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도 어민들이 화력발전소 반대 투쟁에 나섰습니다.
나로도 주민들 80% 이상이 화력발전소 건설을 찬성하다는 '거짓 서명'에 나로도어민회가 분노했습니다. 어민회는 지난 2월 21일 총회를 열어 참석 회원 84%의 찬성으로 화력발전소 반대를 결의했습니다. 그리고 고흥군청 앞 집회를 통해 ‘행정력을 동원한 거짓 서명“에 항의하고 화력발전소 반대 의지를 보여주기로 하였습니다.
3월 9일 아침, 나로도 어민회 1백여 명의 회원들은 대절한 버스 한 대와 개인 승용차에 나눠 타고 고흥읍 외곽의 주차장에 모였습니다. 주민들이 '투쟁 단결' 머리띠를 동여맸습니다.
어민들이 들고 있는 팻말에는 그들의 분노와 주장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화력발전소에 미래가 없다
인구유입 고용창출 거짓말 좀 그만 해라
고흥군수 반성하라
고흥군의회는 무엇하느냐
타당성용역 포스코가 웬말이냐
“화력발전소를 장례식장으로”
초등학생들에게 어떻게 고흥의 미래를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군청 앞 ‘화력발전소 반대 나로도어민 결의대회’ 현장입니다.
고흥군농민회(회장 임재섭), 민주단체협의회(의장 임규상), 고흥생태모임 느티나무(회장 김부일) 등 단체 회원들과 반대대책위 관계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특히 그 용역비를 발전소 건설사인 포스코건설에서 부담한다는 것은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방식이라며 고흥군수의 태도를 질타했습니다.
▲ 보성 지역 단체의 연대사를 전한 황동섭씨 |
보성군 농민회, 보성환경운동연합, 보성교육희망연대, 통합진보당 보성지역위원회의 성명서를 보성에서 온 황동섭씨가 낭독했습니다.
“우리 보성군의 제 시민단체는 지금의 화력발전소 진행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중단하지 않을 시, 인근 지자체 시•군민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아울러 고흥의 바다가 고흥민들만의 바다가 아닌 우리 민족이 지키고 보존해야할 생명의 보고이며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항상 잊지 말아주길 부탁드린다.”
<현장 스케치>
그 결과 장성민 후보는 “청정 고흥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고흥의 후손에게 죄악을 짓는 일”이라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승남 후보는 포스코에서 추진중인 “타당성 용역 후 판단할 것”이라며 찬반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가장 중요한 지역 현안에 대해 유보의 입장으로 화력발전소 저지에 힘을 보태지 않는다”며 김승남 후보에게 분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이송형 선생님(사진 왼쪽) |
선생님은 시를 통해서도 늘 고통 받고 아픈 사람들의 마음으로 다가갑니다. 소록도 만령당 앞에 있는 한록비란 시에도 선생님의 마음이 그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한 록 비 (恨鹿碑)
이송형
아, 아! 팔순전八旬前 이곳
작은 사슴섬에 자혜慈惠의 나래가 내려 오늘에 이르며
무릇 기만幾萬의 한혼恨魂을 달랬음이랴
해 지면 날새도 둥지 찾아 든다는데
사람 되어 한 세상 살고도 고향 산천자락, 부모형제 품안에
눕질 못하고 구천九泉을 맴도는 넋이 일만一萬이라.
한恨의 눈물을 뿌리며 몸은 병마와 싸우다 찢기고
지친 육신肉身 머리만 고향쪽에 하고 이곳에 설잠 드시니,
이름하여 만령당萬靈堂이라.
그 넋인들 어이 편히 잠 드실까!
하여 이곳,
사슴의 가슴패기에 한恨서린 돌비 하나 세우노니
오가는 사람들아!
오늘도 눈비 맞으며 흐느끼는 일만一萬 넋의
명복冥福을 함께 합장合掌코자 함이어이다.
.
선생님은 고흥에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 후손에게 씻을 수 없는 한을 남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릅니다. 며칠 전 선생님이 대책위 측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1인 시위 하게 되면 맨 먼저 연락해 주세요. 군청 앞이 내가 마지막 쓰러져야 할 자리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잠시 후 이 자리에도 앉아 있기 힘들었는지 사람들을 피해 군청 쪽 담벼락에 몸을 기대어 앉았습니다. 그 모습을 차마 더 보지 못하고 눈길을 돌렸습니다. 누가 선생님을 이 자리에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는지......
“아름다운 청정 고흥. 고흥이 아름다운 것은 사람들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영남면 능정 마을 김부일씨 집에 들어와 3년째 살며 농사를 짓고 있다는 이들 부부가 화력발전소 때문에 이 아름다운 명함을 자신 있게 내놓지 못하는 날이 올까봐 걱정됩니다.
“화력발전소를 꼭 막아내셔서 우리에게 고흥의 아름다운 미래를 남겨 주십시오”
또 이번 집회에 김협회도 함께 하기로 했는데 동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최측은 물김협회의 일부 인사가 고흥군의 지원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최정근 나로도어민회 회장 |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유치추진위는 봉래면 일부 건설업자들이 중심에 있습니다. 그들은 대개 고흥군에서 발주하는 관급공사를 먹고 삽니다. 행정 말단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이장들이 화력발전소 유치 서명에 동원됐습니다.
화력발전소 찬성하는 사람들은 고흥군이 지원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고흥군이 말리고 있으니 고흥군수의 속내가 무엇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고흥군의 행정력을 움직이는 힘은 고흥군수가 갖고 있습니다. 고흥군수가 정말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면 행정력을 동원해 미리 찬성 동의서를 받는 일이 없어야 했습니다.
포스코의 돈으로 타당성용역을 한다는 것도 우습지만 타당성 용역 후 화력발전소 유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고흥군수의 입장이라면 주민들의 찬성 서명도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온 후 받는 게 고흥군수의 입장과 합치하는게 아닌지......머리가 지근지근 쑤십니다.
▲ 임이종 고흥연합자망협회 회장 |
“꿈을 현실로" 하이 고흥! 해피 고흥!
화력발전소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것일까요? 고흥군수는 그 꿈이 현실이 되면 행복한 고흥이 된다고 믿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