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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2015.05.20 21:12

1. 익살과 계산속에서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서봉수가 바둑필자들과 우연히 어울린 기회가 있었는데 진로배가 화제였다. 서봉수는 제2회 대회 때에도 일본의 야마시로 히로시, 중국의 위빈, 일본의 이시다 요시오, 중국의 류샤오광 등을 차례로 격파하면서 4연승 행진을 한 바 있었다.

(바둑필자) : "지난번에 4연승한 기록도 있으니까 이번엔 5연승이나 6연승쯤 하지 그 래요."

(서봉수) : "그게 어디 내 맘대로 됩니까. 상대가 져 주어야지요."

(바둑필자) : "서명인은 단판 승부에 특히 강하잖아요. 이건 매번 단판 승부라 서명인 에게 특히 유리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우승도 우승이지만 한 판 이길 때마다 대국료에다가 연승을 하면 연승 보너스도 있다면서요? 3연승이 면 1만 불, 거기서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만 불씩 더 붙는다는군요."

(서봉수) : "그래요? 이거 계산을 한번 해봐야겠네."

 

서봉수는 익살스럽게 웃으며, 짐짓 더듬더듬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봉수는 바둑필자들이 "에이, 무얼 그걸 계산을 해야 아느냐"고 하자 특유의 파안대소와 엄살로 좌중을 즐겁게 해 주었다.

(서봉수) "아니에요. 바둑 둘 때 집계산하는 것하고 이건 또 달라요. 나는 원래 계산하는 것이나 암기하는 것에는 젬병이거든요. 집계산이, 그걸 못하면 바둑을 둘 수가 없으니 할 수 없이 하는 겁니다."

서봉수는 그렇게 참으로 유쾌한 사람인데, 어쨌든 그날 바둑필자들은 공통적으로, 서봉수가 겉으로는 악동처럼 천진난만하고 익살스럽게 웃고 떠들고 했지만, 그 와중에서 속으로는 뭔가 작심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단순히 결과론적인이 아니었다. 바둑필자들 중에는 서봉수에 이상한 믿음 같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가 된다. 앞서 말했듯, 특히 단판 승부일 경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에 서게 되는 경우 서봉수는 불가사의한 괴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만한 이들은 알고 있었다.

5회 진로배 개막전에서 한국의 선봉 김영환이 중국의 1번 타자 위빈에게 패했다. 2국에서 위빈은 일본의 톱타자 아와지 슈조를 꺾어 2연승. 위빈의 다음 상대가 바로 한국의 2번 주자 서봉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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