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 쓰는 편지
내 아이 손바닥만큼 자란
유월의 진초록 감나무 잎사귀에
잎맥처럼 세세한 사연들 낱낱이 적어
그대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도무지 근원을 알 수 없는
지독하고도 쓸쓸한 이 그리움은
일찍이
저녁무렵이면
어김없이 잘도 피어나던 분꽃,
그 까만 씨앗처럼 박힌
그대의 주소 때문입니다
짧은 여름밤
서둘러 돌아가아하는 초저녁별의 이야기와
갈참나무 슾에서 떠도는 바람의 잔기침과
지루한 한 낮의 들꽃 이야기들일랑
부디 새벽의 이슬처럼 읽어 주십시오
절반의 계절을 담아
밑도 끝도 없는 사연 보내느니
아직도 그대
변함없이 그 곳에 계시는지요
시인 '허 후 남'
날씨도 많이 더워지고
장마도 곧 시작일텐데
항상 건강 조심하고 특별히 즐겁고 아름다운 여름을 보내기를 바랄게.
그리고
26일 종고인 모임에 후배님들도 많이 참석하여
뜻깊은 삶을 연출해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