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ㆍ 일정(日亭) : 옛날 마을에 우물이 하나 뿐이어서 一井(일정)이라 부르다가 나중에 마을에 우물이 많이 생겼으며 마을 앞에 수백년된 정자나무가 있어 정자나무를 중심으로 해와 같이 밝고 둥글게 살자는 뜻으로 日井(일정)으로 바꾸었다가 정자정(亭)자를 붙여 일정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4.12.17 07:26

무지개를 잡다

조회 수 3320 추천 수 0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렸을 적 읽었던 책에
무지개를 쫓아간 소년 내용이 나온다.
거기서 소년은
무지개를 쫓아가다 돌아보니
이미 나이가 들어있었던 자신을 발견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울 동네에서도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있었다.
토지(툇마루)에 앉아 있노라면
용두봉을 가운데 두고 길게 늘어 뜨린 무지개,
모가리꼴에서 시작해 산 넘어 똘똘이 어딘가에 다른 한 쪽이 있어보였다.
그 걸 보면서
"저 걸 잡을 수는 없을 까"하는 생각을 하였다.

순천만의 논자락에는 무지개가 잘 놀러온다.
어느 봄날에도 우리가 소풍을 갔을 때
커다랗게, 징말 커다랗게 그 자태를 드러내었다.
하도 선명해서 그 색깔을 샐 수가 있었다.
어떤 사람은 7색이라하고
어떤 사람은 14색이라 하지만
이 무지개는 내가 어렸을 때
모가리꼴에 걸쳐있던 그 무지개하고 똑 같았다.
덩치만 클 뿐이다.

한 번은 미국 대륙 횡단을 할 때 였다.
Arizona(아리조나)에 있는 그랜드 케니언(Grand Canyan)을 구경하고
인디언들의 살던 지역을 구경하게 되었다.

그 지역의 이름은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라고 한다.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와 출발을 하는데
그 넓은 Valley에 저 멀리 커다란 무지개가 참으로 황홀하게 펼쳐져 있었다.
80마일 정도로 달리고 있었는데도
빨리 달려서 저 무지개를 한 번 잡아보고 싶었다.

가까이 갈수록 무지개는 점점 커지더니
한 지점에 가니 무지개가 너무 흐리게 보이고
무지개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무지개를 찾아서 두리번 거렸다.
그 때 운전을 하고 있던 내가 말했다.
"뒤를 봐!"
바로 우리 차 뒤에 무지개가 거기에 있었다.

아!
이럴수가.
우린 정확하게 무지개 한가운데를 정면으로 통과한 것이었다.
짝지나 딸아이는 환성을 질렀다..

무지개는 점점 멀어지고
우리 가족은 이 순간이
인생에서 지우지 못할 한 순간의
추억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한 번 더 무지개를 잡고 싶은데...
인제 언제 무지개를 다시 잡을 수 있을까?



?
  • ?
    기태 2004.12.17 20:27
    (img06)역시 양현이 친구야
    어디서 이런 정겨운 글이나온가
    일정리에 왔던이만 자네 홈피네그려...
    글 많이보고가네
    어디에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건강하게
    즐겁게 놀다가네
    안___녕................................
  • ?
    은노 2004.12.18 00:49
    어느 나라에 여행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코발트색 맑은 하늘위에 어렸을 적 많이 보았던 제트기가 지나 간 흔적처럼
    어떤 연인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의 고백을 하는 광경이었는데 I LOVE YOU
    그리고 뭐라고 자신의 이름을 쓴 것을 보고 역시 이나라 사람들은 사랑 고백을 해도
    흔히 하는 말로 스케일도 크구나 라고 느꼈던 기억이
    새삼 무지개 글을 읽노라니 떠오르네요.
    비 온 다음 무지개를 볼 수 없는 것은 공해 때문인가요?
    무지개를 보고 환호 했던 것이 언제 적인가 싶습니다.
    맘 속 무지개가 상징하는 일련의 꿈과 사랑이 우리들 마음 속에 늘
    그렇게 그리운 그 무엇처럼 영원히 있지요.
    금산의 부모 형제,그 땅, 무지개를 향한 소년의 마음.....
  • ?
    울산댁 2004.12.18 08:17
    정말 환상적인 경험을 했구나.
    이번 이야기는 존 트라볼타 10명하고도 안 바꾸겠네.
    '무지개를 잡다' 제목도 좋고
    음악도 죽이고...

    이런 환상적인 이야기를 사람들이 생으로 먹으려 하네.
    댓글 좀 안 달아 주고 말이지...
    아마 너무 부럽고 샘나서 그러는 건 이닐까?

    언젠가 회사일로 미국하고 캐나다를 다녀오신
    우리 아주버니께서 그러시드라.
    정말로 자연의 축복을 받은 나라들이라고,
    넓은 땅과 울창한 숲과 잘 조성된 공원들이 부러웠다는...
    주택가 사이사이에도 그렇게 나무가 많다면서...

    광활한 땅과 잘 뻗은 도로 때문에
    그런 진기한 경험을 한 게 아닌가 싶네.
    어쨌거나 평생 못잊을 경험을 한
    그 때 그 찰나 그 장소 그 사람들이
    몹시 부럽구먼...

    나도 덕분에 무지개를 잡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거리 하나를 갖게 되었네..
  • ?
    영숙 2004.12.20 01:29

    친구안녕?
    며칠만에 와보니
    양현친구의 재담으로
    일정마을은 불빛이 따뜻하게 빛나고 있네그려

    친구가 무지개를 잡은 진기한 경험을 했다니 믿어지지 않네
    난, 무지개하면....
    중학교때 어느 여름날
    세차게 비가 내려 하교를 못하고 있다가
    차츰 빗줄기가 잦아들어 교문을 나서던 길...
    아무 생각없이 터벅 터벅 걷다 무심코 고개를 들어 동쪽 하늘을 바라보았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네

    너무도 선명하고 고운 빛깔의 쌍무지개!
    그 천궁의 황홀함을...
    빛의 굴절이 산화해 공기중에 흩어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았던
    소중한 기억 한조각....

    아이들 어렸을 때는
    무지개를 찾아서 보여주곤 했지
    비가 오다 그치는 오후
    '애들아 무지개 보러가자' 하면서 데리고 나와서
    어느쪽 하늘에 있을까? 찾아 보라고 하면
    고개를 한껏 젖히고 두리번 거리다가
    '야! 무지개다' 하면서 서로 먼저 찾았다며 탄성을 지르곤 했지
    근데
    지금은 그 빛깔이 예전 같지가 않아
    지난달에도 한번 보긴 했는데 너무 희미했다네

    울산댁!
    잘 지냈지?
    우리는 언제쯤에나 볼 수 있으려나



  • ?
    양현 2004.12.21 02:26
    기태 왔는가?
    요즘 열심이구만..

    은노씨,
    영어권에 가셨구만요?
    여그서도 종종 보게되요. 특히 여름철 바닷가에 가면 자주 보게되구요.
    꾸준히 찾아주시니 이제 정이 들어가네요.

    울산댁,
    아주버님 말이 맞어.
    캐나다고 좋은데 그 쪽은 일자리가 없어서 한 참 지나면
    이짝으로 올려고 애쓰드만...

    그거하나는 좋아.
    주택가나 공원에 나무가 많은 것.
    미국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그런데가 많아.

    아내 친구가 올 여름에 우리 집에 왔다가
    다람쥐들이 뜰에 노는 거 보고 놀랐다네.
    아이들하고 들토끼 잡는다고
    토끼좇아 뱅뱅뱅 돌았더니만
    어지럽데.

    그게 인상적이었는지
    그 아이 둘에다 다른 아이들 4 을 보태서
    지금 영어연수한다고 와있네...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가 보네.
    두 번째 눈도 왔고, 무자게 춥구만...
    한국은 이상 기온으로 철쭉이 멋모르고 나왔다느만...

    영숙아,
    영숙이는 나이 안드는 줄 알았드니만,
    세월은 누구에게든지 공평하구만.

    하루는 토요일에 비가 하도 많이 와서
    중학교 교문 앞 학생사 아저씨 댁에서
    주오형이랑 하루 밤을자고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무슨 비가 그리 많이 왔는지...
    우산도 없었고..
    길은 얼마난 질퍽거렸든지...
    거금도에는 왠 진흙이 그리 많은지...

    학교 때는 난 자전거를 3년 내내 타고 다녔고,
    여자애들은 꼭 삼삼오오 걸어서 학교를 다녔었다.
    그 때는
    관심있는 얘한테 말한 번 걸기가 그리 어렵드라.

    생각만 해도 볼이 붉어지고,
    친구 천민이가 놀리고,
    혼자있는 것고 아니고 다른 아이랑 같있는 데
    그 앞에 가서 말 한번 붙이는 게 그리 힘들드라.
    버나드 쇼가 그랬다드만.

    지난주에 자네동네 살았던 남선이가 전화해서
    자네 소식도 넘으로 들었네. 건강하고.
    종종 들려서 발자국도 이렇게 남기니 넘 좋네.
  • ?
    양현 2005.01.07 07:30
    내가 무지개를 보았던 monument valley의 사진입니다.
    기술이 부족해 이랗게 밖에 못하네요.

    http://www.americansouthwest.net/utah/monument_valley/mvbutte_l.html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을회관 컴퓨터 운영비 후원금(2차공지) 12 김기우 2006.11.19 26412
공지 마을회관 컴퓨터 운영비 31,000원에 대한 제안입니다 75 김기우 2006.08.15 37690
34 여러 갈래 길 10 양현 2004.12.21 2712
33 워메 징한것! 그 막막한 세상을 어찌 살었나 몰러. 3 양현 2004.12.19 2993
32 루엘라 할매를 생각하며 4 양현 2004.12.18 2599
» 무지개를 잡다 6 양현 2004.12.17 3320
30 일정리 방앗간 전소 소식 듣고 2 남창욱 2004.12.16 5167
29 어릴적 꿈 10 양현 2004.12.15 4246
28 시원한 수정과 한 잔만! 8 양현 2004.12.14 4645
27 구멍난 양말 4 양현 2004.12.11 4060
26 보이 스카웃 진급 심사를 하며... 3 양현 2004.12.10 4740
25 존 트라볼타를 만났을 때 33 양현 2004.12.08 5958
24 반짝 거리는 데가 있었습니다. 6 양현 2004.12.07 4002
23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디! 16 양현 2004.12.07 5563
22 검정 고무신 22 양현 2004.12.04 5684
21 김춘수님를 기리며... 4 양현 2004.12.04 4313
20 수요일은 용의검사 6 양현 2004.12.02 4680
19 홍리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 26 양현 2004.11.30 8250
18 처녀귀신 이야기 2 양현 2004.11.30 4764
17 뒷간 갔다 오깨라! 5 양현 2004.11.28 4068
16 우리들의 우상 3 양현 2004.11.28 4019
15 추수감사절을 보내며 8 양현 2004.11.27 4429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Next
/ 37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