여 달라고까지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요즘에야 사무실에서 내가 만날 국어사전과 씨름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러한 나의 성격이 나를 원칙론자로 만들었나 보다.

나는 원칙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러기에 남이 나에게 주는 피해도 못 견뎌한다.

내가 원칙을 지키면서 남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어디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인가?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때로는 남에게 피해도 주면서, 또 남에게서 피해를 당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일을 당했을 때, 그러려니 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한 것이다.

 

박정희가 유신헌법을 공표했을 때,

대머리가 광주를 피로 물들였을 때,

노가리가 직선제를 반대한다고 했을 때,

일본 놈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길 때,

중국 놈들이 이어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길 때 등등등등등.

내가 안달하지 않아도 시류에 따라 해결되고 정리되는 일들에 나는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것들 중에 아직도 내가 안달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대중가요의 노랫말에 관한 것이다.

첫 번째가 어니언스의 편지에 나오는 멍 뚫린 내 가슴에 서러움이 물 흐르면 떠나버린 너에게 사랑노래 보낸다에서의 이며

두 번째가 그 유명한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에 나오는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에서의 스며드는데이다.

첫 번째 경우인 편지는 나의 몇 곡 되니 아니한 애창곡으로 내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으면 어김없이 열창하는 곡이기도 한데 위에서 직시하고 있는 이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이는 사실 구멍의 잘못이다.

떠난(혹은 떠나려고 하는) 님 때문에 생긴 허전한 마음의 표현인 구멍1/8(?)의 짧은 박자로 빠르게 발음되기 때문에 우리의 귀에 전달되지 않고 다음 음절인 만 전달된 현상인 것이다. 그럼에도 노래방기기의 화면에는 으로 표기되고 있으니 이것 참………

두 번째인 목포의 눈물에 나오는 스며드는데도 노래를 레코드에 취입한 당시에는 숨어드는데로 되어 있는데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오늘날에는 스며드는데로 표기하고 있고 다들 그렇게 알고 있다.

어떤 것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뒤 노랫말의 의미(한을 안으로 숨기는)를 음미해 보면 숨어드는데가 맞지 않나! 하는 나의 생각이다.

참고로 목포의 삼학도에 조성된 가수 이난영공원에 세워진 노래비에는 숨어드는데로 표기되어 있음을 밝힌다.

 

이렇게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데 공연히 혼자서만 애쓰며 안달하는 일건몸이라고 한다기에 나의 성격을 빗대어 글로 써 보았다.

우리 금산 사투리로는 괜히 혼자 애달아 성을 가신다.’라고 했던가! 그러나 이런 걱정이나 안달이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에 나는 내 별명의 하나인 김따져!’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애성이만수받이를 같이 실으니 감상하기 바란다.

 

건몸 - 공연히 혼자서만 애쓰며 안달하는 일.

애성이 - 속이 상하거나 성이 나서 몹시 안달하고 애가 탐. 또는 그런 감정.

만수받이 - 남이 귀찮게 굴어도 싫증내지 아니하고 좋게 받아 주는 일. 무당이 굿할 때 한 무당이 소리를 하면 다른 무당이 따라서 같은 소리를 받아 하는 일.

 

  • ?
    달인 2012.08.09 09:42

    우리말 겨루기 방송에 처음 출연했을 때

    당시 진행자였던 한석준 아나운서의

    별명에 대한 질문의 답을 '김따져'라고 했다.

     

    확연히 느껴지는 아침나절의 기온이다.

    제발 이대로 더위가 물러갔으면....... 

?

  1. 제96화 : 조쌀하다2

    제96화 : 조쌀하다 세계에서 여성이 대권을 잡은 경우는 얼마나 될까? 철의 여인이라고 불렸던 영국의 대처 수상을 필두로 하여 독일과 뉴질랜드에서도 여성 수상이 정권을 잡았으며, 그 외에도 핀란드, 칠레, 아일랜드, 필리핀, 아르헨티나 등에 이어 작년에...
    Date2012.09.20 By달인 Views4381
    Read More
  2. 제95화 : 그리운 억만이 성!1

    제95화 : 그리운 억만이 성! 누구에게나 기억에 남는 책 한 권쯤은 있는 법이다.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책.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되어 함께 웃다 울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아쉬움에 잠겼던 책. 그리하여 벅찬 감동으로 새벽을 ...
    Date2012.09.14 By달인 Views4009
    Read More
  3. 제94화 : 삼가다1

    제94화 : 삼가다 우리나라의 최대 여객운수회사는 (최근의 자료에 의하면) 차량대수 1,214대에 종업원 2,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금호고속이다. 금호고속은 창업주인 고 박인천 님께서 1948년에 트럭을 개조하여 광주여객이라는 상호로 사업을 시작하였다는데...
    Date2012.09.11 By달인 Views3974
    Read More
  4. 제93화 : 무릿매1

    제93화 : 무릿매 1970년대 초반에 채 20살이 못된 시골의 젊은 청춘들은 낮에는 집안 일로 바빴지만 혼자의 시간인 밤에는 무엇을 하며 젊은 혈기를 억눌렀을까? 밤이 짧은 봄이나 여름, 가을철에는 역기와 아령으로 근육을 단련시키는 등 육체미운동으로 하루...
    Date2012.09.07 By달인 Views3633
    Read More
  5. 제92화 : 모지랑이1

    제92화 : 모지랑이 아주 가끔씩 빛바랜 앨범을 들추어 보면, 많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 찍은 흑백사진들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 그런 사진 중에 압권인 것은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큰 누나의 결혼기념으로 우리 5남매가 당시의 쇠머리 우리 집 마당에서 함께 ...
    Date2012.09.04 By달인 Views3855
    Read More
  6. 제91화 : 쪼다1

    제91화 : 쪼다 「조금은 어리석고 모자라 제 구실을 못한 사람」을 ‘쪼다 같은 사람’ 또는 줄여서 그냥 ‘쪼다’라고 한다. 이 말의 어원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장수왕의 아들인 조다(助多)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잘 알다시피 장수왕...
    Date2012.08.30 By달인 Views3925
    Read More
  7. 제90화 : 발등걸이1

    제90화 : 발등걸이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동메달을 딴 축구팀의 박종우 선수가 일본을 이기고 동메달을 땄다는 감격에 도취하여 관중석에서 던져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피켓을 들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겠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
    Date2012.08.23 By달인 Views3712
    Read More
  8. 제89화 : 반기1

    제89화 : 반기 큰집 제사에 다녀오신 엄마가 내놓은 떡과 쌀밥을 맛있게 먹던 녀석이 문득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제사가 뭐야?” “후손들이 돌아가신 조상의 은덕을 잊지 않고 기리는 것이란다.” “왜 제사를 지낼 때는 떡도 하고 쌀밥을 하는 거야?” “돌아가...
    Date2012.08.20 By달인 Views3575
    Read More
  9. 제88화 : 흔전만전1

    제88화 : 흔전만전 가진 것도 없고 많이 배우지도 못한 우리 대부분의 서민들은 흥청망청 쓸 돈은 없지만 그래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범절 내지는 공중도덕은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부와 권력을 손에 쥔 부모를 둔 일부 얼빠진 놈들(절대 그...
    Date2012.08.17 By달인 Views4592
    Read More
  10. 제87화 : 검정새치1

    제87화 : 검정새치 현대를 무한경쟁시대라고 한다. 학교에서만이 아닌 직장(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원칙이 적용된다. 그러면 이러한 경쟁시대에서 어떠한 사람이 이기게 되는가? 물론 통상적으로는 자신의 부단한 노력을 ...
    Date2012.08.13 By달인 Views3749
    Read More
  11. 제86화 : 내 별명이 ‘김따져!’1

    제86화 : 내 별명이 ‘김따져!’ 어디에선가 「걱정」에 대해서 읽은 내용이다. 70%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이요, 20%는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닌 걱정이요, 단지 10%만이 진정 걱정해야 할 걱정이라고. 나는 내가 생각해도 조금은 심하다고 ...
    Date2012.08.09 By달인 Views3609
    Read More
  12. 제85화 : 깨끼3

    제85화 : 깨끼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도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는 말 중에 아직도 왜 그렇게 사용되는지가 의문인 것 중 하나가 ‘쌀을 판다’라는 문장이다. 통상적인 ‘사다’와 ‘팔다’라는 단어의 의미를 적용시키면 값(돈)을 주고 쌀을 사면 ‘쌀을 산다’라고...
    Date2012.08.06 By달인 Views369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