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 새치기
새치기 : ①순서를 어기고 남의 자리에 슬며시 끼어드는 행위. 또는 그런 사람. ②맡아서 하고 있는 일 사이에 틈틈이 다른 일을 하는 것. ③중간에 끼어들어 성과를 가로채거나 일의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 또는 그런 사람.
우리 보통사람들이 ‘새치기‘의 뜻으로 알고 있는 것은 위 설명 중 ①과 ③의 내용이다. 그런데 ②와 같은 뜻도 있다는 것을 이참에 알았으면 한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도 새치기에 ②의 뜻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함이 주목적이지만 소재가 글감으로는 마땅한 것이 없어 ①의 뜻과 관계된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차를 운전하다 보면 도로를 바꾸기 위하여 교차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광주의 상무지구에서 순천으로 가기 위하여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빛고을로’를 통하여 호남고속도로로 진입해야 하는데, 이 경우 순천방향의 호남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하여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도로표지가 유도하는 대로 가장자리 차로를 이용하는데도 꼭 몇몇 사람은 직진하는 척 1,2차로로 진행하다가 교차로의 막다른 지점에 와서야 방향지시등을 깜박거리면서 끼어들기를 한다. 다른 사람들은 길다면 긴 가장자리 차로로 처음부터 진입하여 기다리는데 말이다. 정말 양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번 추석 때 고흥에서 광주로 오던 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평 쪽에서 진행하다 보면 능주 방향은 직진이고 광주 방향은 우측으로 교차로로 나와 능주에서 화순으로 연결된 도로로 진입하게 되어 있다. 때문에교차로 부근은 언제나 차가 많이 밀리게 되는데 그래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진입차선인 2차로로 진입하여 느리게 진행하는데도 몇 대의 차량은 능주 쪽으로 가는 척 1차로로 진행하다가 막다른 지점에서 새치기를 하는 것이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운전자는 양보를 해주는데 나같이 마음씨가 외곬인 사람은 그런 사람들에게는 절대 양보를 하지 않는다.
문제의 그 날도 어떤 차 한 대가 깜박이를 켜면서 진입을 시도했지만 못하고 있었다. 마침 나 같은 사람이 또 한 사람 있었는지 절대로 양보를 하지 않으면서 뒤차에 바짝 붙어서 새치기를 시도한 차의 진입을 방해하니 그 차로 인하여 이제 진짜 능주로 가는 차로가 곽 막혀 버린다. 이때 설상가상으로 소방차 한 대가 ‘삐요,삐요,삐요,삐요……’하고 와서 능주 쪽으로 갈려고 하는데 차로가 꽉 막혀 불통이 되었다.
결국 소방대원 한 사람이 내려와 우리 차선의 운전자들에게 양보를 구하여 소통은 되었으나 새치기를 시도하였던 그 운전자는 땀깨나 흘렸을 것이다.
질서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최소의 법규이다.
나 한 사람만 편하고자 질서를 어기는 것이 이렇게 큰 고통을 주는 것이다. 그 날, 만약 그 소방차가 큰 불이라도 난 화재현장을 가는 차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이렇게 질서를 지키지 않은 사람을 거의 광적으로 싫어한다. 주차장에 차가 아무렇게나 주차되어 있으면 타이어를 펑크라도 내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그렇게 질서를 지키지 않은 차를 보면 달리다가 펑크라도 나 버려라 하고 방자를 한다. 그래서 혹시 그 차가 사고라도 난다면 뒤따라 달리며 사고를 목격한 내가 증인이 되어도 절대로 그 사람에게 유리한 증언은 하지 않을 것이다. 즉 사고의 맹문을 알아도 몽따고 있을 것이란 말이다.
방자 - 남이 못되거나 재앙을 받도록 귀신에게 빌어 저주하거나 그런 방술을 쓰는 일.
맹문 - ①일의 시비나 경위. ②일의 시비나 경위를 모름.
몽따다 -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모르는 체하다.
방자와 맹문과 몽따다를 설명하고자 조금은 마음에도 없는 표현을 했다. 그러나 나의 마음에는 분명히 그런 의식이 저 속 깊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특히 담배꽁초를 차창 밖으로 내 던진 사람들에게 대한.
(2010년 가을에)
어제와 오늘의 날씨가 생각보다 더웠다.
어제 금산(우두 장례식)엘 다녀오는 길엔
보성 기러기 휴게소에서 한잠을 자고 와야만 했으며
오늘 벌교를 다녀오는 길엔 차의 에어컨을 켜야만 했다.
이러다가 봄이 오기도 전에 여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