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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일정(日亭) : 옛날 마을에 우물이 하나 뿐이어서 一井(일정)이라 부르다가 나중에 마을에 우물이 많이 생겼으며 마을 앞에 수백년된 정자나무가 있어 정자나무를 중심으로 해와 같이 밝고 둥글게 살자는 뜻으로 日井(일정)으로 바꾸었다가 정자정(亭)자를 붙여 일정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4.12.02 04:47

수요일은 용의검사

조회 수 4680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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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요일은 기다려지고 어떤 요일은 두렵기도 하다.

어렸을 때, 특히 초등학교 때 수요일은 가장 긴장이 되는 날이었다.
수요일이면 용의검사를 하곤 했는데 그것을 통과하기가 그리 힘들었다.

심사기준은 손톱에 때, 손 등에 때, 그리고 귀밑에 때가 주로 check point였다.
그리고 그중 가장 여려운 것이 손가락을 접혔다 폈다 할 때 주름이 생기는 부분..
이 부분은 항상 때가 끼어 있었는데 그거 벳기기가 쉽지가 않았다.

화요일 저녁이면 엄마한테 따뜻한 물을 부탁한다.
그리고는 거기다 한참을 담구었다 벗기기 시작한다. 손이 빨갔게 달아 오른다.
그리고 벗기기 시작하면 금방 물이 시컴하게 되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이 되서 보면 좀 불안 하였다.
선생님은 우리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계셨다.
열심히 벗겼건만 아직도 손 등에 때, 귀밑에 때 ...
통과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인것.
우린 웃소메가 내려와서 보이는 부분만 닦았는데
선생님은 그 소매를 싹 올리는 것이다.
졸지에 다른 색깔이 보이고 마는 것이다.  

그때는 주로 손바닥을 때리거나
의자를 들고 벌을 섰다.

그런데다가 하루는 쉬는시간에 교정에 있는 해바라기를 타고 올라가다
들켰다. 세명이 모두 잡혔다.
무릅을 꿇고 의자를 들었다. 시간은 흐르고, 의자는 점점무거워 진다.
의자는 점점 내려온다. 그리고는 이젠 머리로 의자를 받치고 있다.

선생님 발자국이 소리가 다가온다.
"대!" 나는 내 이마를 갔다댔다.
턱! 턱! 턱! 세대를 맞았다.
쇠망치로, 못을 박는 그 망치로...

요즘도 쇠망치로 머리는 때리는 선생님이 있을까?
내가 머리가 안좋은 이유는 순전히 그 선생님 때문이다.
이름은 씨름을 가르키고, 덩치가 산만했던 오순환 선생님!

그리고, 그 때는 닦는 게 이상하게 그렇게 싫었다.

이래 저래 초등학교 때 수요일은 공포의 수요일이었다.  

**************************
*그때 우리 담임은 노조덕 선생님 이었는데 출산하러가서
오순환 선생님이 대신하게 된 것이다.
** 이 애기는 안 할라 그랬는데....
사실 까먹고, 안씯고 용의검사 받은 날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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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후배 2004.12.02 09:23
    푸하하하하하핳~~~~~
    "까마구가 보면 하나씨 하나씨 한다는"
    그손 이 바로 선배손?????

    목욕이 연중행사중 하나였죠??

    맨날 보이는 손과 발만 씻고 다른곳은 옷으로 덮고 다녔죠??

    명절이 가까워지면
    정지에 빨간통 놓고 불때서 목욕물 받아
    물이 시커메 지면 또 갈고 해서 목욕을 했던
    그시절이 있었죠.......,

    오순환선생님은 우리때 1학년1반 담임이셨는디
    회초리가 아니고 지금와서 보니 철근을 가지고 다녔당께요

  • ?
    은노 2004.12.02 12:03
    그때까지도 빨간 내복을 입고
    뜨뜻한 방에서 빨간 내복을 벗어서 이나 쌔를 잡았나요?
    촘촘한 참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오메 더러워라)
    용의 검사보다 훨씬 전에 일인가?
    양현님!
    초등학교 때 일기장을 간직하고 있나요?
    무척이나 생생하고,생경한 재미난 이야기들 늘 잘 읽고 있습니다.
    홍리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는 말에
    서러운 출생비밀로 밤새 울다가
    다음날 가출을 생각하고 잠들고 아침이면 잊어버리곤 했지요.
    요즈음 서울은 대학입시 부정과
    선생님이 손으로 이마를 두세번 밀었다고 해서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한 학생들 이야기 정도는 흔해졌습니다.
    근디 오선생님 철근 매는 얼마나 아파스까잉!
  • ?
    양현 2004.12.02 13:44
    아이, 열롭구만이라잉!
    글써넣고 먼챙피여?
    그래도 재밌내라.
  • ?
    달그림자 2004.12.02 19:06
    양현 후배!

    쇠머리에는 큰 마을, 작은 마을에 공동목욕탕이 있었다네

    그래서 토요일 날이면 엄청 큰 가마솥에
    물을 길러다 붓는 조와
    나무 주워다가 불 때는 조로 나누어
    그 때 보았을 때는 사람 몇명 들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가마솥에 물을 데피고 목욕탕의 고소한 수증기 속에서
    목욕을 마치면 저녁이 되고 그날 밤의 잠은......

    우리는 거기에서도 협동과 자주라는 민주주의를
    배웠다고 할까.
    그 때 손등과 발 뒷꿈치의 때는 왜 그리도 벗기기 어려운지
    아마도 도팍으로 때를 밀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다가오네그려

    용의검사!
    나의 3학년 통신표 가정통신란에
    학업성적 우수하나
    숙제와 코밑 청소를 해오지 않은 버릇이 있습니다
    ㅎ ㅎ ㅎ
    어지간히 나도 코흘리개여서
    옷소매가 반짝거렸나 보다.....양현이 바람에 꾸척스런 이야기 까지
  • ?
    양현 2004.12.07 06:42
    아따,
    쇠머리는 선진국이었내요!
    공동 목욕탕도 있었구.
  • ?
    양현 2004.12.08 05:24
    달그림자님,
    윗 글에 토달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아예 "새글쓰기"로 한 꼭지 만들었네요.
    어차피 한 번 쓸려던 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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