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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우두(牛頭) : 마을의 지형(地形)이 소의 머리와 같이 생겼으므로 쇠머리라고 부르다가 한자를 訓借(훈차)하여 우두(牛頭)라 불러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4.10.02 11:30

아버지는 누구인가

조회 수 1522 추천 수 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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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달리 자기자식을 예뻐하는 손자(여기에서 이름을 밝히면 다 알만한 사람임)와
늙으신 할머니와의 실제 있었던 대화를 소개합니다.

할머니 : 00야. 그렇게도 네 자식이 예쁘냐?
손   자 : 그럼요. 예쁘고 말고요.
할머니 : 너의 부모도 너희를 그렇게 예뻐하며 키웠단다.
손   자 : 에이 할머니 거짓말! 설마 나만큼 예뻐했을라구요?

그렇습니다
이 땅에 사시는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다 이렇답니다.
윗대의 부모님에 대한 효도는 잘 못하지만 아랫대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누구못지 않게 잘 한답니다.
오죽했으면 그런 현상을 내리사랑 이라고 해서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라는 속담과 "자
식에게 쏟은 정성의 1/10만 부모에게 하여도 효자소리 듣는다" 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겠습니까!
저 역시 그런 사람의  범주에 속할 수 밖에 없으니 여기에서는 내리사랑의 역기능 보다는 내리사랑의
순기능을 역설하여 이 땅의 모든 자식들에게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작가들이 어머니의 사랑에 대하여는 노래하고 읊었습니다만 아버지의 사랑
에 대하여는 조금은 인색하였는데 근자에 우리나라에서 김정현 작가님이 [아버지]를 조창인 작가님이
[가시고기]를 발표하여  이 땅에 사시는 아버지들의 깊은 사랑을 묘사하여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해 보
지도 못했던 저까지도 아버지의 권위를 한껏 세울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 땅의 모든  아빠들은 실제
그런 상황이 닥치지 않았을 뿐  다들 소설 속의 주인공인 정수와 호연처럼  자식을 위해서는 희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감히 말합니다.

저는 여기에서 평소 모든 아버지가 닥치고 모든 아버지가 느끼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는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는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는 곳이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는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다로 하고있나? 내가정말 아버지다운가?"
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자식을 결혼시킬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 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문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세 그럴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 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주었으면 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나의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4 세 때 : 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 세 때 : 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 세 때 : 아빠와 선생님 중에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 : 아빠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14세때 : 우리아버지요? 세대차이가 나요.
25세때 :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 : 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 : 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 : 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셨어.
60세때 : 아버님이 살아 계셨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 텐데.

아버지는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두배 쯤 농도가 진하고 울음은 열배 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는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않하지만
혼자서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 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을 가을과 여름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같은 이름이다.

시골 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이 땅의 자식들이여! 아버지란 존재를 이해하겠는가?
이 땅의 아버지들이여! 우리의 아버지 들이여! 당신들은 위대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에게 이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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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무적 2004.10.02 12:22
    평소의 생각과
    읽었던 책들과
    제목도 없는 책(누군가가 편집해서 보내 준)들에
    실려 있는 내용들을
    한테 모아 엮어 보았습니다.
  • ?
    복란 2004.10.02 21:19
    좋은 글입니다.
    나이들고 철들면 그때는 늦어버린 시간이 되고 맙니다

    자식 키우면서 어려운일 닥쳐보면
    부모의 마음 이해가 돼요.

    아버지 문구가 뜨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풉니다.

    잊고 있다가 불현듯 떠오를때
    아~ 돌아가 셨지?

    저세상 어디에서 계실것만 같은 환상을 가지고
    마음의 평온을 찾습니다.
  • ?
    무적 2004.10.02 21:33
    우리 마을 쇠머리에 몇 백년(?) 묵은 팽나무가 있지요.

    또 한그루의 몇 십년(?) 묵은 팽나무가 커 가고 있고요.

    이번 추석절에

    몇 백년 묵은 팽나무 밑에서는 할머니들이 앉아 계셨고

    몇 십년 묵은 팽나무 밑에서는 우리가 술잔을 나눴죠.


    복란 님께서
    자주 제방에 들러 격려해 주시는데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올려야 할지.
  • ?
    오혜숙 2004.10.03 00:02
    아버지는 우리에게 아낌없이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버지의 창문을 통하여 나는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삶은 한편의 영화같은 것이고
    화려하면서도 서럽고 감동적인 것이 바로 우리들의 인생이란 것도 배웠습니다.
    언제나 느티나무처럼 버팀목이 되어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삼촌의 글을 읽고 아버지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깨달으며.
    이글을 읽는 동안 마음이 뭉클해짐은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의 자상함과
    고마움과 그리움떄문일겁니다.

    좋은 글 주심에 감사드리며.
    많은 세월속에 감춰져버린 삼촌의 얼굴이 가물거리네요.
    건강하세요.
  • ?
    영희 2004.10.03 00:08

    저도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찡하네요.

    어젠 제 큰아들 귀빠진 날이었어요.
    남편이 출창중이어서
    아침 미역국에서부터 저녘 특별 이벤트까지
    엄마가 애써 부산을 떨어봤지만 끝내
    꼬맹이녀석의 한 마디에 김이 새고 말았죠.
    `아빠가 안계시니까 이상해`.
    그래도 낮에 남편에게 축하 메세지라도 남기라고 귀뜸을 해 주었기에 망정이지...
    어릴때일수록 자기 존재의 가치를 알고 `소중한 나` `특별한 나`를 알게 해 주려는
    부모의 깊은 마음을 알까요?(요즘은 너무 오버 하는 부모가 더러 있어 탈이지만서도..)

    오라버니!
    복란님 모르세요?ㅎㅎ
    어~이 우리 이쁜 복란님!
    무적 오라버니께 인사 제대로 여쭙지 않았니? 고얀지고..
    이 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월용 오라버니의 바로 밑 동생 분이시다.
    니가 엄마젖 빨 때 무적 오라버니는 책보 어깨에 질끈 동여매고
    학교 다니셨어야.ㅎㅎ
    얼릉 인사 여쭤라.
  • ?
    무적 2004.10.03 07:45
    혜숙 조카님의 얼굴형은 누나(특히 군심이 누나)들의 얼굴형과 비슷하므로
    나로서는 잊을 수 없는데.

    무등산에 따라오지 않은 아들을 제외한 우리 가족사진을 2004.09.20.의 우두마을소식지
    <무등산을 다녀와서>에 올려 놨으니 잘 기억해서 다음에 무례가 없도록 할지어다.
  • ?
    무적 2004.10.05 02:08
    전화가 반가웠다.
    그래 지금의 우리가 더 무엇을 갖춰야 하고 또 더 무엇을 바라야 하는 건가?
    진정 진정 우리가 바라야 할 것이 정말 하나 더 있다면 ?
    그래. 난 모르겠다.
    지금의 내가 제일 좋은 걸.

    아버지 생신 때 금산엘 가게 되면 꼭 광주에 묵어가렴.
  • ?
    박오심 2004.10.05 22:55
    난 어려서 크다고 느꼈던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가 아버지의 모습이었고,
    그 다음이 우리집앞산, 마당, 학교운동장,
    또한 우리집이 대궐같이 크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세월에 뭍혀 내가 어른이 되어보니 모두가 작아져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의 뒷 모습이 너무나 작아져 보여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도 석정카페에 울 아버지에 대해 글 올려놓았습니다
    언제 시간나시면 눈 팅이라도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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