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흥항공센터를 가다]국내 첫 항공센터 ..."항공분야 선진국 목표"
칠흑같은 새벽녘, 대진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국도 등을 번갈아가며 4시간여 달렸을까. 비릿한 바닷바람이 반갑게 맞는다.
아침햇살에 펄럭이고 있는 것이 '항공센터 기공식 경축' 이란 플랜카드. 9일 전남 고흥군 고흥읍은 축제의 마당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조성되는 항공센터 기공식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5일장날이란다. 먼저 목적지인 항공센터에 가보기로 했다. 구불구불한 좁다란 길을 5분쯤 달리자 시선이 확 트이기 시작했다.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한창 간척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고흥읍 고소리 간척지구.
간척지구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콘크리트 바닥에 수십m쯤 됨직한 H자형 철빔으로 이뤄진 거대한 철구조물이었다.
국내 첫 항공시험센터 기공
점점 다가가자 '항공기 체계종합/성능시험센터 기공식'이라고 쓰여져 있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공사 관계자에게 '저 건물이 무엇이냐'고 묻자 항공기 격납고가 들어설 곳이란다.
비로소 이 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항공센터가 들어설 곳이라는 것을 이때서야 실감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지명은 대개 운명적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항공센터도 마찬가지다.
동네 주민에 따르면 간척사업이 시작되기 전 이곳은 비아(飛亞)섬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연유가 어찌됐던간에 말 그대로 '나는 곳'에 항공센터가 들어선다고 하니 놀랄 뿐이다.
오후 3시로 예정된 항공기 체계종합/성능시험센터 기공식 자리에 도착하니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와 공사 관계자들이 기공식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흥반도는 현재 축제중
행사시간을 2시간여 남겨두자 주민들과 행사 참가자들이 속속 뿌연 먼지를 내뿜으며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어 동네주민들의 축하무대가 마련됐다. 농악대였다. 20여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꽹과리와 북, 징, 장구 등으로 무장한 채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신명난 농악대의 연주에 맞춰 동네주민들은 한바탕 잔치를 벌였다. 누구랄것도 없이 농악대에 합류해 덩실덩실 춤을 췄다.
오늘의 기공식이 고흥군민들에게 또하나의 축제의 장이 된 셈이다.
2시간여 가깝게 질펀하게 진행된 농악대의 축하무대가 끝나자 황량한 간척지구인 고흥반도가 우리나라 항공우주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첫발을 내딛는 본격적인 행사가 열렸다.

내외빈만해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국회의원 등 20여명이 넘었다.
그래서인지 축사에 참여하는 내외빈이 5명에 달할 정도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성봉주 항공사업단장의 경과보고에 이어 채연석 항공우주연구원장의 환영사가 진행됐다.
채 원장은 "항공우주산업의 고도화에 따라 항공센터는 우리나라 항공기술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고흥군은 항공센터와 내달에 착공식을 가질 우주센터와 더불어 명실상부한 항공우주기술의 중심지로 지역경제와 국가경제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부 권오갑 차관은 "항공우주기술은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략산업중의 하나"라며 "항공센터 건립으로 우리나라 항공우주기술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항공센터 기공식을 축하했다.
공공기술연구회 박병권 이사장과 박상천 국회의원, 박태영 전남도지사, 진종근 고흥군수 등의 축사가 마련됐다.
격납고, 활주로, 주기장 등 항공산업 메카로

특히 이 가운데 활주로는 폭 50미터에 길이는 1.15킬로미터에 이른다.
국가대형 연구개발사업 추진에 필요한 전문시설 및 기반을 확보하게 되며 각종 항공기의 총조립 및 비행시험 등이 가능해져 우리나라 항공우주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가항공우주산업기본계획에 따라 항우연이 추진중인 다목적 성층권 장기체공 무인비행선과 소형항공기, 무인기 등의 제작과 비행시험에도 활용되게 된다.
이와 함께 내달 착공식을 갖게 될 고흥읍 예내리 외나로도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고흥군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항공우주기술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게 될 전망이다.
성봉주 항공사업단장은 "항공센터는 우리나라 항공기술의 발전을 가져오는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항공우주분야 기술선진국 진입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덕넷 이준기기자>bongchu@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