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 사회] 2002년 10월 27일 (일) 19:23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한센병 시인 한하운의 ‘전라도 길─소록도 가는 길에’ 한 구절이다. 이 한센병 환자들의 삶의 터전인 전남 고흥군 소록도가 개발 논란에 휩싸였다.
고흥군은 27일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가 해마다 줄고 평균 나이가 71살에 이르러 10년 정도 지나면 수용환자들이 없을 것”이라며 소록도를 국제적 해양관광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는 국립소록도병원의 기능 전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관광지 개발은 안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 한센병 현황 = 우리 나라의 한해 한센병 발병 환자 수는 지난해 79명으로 1990년의 157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현재 한센병 등록자는 1만7700여명. 절반은 집에서, 나머지는 전국 정착 농원 85곳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다. 소록도병원에 수용된 775명(7월말 기준) 가운데 70살 이상이 446명인 반면, 60살 미만은 120여명에 불과하다.
◇ 복지부 견해 = 복지부는 환자 수가 줄어 소록도병원 병상 이용률이 30%선으로 떨어지자 올 연말까지 병원 기능을 바꾸는 ‘국립소록도병원의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기로 하고,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연구 용역을 줬다. 복지부는 병원을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전문치료 연구센터로 전환하거나 모든 한센병 환자들이 이용하는 요양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강제로 격리수용까지 당한 한센병 환자들의 한이 서린 소록도를 새로운 보건산업 기지로 전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고흥군 주장 = 군은 소록도와 2005년 우주센터가 들어서는 나로도, 거금도 등을 묶는 ‘관광개발 종합계획’을 내놓고 복지부에 소록도 관리권을 넘길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해왔다. 고흥군의 계획은 138만평의 국유지인 소록도 남쪽 해안에 수영장을 갖춘 호텔, 콘도미니엄을 짓고, 소록도병원을 활용해 고령자 요양용 건강관리 지원시설을 갖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5월 착공한 고흥 녹동~소록도~거금도를 잇는 연육교가 2007년 완공될 예정이어서 최소한 이때까지는 소록도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흥군 기획예산실 구현진(34)씨는 “환자가 없으면 복지부가 소록도를 관리할 명분이 없다”며 “이른 시일 안에 섬을 지역주민에게 돌려줘 관광지로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종식 기자 jongs@hani.co.kr
한센병이란? = 한센병은 문둥병·나병이라 하던 질병으로 병을 일으키는 나균이 피부와 신경을 침범해 피부에 반점이 생기거나 감각·운동신경의 마비를 일으키는 전염성 질환이다.
한센병을 일으키는 균은 사람 몸 밖에서는 대략 1주일 정도 생존할 수 있으며 감염되면 3~5년의 잠복기를 거친다. 주로 전염이 되는 경로는 활동성 한센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접촉했을 때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서다. 한국한센복지협회는 “최근엔 약제가 좋아 조기에 발견하면 거의 완치할 수 있고 6개월 이상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엔 전염력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결국 연륙교가 소록도의 open에 복지부의 명분에 걸려서 지지부진 했었군요. 이럴때 일수록 고흥군청에 응원을 보내야 하겠습니다.
특히 고흥군 기획예산실의 구현진님 멋지십니다.
http://www.goheung.jeonnam.kr/sm4/sm4-2.htm 이곳에 칭찬하면 좋겠네요(x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