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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나이 스물 여덟,
남자는 어느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 되었지요.
나이 스물 여섯,
여자는 그 남자의 아내가 되었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축복속에 성당에서 조촐한 출발을 하였답니다.
그리고 어느새 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요....
그 때.. 그들에게 불행이 닥쳤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너무나 큰 불행이었어요.
그들이 살던 자그마한 집에 그만 불이 났답니다.
그 불로 아내는 실명을 하고 말았대요.
모든 것을 잃어 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겐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린 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두 사람이 만들어갈 그 수많은 추억들을
이제는 더 이상 아내가 볼 수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 후로 남편은 늘 아내의 곁에 있었죠.
아내는 앞을 볼수없기 때문에 혼자 몸을
움직이는것도 쉽지가 않았답니다.
남편은 곁에서 아내를 도와 주었지요.
처음엔 아내가 많이 짜증도 부리고 화도 내었지만
남편은 묵묵히 그 모든 것을 받아 주었답니다.
늘 그것이 미안했었나 봐요.
당신을 그 불 속에서 구해 내지 못한 것이...
그리고 그 아름다운 눈을 잃게 만든 것이 말이에요...
또 다시 시간이 흘러 아내는
남편의 도움없이도 주위를 돌아 다닐 수 있을만큼 적응을 하였지요.
그리고 이제서야 남편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죠.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서..
하나 남은 세상의 목발이 되어 주고 있음을 알게 된거죠.
이젠 다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이젠 둘은 아무 말 없이 저녁 노을에 한 풍경이 되어
편안한 나이가 되어 갔답니다.
시간은 그들에게 하나 둘씩 주름을 남겨 놓았지요.
아름답던 아내의 얼굴에도 세월의 나이테처럼 작은 무늬들이 생겨 나고
남편의 늘 따사롭던 손도 여전히 벨벳처럼 부드럽긴 하지만
많은 주름이 생겨 났지요.
남편은 이제 아내의 머리에 난 하얀 머리카락을 보며 놀리곤 했답니다 ..
"이제 겨우 8월인데 당신의 머리엔 하얀 눈이 내렸군...
어느 날인가 아내가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답니다.
"이제 웬지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한번 보고 싶어요.
벌써 세상의 빛을 잃은지 수십년이 되었지만
마지막으로 당신의 얼굴이 보고 싶군요.
난 아직도 기억한답니다. 당신의 그 맑은 미소를...
그게 내가 본 당신의 마지막 모습이니까요...
남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답니다.
아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길은
누군가의 눈을 이식 받는 것 뿐이었답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가 않았죠.
아무도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는 아내에게
각막을 이식해 주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아내는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소원이었지만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남편은 마음 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나 당신의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군요...
세월은 이제 그들에게 그만 돌아 오라고 말을 전했답니다.
그 메세지를 받은 사람은 먼저 남편이었지요.
아내는 많이 슬퍼했답니다.
자신이 세상의 빛을 잃었을 때 보다 더 많이 말이에요.
그러나 남편은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하나 하고 떠나기로 했지요.
자신의 각막을 아내에게 남겨 주는 것이랍니다.
비록 자신의 눈도 이제는 너무나 희미하게만 보이지만
아내에게 세상의 모습이라도 마지막으로 보여 주고 싶었던 거지요.
남편은 먼저 하늘로 돌아 가고 아내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남편의 각막을 이식 받게 되었죠.
그녀가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답니다.
늘 곁에 있던 남편의 그림자조차 말이죠.
병원 침대에서 내려와 이제 환하게 밝혀진 거리의 모습을 내려다 보며,
자신의 머리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머리에 가득 내려 앉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정경을 내려다 보며,
아내는 남편의 마지막 편지 한통을 받게 되었답니다.
당신에게 지금보다 훨씬전에 이 세상의 모습을 찾아줄수도 있었는데....
아직 우리가 세월의 급류를 타기 전에 당신에게 각막 이식을 할 기회가 있었지. 하지만 난 많이 겁이 났다오.
늘 당신은 내게 말하고있었지. 나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
아직 젊을 때 나의 환한 미소에 대해서 말이오.
하지만 그걸 아오? 우리는 너무나 늙어 버렸다는 것을...
또한 난 당신에게 더 이상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오.
당신은 눈을 잃었지만 그 때 난 나의 얼굴을 잃었다오.
이제는 미소조차 지을 수 없게 화상으로 흉칙하게 변해 버린
나의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았소.
또한 우리 생활의 어려움과 세상의 모진 풍파도 말이오.
난 당신이 나의 그 지난 시절 내 미소를 기억하고 있기를 바랬소.
지금의 나의 흉한 모습 보다는...
그러나 이제 나는 떠나오.
비록 당신에게 나의 미소는 보여 주지 못하지만
늘 그 기억을 가지고 살아 가기 바라오.
그리고 내 마지막 선물로 당신이 이제는 환하게 변해 버린 세상을
마지막으로 보기를 바라오.
아내는 정말로 하얗게 변해 버린 세상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답니다.
난 알아요.
당신의 얼굴이 화상에 흉칙하게 변해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 화상으로 인해서 예전에 나에게 보여 주던
그 미소를 지어 줄 수 없다는 것도...
곁에서 잠을 자는 당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고 알았지요.
하지만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당신도 내가 당신의 그 미소를 간직하기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난 당신의 마음 이해하니까 말이에요..
참 좋군요. 당신의 눈으로 보는 이 세상이...
그리고 며칠 뒤 아내도 남편의 그 환하던 미소를 쫓아 하늘로 되돌아
갔답니다....

                      -좋은글 중에-


*흐르는곡..김범룡의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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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정순 2004.01.24 07:24
    아직어둠이 채 가시기도전에 너에글을접한다 알싸한 차가운 공기가 후각을 통해 머리속까지 상쾌하게하는구나 구슬픈 노래와 좋은글 감사의마음을전한다 넉넉한 가슴과마음이느껴져...
    항시건강하고 복된나날이되길....(xx19)
  • ?
    노블레스 2004.01.24 07:57
    그래요
    많은걸 감사하며 살아야 하지만
    인간이기에 순간의 쾌락만 추구하면서 살아가게 되네요
    이 싸이트에 들어 오면서 부터 많은 느낌과 반성으로 살아 간답니다
    이 부부의 이야기 처럼 서로위하며
    부족 함도 감사 할 줄아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 가야겠어요
    충규님의 좋은 글 감사 해요
  • ?
    김충규 2004.01.24 18:39
    정순아!
    제법 추운 겨울 찬바람과 함께 서산에 지는해 ... 어느덧 붉은 저녁노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구나
    모든 사람들이 그려가는 삶은 서로 다를테지만
    아름다운 삶과 소중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부끄럽지 않는 인생이어야 되겠지 ?
    설 연휴 마무리 잘 하고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되길 바라며....^^
    반가워요....^^
    노블레스님!
    부부는 살아가면서 서로 닮아간다고 했던가요?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부부의 생활은 곧 연인처럼 사는 부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이었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








  • ?
    정성준 2004.01.24 20:24
    후배님 올린글을 보고 새삼 삶의 의미를 잠시나마 돌이켜 본다네.
    우리 자신은 어느 누가 점재를 못하므로 주어진데로 살아가야할 존재인것을
    세상 사람들은 자신을 성찰하지 못함을 애처럽기만 한다네.
    정말로 서로에게 진실된 모습으로 대한다면 세상은 살만한것이아닐까.
    후배님 얼굴은 모르지만 복되고 건승하게나. 6회 졸업생이네.
  • ?
    김충규 2004.01.25 01:48
    선배님 !
    오래간만입니다
    우리는 왜 살아가면서 서로가 서로 아웅다웅 하며 살아갈까요?
    이렇게 언젠가는 늙어 뒤 돌아보면
    다 후회스럽고 아쉬움이 많이 쌓일 것을 ~~
    멀리있는 사람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잘 해주어야 되는데~~
    지금 부터라도 모든것에 감사하며 그릇된 삶을 좀더 바르게 살아가야 된다고 새삼 느껴봅니다
    새해에는 하시는 일 잘되시고 항상 행복한 가정속의 삶을 꾸려 나가시길 바라며 ...
    선배님!.건강 하세요 ...
  • ?
    형종 2004.01.25 20:07
    설 연휴를 풍족하게 보냈는가, 많은 복도 받고, 또 나눴줬는가,
    여전히 이자리에서 뵙네,,, 먼저 충규님 새해 복 많이 받게나,,,
    그리고 노부부의 이야기 정말 감명 깊게 읽었네,,, 길지 않은 글이지만
    인생의 깊이와 삶의 무게가 느껴지네,,,이렇게 짧은 글로 눈물을
    글썽여 보는 것도 처음이구만 ㅎㅎㅎ
    안녕
  • ?
    엽서 2004.01.25 20:25
    부부의 사랑에 가슴이 뭉클...
    눈물이 흐르네요..음악도 넘 좋구요.
    .
    .
    마음이 포근해지는 이밤..존 밤 되세여.^^(xx39)(xx37)  [1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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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규 2004.01.25 21:27
    형종형 !
    따듯하고 포근한 고향 잘 다녀 오셨는지요?
    문득 날 안아주며 눈물 흘리셨던 어머님을 그려 봅니다
    항상 언제 가봐도 모두가 반겨주는 사람있어 행복하고
    철 없던 그시절 다시 회상할수 있어 늘 언제나 그리운 곳이지요
    긴 연휴속에 피곤할텐데 ,,,,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 가지시고 알찬 내일을 맞이하시길 바라며 ...건강 하세요
    엽서님 !
    부부란 일심동체라 했던가요 ?
    님께서도 작은 행복속에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나가시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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