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바뀌는 산비탈 양지에는
검은 머리칼 사이로 바람이 달린다.
진달래꽃 흐드러져
손마다 바구니마다 가득채운 꽃무더기.
산 골짜기 실 개천 바다로 이어지고
냇길따라 빨래이고 첨벙이던 친구들.
부끄럼없는 알몸으로
차돌처럼 구워낸 까만 몸뚱아리.
가을걷이 끝난 추수밭에는
낟알갱이 줍는 어린 소녀들.
바람소리 휘어진 뒷 동산에
갈 나무 긁는 갈퀴소리 들린다.
돌담너머 보이는 소나무 가지에
어느새 흰눈이 쌓여있구나!
메마른 나뭇가지 뗄감으로 모으고
얼어붙은 작은 폭포 미끄럼타다
헤진 엉덩이 차가운줄 모르고
짧은 겨울 낯 살 서산에 눕네.
노랑노루에는
내 살붙이 같은 순례와
개구쟁이 영원이가 살았던 마을.
신작로 따라 샘등을 돌아
동무 사는 마을로 내리 달린다.
꿈속 마을은
언제나 이모습만 산다.
만은 시간이 흘러지...구구절절이 가슴에 와닿는구나 내친구가 있어 정말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