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의 의미
지난 월요일날 중부노회를 다녀왔더니 어떠한 분이 목사님 감투 쓰셨습니까? 물어왔습니다. 사람들은 이름 내기를 좋아합니다. 솔직히 자신의 삶이 이름 되게 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인데 사람들은 자기 이름을 선전하기 위해 가히 몸부림칩니다. 좋지 않은 이름 때문에 욕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이름 때문에 톡톡히 재미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의 의식 속에는 이름을 운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초등학교 학생들에 한해서 원하는 이름으로 바꾸어 준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던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좋은 이름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름에 걸맞는 삶이 중요한 것입니다. 온갖 좋은 이름이야 교회 안에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호적에 등재된 이름 외에 온갖 좋은 직무의 이름들! 세상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거룩하고 존귀한 이름들! 그 이름을 얻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얻은 후에는 도무지 이름 값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교의 다섯 가지의 경전, 즉 시경(時經), 서경(書經), 역경(易經), 춘추(春秋), 예기(禮記) 가운데 예기는 예(禮)에 관한 이론을 설명하는 책이지만 생활의 교훈과 처세의 지혜가 많이 담겨있습니다. 그 예기에 “구슬은 갈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구슬을 갈고 닦듯이 마음과 인격을 갈고 닦아야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진다는 것입니다. 갈고 닦는 것을 한문에서 절차탁마(切嗟琢磨)라고 합니다. 옥돌을 자르고(切), 갈고(嗟), 쪼고(琢), 닦는 것(磨)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절차탁마가 이름을 이름 되게 하고 훌륭한 인격을 만듭니다. 사람은 끝없이 무엇인가 가지려는 욕망이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아니가짐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질 때 모든 것을 가지고 살게 되는 인생이 되어질 수 있습니다. 아테네의 어느 거리에 통나무를 거처로 삼고 아니 가짐으로써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살아가던 디오게네스 앞에서 그 유명한 알렉산더 대왕이 하는 말이 “나는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구나” 독백을 한 것은 아니가짐으로 살아감이 훨씬 가치 있는 삶이 되어질 수 있다는 의미를 깨달은 말입니다. 썩어 없어질 이름을 내기 위해 몸부림치기보다는 주어진 이름으로 그 이름과 같이 존귀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빛나는 이름일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이름과 같이 살지 못한다면 그 이름은 부끄러운 이름이 되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