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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2015.03.09 13:55

18. 대국료의 유래

 

 

상금은 알겠는데 대국료는 대체 무엇이냐?”

 

원칙적으로프로기사의 수입은 대회(기전)에 나가 받는 상금과 대국료다. 여기서 굳이 원칙적을 강조한 이유는 사실 상금과 대국료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프로기사는 손으로 꼽아야 하고, 대부분은 그 외의 수입으로 먹고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 외의 수입이라 함은 기원이나 바둑교실 운영, 지도사범 출강, 개인 레슨, 저서 집필, 방송 출연, 인터넷 해설 등이 될 것이다.

 

상금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대국료는 무엇이냐고 궁금해 하는 분들이 계실 듯하다. 이름으로 보아 대국을 하면 돈을 준다는 것인데. 그 말이 정답이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이기 때문에 공식기전에 나가 바둑을 두면 기본적으로 돈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일종의 출연료 개념으로 보면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기사에게 대국료라는 것을 지급했을까?

 

때는 까마득한 194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에 제2기 프로바둑선수권대회가 열렸다. 1기 대회를 무사히 치르고 2기 대회를 준비하던 조남철은 조금 색다른 고민에 빠져 있었다. 대회를 치르고 나면 자동적으로 기보가 남게 되는데, 이것을 그대로 사장시켜야 하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던 것이다.

조남철은 일본처럼 우리나라 신문에도 바둑 해설란을 만들고 싶었다. 연일 신문사 문턱을 넘었지만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기껏 선심을 쓴다는 소리가 광고비는 안 받고 실어 주겠소!”라는 수준이었으니.

 

그러던 어느 날 쥐구멍에 볕이 들었다. 연합신문이 창간하면서 바둑란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신문사는 기보와 조남철의 해설을 싣는 대가로 소정의 게재료를 지불하기로 했다.

대회가 열렸고 조남철은 성심을 다해 원고를 썼다. 얼마 되지 않는 원고료는 쪼개서 대회에 참가한 노국수(원로기사)들에게 1,000원씩 나눠 줬다.

내가 돈 받고 바둑을 두는 사람인 줄 알아!”라던 노국수들도 은근 즐거워하는 눈치였다고 조남철은 훗날 회고했다. 이쯤 되면 눈치를 채셨는지. 그렇다. 바로 이때 조남철이 노국수들에게 용돈 드리듯 지급한 1,000원이 오늘날 대국료의 효시인 것이다.

무탈하게 관행처럼 이어져 온 대국료는 요즘에 이르러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듯한 느낌이다. 2000년대 들어 바둑이 스포츠로 급변신을 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겨도 주고 져도 주는 대국료는 스포츠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목소리가 컸다.

그리하여 요즘에는 기전들이 천편일률적인 대국료 대신 상금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길수록 많은 돈을 가져가지만, 지면 그대로 짐을 싸야 한다. 갈수록 냉혹해지는 프로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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