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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도전: '박치기왕' 김일
올해 내 나이 일흔여덟. 프로레슬러의 길에 들어선 지 어느덧 반 백년이 흘렀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우여곡절 많은 인생이었다. 세계챔피언이 되면서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곳까지도 올라가 봤다. 또 레슬링 후유증으로 쓰러지면서 끝 모를 듯한 바닥까지도 ...Views11809 -
나의 삶 나의 도전 : 박치기왕 김일 [1]
인생의 황혼녘에서 굳이 나의 레슬링 인생을 정리하려는 까닭은 한 가지다. 나의 삶이 결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매트 위를 뒹굴며 온몸을 던졌던 ‘사각의 링’은 일본으로 밀항한 후 겪었던 숱한 좌절과 애환. 그리고 박치기 하나로 세계 ...Views11288 -
나의 삶 나의 도전 : 박치기왕 김일 [2]
1956년 10월. 가을밤에 부는 바람이 제법 차갑다. 차가운 바닷바람은 코끝을 때린다. 바람은 언제나 바다에서 불어와 자유롭게 육지를 핥고 지나간다. 제멋대로인 바람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이리저리 휘몰아친다. 부둣가에 선 채 황량한 바람을 맞으며 ...Views8324 -
나의 삶 나의 도전 : 박치기왕 김일 [3]
밀항 전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이렇게 부둣가에서 밤을 지새우고 내일 하루만 배에 몸을 맡기면 역도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대가 잠을 달아나게 했다. 이 바다를 건너면 역도산이 틀림없이 나타날 것이다. 동화 <엄마 찾아 삼만리>처럼 나는 역...Views8559 -
나의 삶 나의 도전 : 박치기왕 김일 [4]
시모노세키항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뱃전에 선 채 눈을 지그시 감았다. 고향인 전라남도 고흥에서의 어린 시절이 뭉개구름처럼 피어올랐다. 나는 1929년 2월 4일(음력)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거금도에서 태어났다. 거금도는 우리나라 섬 가운데 열 손가락...Views8829 -
나의 삶 나의 도전 : 박치기왕 김일 [5]
사람이면 누구나 한 차례 이상 죽을 고비를 경험한다. 더욱이 광복과 6.25전쟁 등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겪어 온 사람들에게 죽음은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나도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살았다. 사각의 링은 말할 것도 없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사건...Views10524 -
나의 삶 나의 도전 : 박치기왕 김일 [6]
내가 일본에 가기 전인 1954~1955년쯤으로 기억된다. 여수 오동도 씨름대회에서였다. 키는 나보다 작지만 어깨가 떡 벌어진 몸매가 범상치 않게 보이는 한 사내가 눈에 띄였다. 그는 관중의 함성과 씨름꾼들의 투지에 넋을 빼앗긴 듯 보였는데 어딘지 모르게 ...Views1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