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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일정(日亭) : 옛날 마을에 우물이 하나 뿐이어서 一井(일정)이라 부르다가 나중에 마을에 우물이 많이 생겼으며 마을 앞에 수백년된 정자나무가 있어 정자나무를 중심으로 해와 같이 밝고 둥글게 살자는 뜻으로 日井(일정)으로 바꾸었다가 정자정(亭)자를 붙여 일정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22.12.18 12:01

동생을 떠나보내며

조회 수 984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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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야  내 동생아!

동지 섣달 긴 밤에도 윗목 소쿠리에 고구마 삶아두고

배추 김치 둘둘 말아먹으며 우린 그렇게 자랐지

검은 광목 이불 밑에는 엄마 아부지 식구 모두 부챗살처럼 다리를 폈고

엄동설한 삭풍에 문풍지가 덜덜 떨어 방은 냉골이 되었지만

철없던 우리는 엄마 아부지 틈속에서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잠이 들곤 했었지

막내야 어렵던 시절에 내 동생으로 태어나줘 고맙다

하지만 어찌 그리 빨리 떠날 수 있단 말이냐

금방이라도 형님 별일 없어요? 하고 안부 전화 올 것 같아

전화번호를 쉬 지우지 못하고 있구나

너의 귀신잡는 해병대 정신이면 충분히 일어날거라 믿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이니?

한쪽 날개를 잃어버린 것 같아 비통하고 애통하구나

아직 성치않은 계수님이랑 귀여운 손주들 태희 시완이가 눈에 밟혀

어찌 눈을 감았니

태희가 할아버지는 우리 가족인데 왜 병원에 두고 가느냐며

울먹였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하늘이 무너져 내렸단다

며칠 밤 혼자 숨이 차올라 중환자실에서 얼마나 힘들었니

불쌍한 내 동생아!

뼈만 앙상하게 남아 종이짝처럼  가벼워진 너의 마지막 모습에

지금도 가슴이 찢어질듯 쓰리고 아프다

유년시절 너랑 절친이었던 광태 아우가 그러더구나

가난에 찌든 산천만이 고향은 아니란다

손때묻은 그 옛날 흑백의 시골집에서 온 식구가 살 부벼대며

오손도손 자라온 그곳이 참 고향이라던데

너를 떠나보내고 나니 소중한 고향 모두가 소멸된 것 같아

한없는 눈물이 앞을 가린다

큰 별 하나를 잃어버린 회한과 후회 텅 빈 마음뿐이다

뒷산에 너를 묻고 큰 누나랑 몇번이나 뒤돌아 보고 한참을 울었단다

아버님 생전에 늘 저 어린 것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느냐는 유언의 말씀이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

그런 아버님의 간절한 부탁을 외면하고 널 살리지 못했으니

이 형의 죄가 너무 크고 무겁구나

현대의학은 이렇게 발전했는데 왜 살려주지 못하느냐고 의사쌤께 하소연도 해봤다

이젠 모든 짐 내려두고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려므나

고통없는 천국에서 훨훨 날아다녀라

우리 또 만날 수 있다면 내 동생과 형으로 다시 태어나자

막내야 영하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구나

금산에 눈이 오고 땅이 얼었다는데 많이 춥지는 않았니?

 

밤새도록 널 추억하면서 형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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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선(히연) 2022.12.18 18:46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곳에서 가끔 주고받은 고향 소식이었지만 처련님이 누구신지
    옛날에는 듣지 못 했던 이름이게에 1반에 누구일까 생각만 했습니다
    나역시도 군대가서 죽은 동생 생각에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어떻겠습니까 빨리잊을 수 밖에. 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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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련 2022.12.19 03:59

    먼 타국에서 위로의 말씀을 전하셨군요
    감사드립니다.
    리플이 늦었네요
    동생은 60대 초반의 건장한 청년이었는데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황망하고 안타깝네요

    훗날 중부유럽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프랑크푸르트에 들려 꼭 뵙고 싶군요
    저는 학교와 직장 일로 고향을 일찍 떠나

    향리 후배들과 어르신들이 낯설어
    죄송하구요

    건강관리 잘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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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련 2022.12.30 17:30
    택 배
    詩人 정호승(1950~)

    슬픔이 택배로 왔다
    누가 보냈는지 모른다
    보낸 사람 이름도 주소도 적혀 있지 않다
    서둘러 슬픔의 박스와 포장지를 벗긴다
    벗겨도 벗겨도 슬픔은 나오지 않는다
    누가 보낸 슬픔의 제품이길래
    얼마나 아름다운 슬픔이길래
    사랑을 잃고 두 눈이 멀어
    겨우 밥이나 먹고 사는 나에게 배송돼 왔나
    포장된 슬픔은 나를 슬프게 한다
    살아갈 날보다 죽어갈 날이 더 많은 나에게
    택배로 온 슬픔이여
    슬픔의 포장지를 스스로 벗고
    일생에 단 한번만이라도 나에게만은
    슬픔의 진실된 얼굴을 보여다오
    마지막 한방울 눈물이 남을 때까지
    얼어붙은 슬픔을 택배로 보내고
    누가 저 눈길 위에서 울고 있는지
    그를 찾아 눈길을 걸어가야 한다

    # 나는 국문학을 연구한 사람이 아니기에
    평소 존경하는 詩人의 글로
    슬픔을 대신하고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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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련 2023.01.26 16:15

    영하 이십 몇 도의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구나
    설날에 찾아온 동장군의 기세도 아직 꺾일 줄 모르니
    뒷산에 누워있는 동생이 걱정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또다시 너를 먼저 떠나 보내고 나니
    젊어서 치열하게 살았던 삶보다 죽음이 더 익숙하다
    그래서일까 너의 부재는 더 크게 다가온다
    오래전 닷컴에 활동했던 향우님들의 
    위로의 글과 메시지를 받았다만 어디 쉽게 잊혀지겠니
    나 보다 더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 같아
    49재를 보내고 메인 글을 지우려 했드만
    운영자님이 울타리를 꽉 막아뒀구나
    폰이나 톡으로 관심주신 분들과 윗 추모의 글에 

    함께해주신 많은 향촌의 선/후배님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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