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 진대붙다
빈대는 밤에만 활동하는 야행성 해충으로 어둠을 타고 내려와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고 산다. 이러한 빈대의 습성에 빗대어 ‘남에게 빌붙어서 무엇이든지 공짜로 해결하고 득을 보려는 하는 짓’을 가리켜 우리는 ‘빈대붙다’라고 하였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단어이다.
그런데 이번 참에 내가 발견한 우리말 중에 ‘진대’라는 단어가 있는데 표준국어사전에서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주로 ‘붙다’와 함께 쓰여)남에게 달라붙어 떼를 쓰며 괴롭히는 짓‘.
그 풀이는 우리가 사용했던 ‘빈대붙다’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 의미가 빈대의 습성과 너무나 비슷해서 나는 놀라웠다.
그렇다면 ‘진대붙다’와 ‘빈대붙다’는 사촌 간(?)쯤 되지 않나 싶은데 나는 ‘빈대붙다’에 대해서 이렇게 해석을 하고 싶다.
「‘빈대붙다’는 ‘진대붙다’의 잘못된 표현인데, 그 뜻이 ‘빈대’라는 해충의 습성과 교묘하게 맞물리어 아무 저항 없이 고착화되었다.」라고.
한편, ‘진대붙다’와는 의미가 다르지만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한 말로 ‘빌붙다’와 ‘따리’, ‘비나리’ 등이 있다.
‘빌붙다’는 「남의 호감이나 환심을 사기 위하여 곁에서 알랑거리다.」는 뜻이요, ‘따리’는「알랑거리면서 남의 비위를 맞추는 짓이나 말.」이며, ‘비나리’는「남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함.」이니 이 모든 것이 다 그 사람에게서 덕을 보자고 한 것이리라.
혈연․지연․학연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 인간들은 다른 사람과 동떨어져 혼자서만 살 수는 없으므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어울려서 살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위 ‘빌붙다’ 등과 같이 자기의 작은 이익만을 위해서 어떤 권세가에게 빌붙어서 자기의 소신을 굽히고 알랑방귀나 뿡뿡 끼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할 것임은 인지상정인지라 내 자신이 혹시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닌가 하고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의미는 조금 다르지만 권력에 빌붙어 덕을 본다는 것을 비유하는 ‘근수누대(近水樓臺)’와 굽실대면서 아첨하는 것을 비유하는 노안비슬(奴顔婢膝)을 소개하니 감상하기 바란다.
진대 - (주로 ‘붙다’와 함께 쓰여)남에게 달라붙어 떼를 쓰며 괴롭히는 짓.
빌붙다 - 남의 호감이나 환심을 사기 위하여 곁에서 알랑거리다.
따리 - 알랑거리면서 남의 비위를 맞추는 짓이나 말.
비나리 - 남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함.
알랑방귀 - 교묘한 말과 그럴듯한 행동으로 남의 비위를 맞추는 짓을 속되 게 이르는 말.
근수누대(近水樓臺) - 물가에 있는 누각이나 정자라는 뜻. '근수누대선득월 향양화목이위춘((近水樓臺先得月 向陽花木易爲春 : 물가에 있는 누대에서 먼저 달을 볼 수 있고, 양지를 향한 꽃나무가 봄을 쉽게 맞이한다)'에서 따온 말로,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접근하여 덕을 보는 것을 비유한 말.
노안비슬(奴顔婢膝) - 남자종의 아첨하는 얼굴과 여자종의 무릎걸음이라는 뜻으로, 하인처럼 굽실거리는 얼굴로 알랑대는 태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아침 운동이 과한 탓인지
날씨 탓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온 몸이 무겁다.
몸만 무거운 것이 아니라 머리도 맑지 못하니
에이, 퇴근하고 목욕탕에나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