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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2015.05.25 11:11

2. 4연승이면 만족?

 

서봉수는 중국의 위빈을 꺾고, 일본의 히코사카 나오토를 물리쳐 가볍게 2연승,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그러나 서봉수의 2연승을 대단하게 평가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 서봉수는 세 번째 상대인 당시 중국 최고의 신성 창하오를 340수에 이르는 대접전 끝에 반집으로 보내 버렸다. 이것이 컸다. 그리고 그것이 서봉수 신화의 첫 번째 고비였다.

 

계속해서 서봉수는, 이번에는 일본의 차세대 선두주자 야마타 기미오를 날려 버렸다.

거기까지가 제5회 진로배의 1차전이었다. 서봉수의 4연승은 발군이었다.

그러자 서봉수 다음을 얘기하며 잡담을 나누고 있던 한일의 검토실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어쩐지 예사바람이 아닌지도 모른다는 느낌들을 받고 있었다.

순식간에 4연승까지로 휘몰아온 서봉수 바람은, 그 동안 여기저기서 가끔씩 보아오던 그런 돌풍이나 태풍과는 왠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만 1차전이 끝나자 사람들의 설왕설래는 거기서 끝났고, "서봉수 주의보"도 발령되자마자 곧 해제가 되었다. 다분히 토네이도로 변할 가능성을 보여 주기 시작했던 서봉수 돌풍도 잠시 전진을 멈추고 한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든 것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중국과 일본의 초일류들은 서봉수에 대한 경계를 풀고 각자 휴식에 들어갔다.

4연승을 하고 돌아온 서봉수와 바둑필자들이 다시 만났다. 바둑필자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필자들) : "아예 서명인 선에서 끝내시죠. 여러 사람 가서 고생할 거 있나요?"

(서봉수) : "나는 4연승으로 끝입니다. 모르죠. 한두 판 더 둘 수 있었으면 5연승이나 6연승도 할 수 있었을지. 그런데 이처럼 쉬었다가 또 두면 아마 안 될 거 에요."

(필자들) : "그것도 그렇겠네요. 끗발이 살 때 휘몰아가야 하는 건데.... 한창 잘 나갈 때 화장실 갔다 오면, 그때부턴 안 되잖아요."

화제는 갑자기 포커로 바뀌었고, 사람들은 앞 다투어 옛날에 자기가 얼마나 좋은 패로 당했는가, 형편없는 패를 갖고 어떻게 이겼느냐 하는 무용담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내심으로는 4연승 정도는 만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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