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894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남들은 평생을 행복하더군요

남들은 그렇게도 행복해 보이더군요

그러나, 당신은 왜 그리도 서러워 보이나요

당신은 왜, 그리도 외처로워 보이나요

앙상한 뼈가 왜 그리도 가슴을 아리게 하나요


남편 잃고 아들네, 딸네, 돌아다니시다가

눈치 보이신다며, '조그마한 방한칸만'하시더니,

그 소원 이루어져 따뜻한 보금자리 마련하고,

어린아이처럼 밤 잠 설치시더니,

너무 좋아 고맙다고 우시더니,

옛날 처럼 따뜻한 찌개에 밥해서 줄께라고

말씀하시더니, 그 좋은 보금자리 놔두고

보름만에 쓰러지셔서 꼼짝 못하고 누워만 계시나요

그 좋은 보금자리 그리워서 어떻게 이 낮선곳에

누워 만 계시나요


평생 소리내어 울어 보지 못하시고,

평생 소리내어 자식 야단 한번 못 치시더니

이제는 말씀조차 못하시나요

자식에게 미안하다고 면목이 없다고 하시더니

이제는 자식 얼굴도 몰라 보시나요


엄마,

당신이 말씀 안 하셔도 그 가슴 알것 같아요

당신이 표현하지 않아도 그 몸짓 알것 같아요

당신이 소리내어 울지 않으셔도 그 멍울 알것 같아요


엄마,

평생을 사시면서 이렇게 좋은 날이 없구나 하시더니

그래 그 행복이 70평생 넘게 살아온 그 긴긴 날 중에

당신께 주어진 행복은 보름이란 말인가요


엄마,

나도 당신과 같은 삶을 살겠지요

그러면서도 아니라고 당신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큰 소리 치겠지요

자식에게 모두 희생하고, 이제는 앙상한 뼈만 남아

가실 날만 기다리시겠지요


사랑해요

감히 어떤 말에도 당신의 그 희생을

담아 낼수는 없지만 딱히 대신할 말이 없어요

당신의 그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이며 사랑해요

영원히 당신이 기뻐하시던 그 보름을 못 잊을거예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습니다.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 머 니

죄 송 해 요


Who's 거금도

profile

갈색 바위, 노랑 모래, 회색 이끼, 초록 나뭇잎,

푸른 하늘, 진주빛 먼동, 산마루에 걸린 자주빛 그림자, 

해질녘 진홍빛 바다위의 금빛 섬, 

거금도

  • ?
    진향선 2002.07.05 21:40
    거금도님 정말 좋은 글이군요.

    눈물이 핑 돕니다.

    어머니 그 분은 정말 위대한 존재이시죠.

    당신의 모든것을 주시고도 다 갚지 못하지만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그냥 우리가 잘되길 바라는 분.........그분을 존경합니다.
  • ?
    시골소녀 2002.10.24 15:15
    몆칠전 금산에 부모님 찾아뵙고.....
    돌아오는 길 전 신랑 몰래 눈물을 흘렸답니다
    안타까워......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금산에서 바둑대회를(1) 38 김철용 2015.01.07 16642
공지 신거금팔경(新居金八景) 13 달인 2012.01.11 42202
공지 거금대교 개통 이후 거금도 버스 노선표 및 운임 3 file 운영자 2011.12.17 59147
공지 매생이 문의 하시는 분들께 2 file 운영자 2004.02.07 85152
464 노인과 여인 1 논시밭 2002.11.04 1990
463 아버지는 누구인가? 2 논시밭 2002.11.04 2275
462 [품]종이 한장 차이라고... 거금도 2002.10.25 1990
461 어느 모녀의 아름다운 사랑 3 논시밭 2002.10.17 2134
460 향수 2 채상식 2002.10.13 1903
459 35가지의 작은행복 논시밭 2002.10.09 1796
458 The blueday book 논시밭 2002.09.26 1763
457 읽어 볼만하네요 ? 2 이 금산 2002.09.23 1839
456 분명함과 희미함 논시밭 2002.09.12 1594
455 그럽디다 논시밭 2002.09.12 1883
454 걱정할 때 야단법석 2002.09.05 2062
453 엄마! 2 채상식 2002.08.04 1773
452 한 톨의 사랑이 되어 진향선 2002.07.05 1884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2 거금도 2002.07.05 1894
450 손님이 와 섬소녀 2002.07.03 1774
449 현재를 선물이라고 부르는 이유 진향선 2002.06.15 1741
448 삶이란....(여러분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거금도 2001.10.29 3064
447 당신을 위한 동화[兄弟] 1 거금도 2002.05.31 2054
446 당신을 위한 동화[兄弟] 야단법석 2002.07.08 1651
445 참된 기쁨 보람은 여기에 2002.02.05 17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68 Next
/ 68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