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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 허투루

by 달인 posted Apr 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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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허투루

 

 

어렸을 때.

울 엄마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당부하면서 늘 마지막으로 하시는 말씀이

어쨌거나 나의 말을 허트로 듣지 말고 각별히 유념해라!’였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그 말씀들을 허투루 들었나 보다. 어떤 금과옥조보다 더욱 값진 당신께서 사시면서 몸소 체득한 교훈들을 말이다.

 

정규학교를 다니시지 못한 엄마가 허투루라는 우리말의 뜻(아무렇게나 되는대로)을 제대로 알았을 리는 만무하지만 그 말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여야 하는지는 정확히 아셨던 것이다.

당신께서는 또 당신의 부모님들로부터 그런 말을 듣고 자라셨기에 당신이 들으신 그대로인 허트로를 우리에게 사용하셨을 게다. 비록 글로는 쓰시지 못했을망정 말로는 표현하실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허투루는 아래와 같이 사용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허투루 말하다.’, ‘허투루 쓰다.’, ‘손님을 허투루 대접하다.’, ‘말을 허투루 듣다.’, ‘할아버지 앞에서는 말을 한 마디도 허투루 할 수가 없었다.’등으로.

 

한편, ‘짜임새나 단정함이 없이 느슨한 데가 있다.’라고 풀이되고 있는 허수롭다의 사용예문을 살펴보면

무슨 일에나 세심한 신경을 가졌던 홍 여사로서 그런 것에 허수로울 리가 만무하다.(황순원의 움직이는 성),

어머니에게는 그렇게 허수롭게 대답하는 것이 불리할 듯해서.(주요섭의 미완성),

내 말을 허수로이 듣지 마라.(최명희의 혼불),

흥선 대원군은 주상 전하의 생친이시매, 허수로이 대접은 못할 것이로되.(김동인의 운현궁의 봄)

등이 있는데 그 뜻이 허투루와 같은 의미로도 사용된다는 생각이다. 특히 최명희님의 혼불에서 사용한 내 말을 허수로이 듣지 마라.’에서의 허수로이는 우리 엄마가 내게 하셨던 허투루와 의미가 똑 같지 않은가!

 

그리고 자주 사용되지는 않지만 어감이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휘뚜루휘뚜루마뚜루를 소개하고 마친다.

휘뚜루무엇에나 닥치는 대로 쓰일 만하게.’의 뜻이며, 휘뚜루마뚜루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마구 해치우는 모양.’으로 그 사용예문은 아래와 같다.

 

성남댁 할머니이 집 식구는 물론 고모들, 파출부나 드나드는 손님에게까지 휘뚜루 통용되는 성남댁의 호칭이었다. (박완서의 그 가을의 사흘 동안)

무계획적으로 휘뚜루마뚜루 돌아다니고 싶다.(이희승, 먹추의 말참견)

당수나 배워 가지고 의기남아로 휘뚜루마뚜루 살려던 놈이었습죠.(손소희의 원색의 계절)

 

 

허투루 -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허수롭다 - 짜임새나 단정함이 없이 느슨한 데가 있다.

휘뚜루 - 무엇에나 닥치는 대로 쓰일 만하게.

휘뚜루마뚜루 -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마구 해치우는 모양.

 

  • ?
    달인 2012.04.16 17:06

    몇 개의 단어를 찾아 그 쓰임 예문을  나열해 놓고

    이것도 글이라고 올리고 보니 참 기분이 거시기하다.

     

    계속 쓰다보니 이런 것도 있구나!하고 이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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