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술 가족공원 이야기
月影 김 월 용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나무 아래
몇 천 년을 계시라고
유택을 지어드리렵니다.
어린 처, 자식 두고 단명하셨다는 고조부님,
남편 아들 떠나보내고
한 많은 사종지도(四從之道) 묵묵히 실천하며
손자를 기둥삼아 재산 일구신 고조모님,
어머니. 처자식 두고 단명하신 증조부님,
대물림 과부가 싫어 개가하셨기에
얼마 전에 첫 지아비 곁으로 유골 모셔온 증조모님,
할머니 사랑 속에 자란 탓으로
세상물정 잊고 그저 좋은 사람으로만 기억되고
손이 귀한 집이라며 자신의 손자 손녀들
땅에 닿지 않도록 안고 키워주신 조부님,
광주에 유학한 손자 손녀 공부하며 밥 굶을세라
셈본도 모르면서 마늘. 김 소매하며
손가락 계산법으로 학자금 보태주신 조모님,
삼대독자로 태어나 작은 체구에
그 많은 외로움과 고달픈 짐 꾸러미 잊으려
날마다 즐기신 술 차려드릴 수 없어
아버님 계실 곳을 『늘 술』로 이름 짓고
지독한 가난과 무지를 자기 대에서 마감하고자
허리띠 졸라매며 5남매 키우신 부모님,
모두 한 곳에서 오손 도손 사시라고
주위엔
오랜 세월 치열한 삶의 흔적들
두견새의 사연으로 덮으라고 철쭉도 심고
이제 배고픔도 없을 거라고
세 번 피면 벼가 익어 고개 숙인다는 배롱나무도 심고
심심할 대 입가심으로 드시라고
과일나무도 여러 종류 심고.
더운 날 그늘에서 쉬시라고
다래나무 넝쿨로 그늘도 만들고
곱게 물들인 옷 갈아입으시라고
단풍나무도 몇 그루 심고
후손들의 다산을 바라는 석류나무도 심고
질곡의 세월 잊으시라고
반질반질하게 깎아 만든 상석도 마련하여
흙으로 보내드리렵니다.
"ꡒ느그 5남매는 똑같이 살아야 한다.
잘못하면 죽어 있다가도 나가 일어나서
택을 차 불랑께!ꡓ"
어머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눈시울 붉히는데
바람 한 자락 날아와
"ꡒ니네들 시방처럼만 하면 잘하고 있어 괜찮다고......ꡓ "
귀띔하곤 제 갈 길 재촉하네요.
안녕하십니까?
안골에 아담한 가족공원을 위와 같이 조성하고 있습니다 .
아무나 앉아서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렵니다.
준공예정일은 7월4일 10:00
현지에 탁주산채라도 장만하렵니다.
시간 있으시면 오셔서 정담나누기를 원합니다.
김월용 . 김철용 . 김금용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