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시골 마을 주막집에서 생긴 일이다....
때는 정월 명절이 지나서 마을 노인들이 주막집에 모여 앉아 내기 장기를 두고 있었다...
장군하면 멍군하고 한참두고 있는데,
한노인이 장군을 받아 놓고 쩔쩔매다가 곰방대에 담배를 담아 가지고,
옆에 놓인 화롯불에 담배를 붙인다는 것이, 불이 다 죽은 화로에 귤껍질 버린 것을 숯덩어리로 착각하고
자꾸만 불을 붙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
눈은 화로를 보고 있지만 온통 정신을 장기판에만 팔려 있으니.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때 마침 주막집 주모가 옆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었는데,
그 노인이 불꺼진 화로에 버린 귤껍질을 숯덩이로 착각하고 담뱃불을 붙이려고 애쓰는 것을 보고..
혼자서 낄낄 웃으며 바느질을 계속하다가 그만 주모 역시 노인 담뱃불 붙이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옷고름 다는 것을 팔 소매 끝에다 달면서 자꾸만 웃고 있었다....
주모의 딸이 밥을 다 해 놓고 빈 그릇을 가지러 방에 들어 와 보니,
어머니께서 혼자 낄낄 웃으며 바느질을 하고 있어 이상해서 어머니 바느질 하는 것을 보니
옷고름을 소매 끝에다 달고 있지 않은가 ?
주모 딸 역시 배꼽을 잡고 웃으며 빈 그릇을 내 간다는 것이 그만 요강을 가지고 나가서 밥을 푸며 끽끽 웃고 있었다.
이때에 옹기 장수가 지게에다 옹기 그릇을 잔뜩 지고 "옹기 사려"하고 소리치며 대문 안을 들여다 보니..
말 같은 처녀가 요강에다 밥을 푸며 킥킥 웃고 있으니, 이 옹기 장수 하도 우수워 껄껄 대며...
앞에 전봇대가 서 있는 것도 못보고 자꾸만 전봇대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전봇대가 서 있는 곳이 이발관 앞이라 이발사가 손님의 수염을 면도하던 중이었는데..
옹기짐을 진 사람이 껄껄대고 웃으며 전봇대 쪽으로 오는 것이 거울에 비치니..
이 이발사 면도하던 일을 깜빡 잊고 "저저..." 하며 불안해 하는 찰나에 그만 옹기짐을 전봇대에 꽝하고 부딪쳤다..
이때 이발사는 "그렇지"하며 면도칼을 든 팔로 무릎을 "탁"치는 바람에
면도를 하던 손님의 코가 싹둑 잘려 나가고 말았다...
나는 그래서 이발을 할 때에는 이발관 앞에 전봇대가 있지 않나 확인을 하고서야 이발을 한다..
잘 생기지도 못한 얼굴에 코까지 잘려나간다면 얼마나 흉하겠는가?
누구나 이렇게 정신을 딴 곳에 팔면 코만 베이는 것이 아니라..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큰 사고를 당할수도 있는 것이다..
자동차의 운전기사가 한눈을 팔고 운전을 하면, 자동차 앞을 횡단하는 보행자가 보이지 않아 사고를 내고..
위급한 일을 당한 사람이 황급히 길을 건너 갈 때에는..
정신이 아니어서 달려오는 차 앞으로 뛰어드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생략..
-+살며 생각하며(지혜로운 삶)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