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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봉 가을 스케치 2편 - Forman[2003.10.26]

by Forman posted Nov 0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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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봉 스케치-  Forman


적대봉 가는 길은 지난 해나 지금이나 설레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신천지를 찾아가는 들뜬 마음으로 일찍 출발했던 우리는 녹동 포구에서 푸른 바다를 보는 순간 모두들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퉁탕거리는 뱃전에 기대어 다가 오는 적대봉을 바라보는 심정은 마치 신기한 나라, 미지의 보물섬을 찾아가는 어린 아이의 심정이었다.

적대봉은 예나 다름없이 바다위에 길게 누워 있었다. 산등엔 하얀 억새들이 바다를 향해 손짓을 하고 촘촘이 피어 있는 가을 꽃은 아름다웠으며 익어 가는 열매들은 고왔다. 우리 일행들은 하얀 억새에 취하고, 하늘 색 쑥부쟁이에게 손짓하고, 빨간 청매실 열매에 반하기도 하며 늦가을 볕을 등에 지고 쉬엄쉬엄 정상에 올랐다.

가을 하늘 아래 남색 바다에는 섬들이 올망졸망 그림같이 떠 있고, 포구의 배들은 지난 여름의 만선을 회상하듯 한가로이 쉬고 있었다. 가을의 산은 이제 제몸을 곱게 물들이며 찾는 이들은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 주고 있었다.

jeokdae1026_04.jpg


등산로 따라 지천으로 피어 있는 자주쓴풀과, 수줍은 듯 고개를 내민 물매화, 가냘픈 쑥부쟁이, 노란 산국들이 내내 눈길을 잡아 당겼다. 특이나 요사이 내륙지방에서는거의 멸종이다 싶은 물매화가 마른 덤풀 속에서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아직도 이곳은 인간의 손 때가 묻지 않았나 보다 하고 안도의 숨을 내어 쉬었다.

그러면서 인간의 손에 의해 개체가 줄어 들거나 행여 멸종이 되니 않을까 하는 걱정과 제발 오래도록 그 자리에 그대로 피어 주길 바라며 되돌아 내려 왔다.

하얀 억새가 너울거리는 해안 도로를 돌며 깊이가 더해 가는 코발트 가을 바다를 보는 즐거움과 바닷가 바위위에서 벌인 술 파티는 하루의 피로를 풀어 주고도 남았다. 돌아 오는 뱃머리에서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우리들에게는 커다란 행운 이었다.





적대봉 억새


jeokdae1026_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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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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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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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쓴풀.JPG
▲ 자주쓴풀


배초향.JPG
▲ 배초향


물매화1.JPG
▲ 물매화1


물매화2.JPG
▲ 물매화2


미역취.JPG
▲ 미역취


쑥부쟁이1.JPG
▲ 쑥부쟁이1


쑥부쟁이2.JPG
▲ 쑥부쟁이2


산국.JPG
▲ 산국


찔레열매.JPG
▲ 찔레열매


청매실.JPG
▲ 청매실

2003. 10. 26 글, 사진 : Forman







  • ?
    박정미 2003.11.14 01:33
    환상적입니다.이리 아름다운곳이 제 고향입니다.
    어느명산이..또 어떤해안의 낙조가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요?
    사진 이쁘게 잘 직어 올려주셔서 무진장 감사드립니다.
    늘 좋으일만 가득하시고,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xx18)
  • ?
    소녀가 2003.12.17 04:52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제가 살았던 고향이 이렇게 아름다운줄 ..... 제가 어렸을땐 느끼지 못 했거든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고향의 모습 많이 많이 볼수 있게 부탁 드립니다 또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xx3)
  • ?
    박미선 2004.11.17 02:17
    적대봉에 이렇게 억새풀이 많은줄 몰랐네요
    여러가지 꽃들도 참 이쁘구요

    안그래도 추석때 고향가서 적대봉 못가보고
    온거 후회했는데 다음에 가면은 꼭 가보고
    싶네요.

    사진올려 주셔서 감사해요.....
  • ?
    참사람 2006.11.06 01:38
    맨 마지막 사진은 청미래 입니다. 익어서 빨갛지요. 고향에서는 낸감이라고 부르는 덩쿨로 신장관련 약으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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