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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신정(新井) 본 마을은 동정에 속해 있었으나 1938년 동정에서 분동하면서 한때 마을 뒷산에 당산(堂山)이 있어 “당동”이라 불러오다가 섬에서는 우물을 중시하고 새로 생긴 우물이 있어 新井(신정)이라 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4.06.15 00:09

그냥 끄적 끄적....

조회 수 2285 추천 수 0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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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늦 잠을 즐기려는 나를 깨운다
언제나 불어오는 바람은 조금 뜯겨나간 문풍지를 흔들고
대 나무 밭 에서 들려오는 사각 거리는 대 잎 소리는 나를 다시 스르르 잠으로 유혹한다
그러나....
"야!!그만 자고 인나그라 !!
먼마가 안깨운께 한장 없이 잘라고 그라네
우리는 해우를 몇 통 이나 떳는디"
밖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오는 하품을 억지로 참으며 문을 열고 나가니 싸아하니 불어오는 바람은
내 빨간 츄리닝 사이로 파고든다
"나 머하끄라?"
"밥 묵고 해우 내고 해우널래
안그라믄 나무 하러갈래?"
"나무 하러 갈라요"
급하게 아침을 먹고 내 키 만큼한 지게를 지고 집을 나선다
나무하러 가면 언제나 모이는 장소엔 벌써
경화.용연.병진형 양호 ....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야! 오늘은 머 싸왔냐?"
"나는 진때이"
"나는 꾼 감제"
우리는 저마다 싸온 점심 내지는 샛 거리들을 애기 하면서
아리첨 꼬랑을 건넌다
"오늘은 어디서 나무 하까?"
"골안에서 맬가리나 빼 무글까?"
"산감(山監)한테 들키믄 어짤라고?"
어제 누구는 골안에서 나무 하다가 들켜서 지게도 빼앗기고 벌금도 문다는 소리에
우리는 기가 죽어 그냥 적대봉 넘어가서 쌔나 비어 오자 하면서 바작대기로 논 바닦에
구멍을 내면서 키득 거리며 산을 오른다
봇탕골을 지나 조금 오르면 언제나 우리에게 물을 제공하는 물 묵은 바구에 다다른다
"야!물 묵고 가자"
모두들 지게를 바작대기로 받쳐 놓고 갈라진 바위 틈 에서 나오는 물로 순서대로 목을 축인다
"우리 여기다 샛 거리 숨겨놀까"
"그라지 말고 삼태바구에 숨기자"
우리는 삼태바구에 샛거리를 숨기기로 하고 다시 지게를 진다
여기서 부터는 그야 말로 힘든 산행이다
대리비뜽 까지 오르는 길 은 양쪽에 명감 나무 가시와
꾸지박달 가시가 많고 해서 길이 비좁고 가파르다
일단 대리비뜽 꼭대기에 오면 누구나 한번은 뒤를 돌아 큰 숨을 한 번 몰아쉬고
화섬과 소록도 사이를 하얀 꼬리를 달고 지나는 철선과 시리도록 파란 바다를 본다
"지금 몇 시나 됐것냐?"
"저 배가 녹동서 여덜시 반배께 지금 아홉시 다 돼 가것는디..."
우리는 다시 꾸불 꾸불 하고 잔 바위 투성이인 산길을 올라 삼태바구에 도착한다
그 바위는 매끄러운 바위가 경사가 심해서 잔 돌을 깔고서 미끄럼도 타고 앉아서
편히 쉴 수 있게 아주 널찍한 바위다
도착 즉시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지게를 벗고 가져온 샛거리를 바위 틈을 찾아
숨긴다  이따 나무짐을 지고 내려 올때 쯤 이면 그것 들은 아주 요긴한 샛거리가 된다
모두가 자기만의 안전한 장소에 숨겨놓고선 다시 오르기 시작 한다
또 얼마큼의 시간을 땀 으로 범벅이 된 몸 으로 오르니 멀귀가 나타난다
가쁜 숨 을 몰아쉬며 걸음을 멈춘다
왼 쪽은 골안 오른쪽은 파성 뒤를 돌면 아까 그 철선은 금진에 지 목적을 달성하고 다시 녹동을 향해
긴 꼬리를 달고서 바다를 가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잠깐의 휴식에도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하느바람에 땀이 식어 한기가 느껴 진다
"인자 다 왔그만"
"여기서 적대봉 까지는 금방이여"
그랬다 거기서 적대봉 까지는 길도 완만하고 잡목들도 거의 없이
키 작은 쌧깔들로 이루어졌다
누군가 "야호"하고 외친다
그러면 골안은 금방 그소리를 되돌려 "야호"하고 대답한다
골이 깊어 온갖 나무들로 봄엔 매화 산벚꽃 진달래 들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드디어 적대봉에 도착한다
예전에 왜적들이 침략하면 봉화를 올려 침략 소식을 육지에 알렸다는 봉화대
그러나 지금은 한 쪽이 허물어져 오르기는 쉬워도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곳
"다시 쌓으면 될텐데......."
적대봉을 넘자 우리는 각자 자기들이 원하는 곳 들을 골라 쌧깔들을 베기 시작한다
적당히 지고 갈 만큼 씩 베면 짐을 꾸리기 시작한다
"야!장구동으로 묶으끄나?"
"나는 쌔가 짧은께 써박을라고 그란디"
각자의 지게에 이제는 하얀 꽃들이 떨어져 나가고 앙상하게 마른 땔감으로 변한
으악새들로 나뭇짐을 꾸려 아까 올라왔던 그길을 우리는 힘들게 다시 내려간다

우리의 방학은 언제나 그랬다,,

  • ?
    이진구 2004.06.15 10:29
    참 그립소 언제 모여서 적대봉 멜가리하로 한번 갑시다
  • ?
    nd8282 2004.06.16 22:00
    적대봉 쌧깔나무하러가세
  • ?
    울산댁 2004.06.17 09:42
    - 지난 번에 올려 주신 답글 감사했습니다.-

    고향말이랑 다른 말을 쓰는 사람들과
    오래 살다 보니 감칠 맛 나는 고향말들을
    많이 잊어 버렸습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고향의 말들과
    마치 어린 시절의 동영상을 보는 듯한 실감나는
    묘사로 인해 부끄럽게도 아직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적대봉과
    그 산자락들을 빠르게 다녀온 듯 합니다..

    억새가 그렇게 장관이라지요?

    다음 친정에 다니러 가면 시간을 내서
    적대봉을 꼭 한 번 가 봐야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01][01][01]
  • ?
    박동희 2004.06.19 18:06
    갯강구!
    겁나게 사실적인 표현입니다.
    어릴적 남의집에서 밀죽쑤어서 먹고 남는걸 상하지말라고 장독대에 놓아두면
    그것을 가져다가 먹었던 추억들도 꽤나 오래된일이고 객지에 살다가 고향온친구들에게
    서울턱내라고 보채던때도 엊그제 같건만 벌써 불혹의 나이들이 되었네.........

  • ?
    바윗돌 2004.06.19 20:49
    안녕하세요 형님!!
    저 형석이 입니다 건강하시죠?
    이번에 모임때 잠시 잠깐 뵈은게 넘 반갑더라고요
    자주 찿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형님 모습보니 너무나 좋았읍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두루두루 잘 되시길 바랄께요
    안녕히 계세요

  • ?
    복길이 2004.06.20 01:07
    갯강구형님!! 복길입니다^^
    지두 술 한잔먹구 지금와서 쭉~~~~~~~~~읽어봤는데요^^
    형님들하구 같이 지게지고 산에 오른듯한 느낌이네요. 땀도나는것 같구요.ㅋㅋㅋ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강구형님 팬입니다^^
  • ?
    갯바람 2004.06.20 11:08
    동희 삼촌 안녕하세요~!!
    현준이 삼촌 맞으시죠(?)
    석정 마을에 답글 고맙습니다,
    어릴때 해우 널고 걷을때 작은엄마(현준) 함께 뵌 기억이 있네요!
    가족 모든 분들 무고하시제라......현준이 엄니께서 저희 막내 여동생 낳을때 손수 받아 주셨는데 어린맘에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네요...(감사합니다)

    갯강구 오빠 저도 나무를 한답시고 동무들과 적대봉 두어번 올라간 기억이 있네요..
    쌧갈나무가 저 키보다 훨씬 커서 구경을 제대로 못해불고 아쉬움을 뒤로했는데..
    언제 한번 기회되면 꼭 가고싶네요..
    편안한 주말 푹~~ 쉬시고 또~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하시길...건강하셔유...   [01][01][01]   [01][01][01]
  • ?
    박동희 2004.06.20 12:22
    갯바람..........!
    아버님의 존함이 박 해 일 님이 맞남요?
    지금은 부산 사상에서 잘계신다는 소식들었습니다
    동생중엔 은성(?)인가도 있었던것 같은데......
    가까이 살았던 사람들을 이런곳에서 만나니 무지반갑네요.

    갯바람님의 아버지가 우리동네 에서는 최고의 부자(?) 였든것으로 생각납니다만.......
    돈 필요하면 아버님께 찾아들 갔으니까요.
    부모님께 안부도 부탁드리면서
    정들고 맘붙인곳이 고향이라 생각하고 자주 들르시고 소식종종주세요.


  • ?
    앗싸! 태양 2004.06.22 18:40
    이 동네에도 문사가 만만치 않네요.
    추억의 보물이
    지금도 삼태 바위에 숨겨져 있을 것 같아
    보물찾으러 당장에 가고 싶어집니다.
    (결정적으로 삼태바구를 몰라서...쩝쩝쩝)
    *꾸지박달* 생각만으로
    입안에 침이 감돌고...
    용케도 돌밭 가운데에 나무가 자라서
    빨간 꽃처럼
    생김새 웃기게 열렸던 열매가
    먹고 싶어 집니다.
    언젠가 적대봉을 찾는다면
    꾸지박달 열린 곳을 꼭
    찾아 보게요.

    *여긴 뮤직이 없구만요
    울동네는 있는디!!!
  • ?
    적대봉 2004.06.30 00:02
    성 무지하게반갑소이 나가 인사가 무지하게
    느저브러서 미안하구만이라 잘지내고 있재라
    형님 글 솜씨는 여전하요 지금도 까끔씩 시를쓰고있는거요?
    방학때 ,하루산행기 아니 그땐 나무꾼이엿죠,
    잘 읽어씀다 이런공간에서나마 만날수 있어서 무지반갑구요
    앞으로 자주 뵈요 ,
    동희 형님게도 꾸 벅 , 인사드림니다
    학만선배하고 같이 고분 분투 하진걸 봐씀 다만은
    이제서야 인사 드림이다 건강하시고요
    담 에 뵙겠 씀다 ,
    여기오신 모든 분들 건강 하시고 부자되세요,,..
    참 지금은 적대봉이 무지하게 잘 싸젖 쓰닌까요 기회 되면
    한번씩 가 보시시요
    (xx16)(xx1)  [01][01][01]
  • ?
    전득수 2004.07.01 00:45
    옛추억이 한편에 영화처럼 스처가네요
    어렸을적 가슴아픈추억이지만 지금은 참으로그립고 소중한 재산인것 갓네요
    또 이런추억이 지금우리에 마음을 하나로묵어 고향을 생각하게하고
    어릴적 향수에 젖게하나봅니다
    형님 우리에추억을 다시한번 느끼고
    꿀꿀햇던 마음 기분전환 잘하고갑니다

    그런대 적대봉이 누구다요
    왠만하면 아부지가 지어준 이름썼으면 더욱반갑고 조을것갓은디요

    다음에또 들릴라요
    여기오신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0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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