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51가구 82명 거주 섬 전체가 미술관
전국 섬 중에 유일한 미술관 꾸며
바다에도 생선 모양 철제 조형물
담벼락에 다양한 그림, 주민들 사진
프랑스 작가가 찾아와 작업해주고
거금도 출신 김일의 박치기 모습도
다음달 8일 '섬 여는 날' 홍보 행사
식당·펜션 등 편의시설 아직 미비
"소박한 멋이 있는 섬으로 가꾸겠다"


━ 고흥 앞바다의 작은 섬

1.jpg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바라본 연홍도. 면적이 0.77㎢, 해안선의 길이가 4㎞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7일 오전 7시50분쯤 전남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 신양선착장 . 주차를 마치고 차에서 내리자 잔잔한 물결의 바다 건너편 작은 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평범한 섬에서 예술의 섬으로 변신 중인 연홍도(連洪島)다.

섬 모양이 바다 위에 떠 있는 연(鳶) 모습과 비슷해 연홍도(鳶洪島)라 부르다 일제강점기 동쪽 섬 거금도와 맥이 이어져 있다는 의미로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고 전해진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거리의 연홍도 속 주황색·파란색 지붕을 얹은 집 모습에 빠져들기 시작할 무렵 군내 버스 한 대가 선착장에 도착했다. 연홍도를 오가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배편과 시간이 동일한 버스다.

2.jpg



오전 8시가 가까워지자 “삐삐”하는 경적과 함께 연홍도에서 배 한 대가 물살을 가르며 출발했다. 단 3분 만에 신양선착장에 도착한 배는 섬 주민들과 육지를 연결하는 4.95t급 연홍호다. 크기나 형태로 볼 때 여객선보다는 어선에 가까운 모습이다. 크기가 작은 탓에 선장을 포함해 단 10명만 탈 수 있다. 연홍호는 동절기(10~3월)와 하절기(4~9월) 모두 오전 7시를 시작으로 하루 7차례 운행한다. 편도 요금은 성인 기준 주민 1000원, 관광객 3000원이다.
선장과 몇 마디를 나누다 보니 도착한 연홍도 선착장에서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두 개의 뿔소라 조형물이다. 방파제 위에 사람보다 큰 크기로 만들어졌다.

3.jpg

연홍미술관 앞바다에 설치된 생선 조형물. [프리랜서 장정필]



선착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원래 하나는 파란색, 다른 하나는 누런빛이 도는 흰색이었는데 주변 경관과 더욱 어우러져 관광객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모두 흰색 페인트를 칠했다”고 말했다. 뿔소라 옆에도 자전거를 타거나 바람개비를 들고 뛰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이 줄줄이 세워져 있다. 작은 섬마을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예술 작품들이다.
선착장 삼거리에서 마을회관으로 가기 위해 왼쪽으로 향하면 길을 따라 늘어선 주택 담벼락에도 예술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벽화·사진 등이다. ‘연홍 사진박물관’이라는 제목이 붙은 담장 속 작품에는 섬 주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주민들의 출생·졸업·결혼·여행 등 특별한 순간을 담은 사진 수백 장이 널찍한 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처음에는 자신의 사진이 담기는 것을 꺼렸던 주민들은 작품이 완성되자 “사진을 낼 걸 그랬다”며 아쉬워 했다고 한다. 연홍도에는 51가구 82명의 주민이 모여 산다.

4.jpg

연홍도 인근 섬 거금도 출신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가 그려진 벽화. [프리랜서 장정필]



마을로 진입하면 본격적으로 담장 벽화가 펼쳐진다. 소재는 꽃과 나무, 소꿉놀이 하는 아이들, 동화 속 주인공 등 다양하다. 고흥 거금도 출신 프로레슬러인 고(故) 김일(1929~2006) 선수, 부친이 고흥 점암면에서 태어난 전 축구 선수 박지성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동요 가사가 적힌 나무 액자나 생선 모양 조형물을 담에 붙여 놓은 주택도 있다. 노인들의 사랑방인 연홍복지회관 담벽에는 색색의 동그란 조형물이 매달려 있다. 어촌에서 쓰는 플라스틱 부표에 색을 입힌 작품이다. 길바닥 맨홀 뚜껑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마을을 가로질러 10여 분을 걷다보면 선착장 맞은편 바다와 함께 미술관이 나타난다. 미술관 입구에는 원래 이곳이 어떤 장소였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오래된 동상 하나가 나온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이순신장군상이다. 연홍미술관 건물은 원래 학교였다. 1998년 폐교된 연홍분교장을 리모델링해 전국 유일의 섬 속 미술관으로 꾸몄다. 정식 명칭은 ‘섬 in 섬 연홍미술관’이다. 화가인 선호남(56) 관장이 부인과 함께 운영한다. 서양화 등 120여 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5.jpg

연홍도를 찾아와 벽화를 둘러보는관광객들.[프리랜서 장정필]



홍도에는 규모는 작지만 해변도 있다. 연홍미술관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펼쳐진 100m 길이의 백사장이다. 그 끝에도 예술 작품이 있다. 폐가에 페인트칠을 해 만든 작품이다. 지난해 11월 연홍도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든다는 소식을 들은 프랑스 출신 작가가 섬에 찾아와 약 일주일간 머무르며 작업했다고 한다. 낡은 건물과 일부가 무너져내린 담벼락을 손보지 않은 채 그대로 작업한 점이 인상적이다.
고흥 거금도와 완도 금당도 사이의 섬 연홍도에서는 특별한 볼거리도 구경할 수 있다. 연홍미술관 앞에 서면 보이는 금당도 해안절벽으로 금당 8경 가운데 하나인 병풍바위다. 미술관 바로 앞 바닷속에는 생선 모양의 대형 철제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바닷물이 가득 차면 조형물의 아래쪽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다.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이색 예술 작품이다.


6.jpg
방파제 위에 세워진 사람 형태의 조형물. [프리랜서 장정필]


연홍도에는 3개 산책 코스도 조성돼 있거나 만들고 있다. 선착장 도착 후 교회를 거쳐 미술관에 들렀다가 마을회관을 가운데 두고 돌아오는 약 1.16㎞ 길이의 ‘연홍도 골목길 코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향해 섬의 한쪽 끝을 돌아 마을회관 쪽으로 오는 1.76㎞ 길이의 ‘아르끝 숲길 코스’, 반대쪽 끝에 다녀오는 940m 길이의 ‘좀바끝 코스’ 등이다. ‘아르’는 ‘아래’라는 단어에서, ‘좀바’는 붉은빛을 띤 생선 쏨뱅이를 주민들이 일컫는 의미의 ‘좀뱅이’에서 따온 것이다.
연홍도에는 아직 식당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다만 관광객들을 위해 부녀회가 마을회관에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오전에 연홍도에 들어온 관광객은 마을회관에 들러 미리 예약하면 점심식사가 가능하다. 미역과 다시마 등 특산물 반찬이 포함된 집밥을 맛볼 수 있다. 연홍미술관에 딸린 방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섬을 찾기 전 선 관장에게 예약하는 것이 좋다.


7.jpg

연홍미술관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2015년 시작된 연홍도 예술섬 조성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음달 8일 연홍도를 알리기 위한 ‘섬 여는 날’ 행사도 치러진다. 관광객들을 위한 펜션 5개 동도 올해 안에 설치된다. 이에 따라 현재 미역·다시마 양식, 밭일 등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주민들의 삶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민 40여 명으로 꾸려진 ‘섬 in 섬 연홍도 협동조합’ 측은 펜션 운영, 특산품 갓김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8.jpg

프랑스 작가가 작업한 폐건물. [프리랜서 장정필]



연홍도를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거치는 한센인들의 보금자리 소록도는 고흥에 왔다면 꼭 함께 들러야 할 곳이다. 개원 101년이 된 소록도병원에는 한센인들이 피와 눈물로 가꾼 아름다운 조경의 중앙공원, 일제의 인권침해 현장인 감금실 등이 보존돼 있다. 지난해에는 한센병박물관도 문을 열었다. 문화·인권·역사·생태가 어우러진 섬이다.

9.jpg

연홍복지회관 담벼락. [프리랜서 장정필]



김길곤(66) 연홍도 가고 싶은 섬 추진위원장은 “조용한 섬이 조금씩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며 “소박한 멋이 있는 섬으로 가꿔 가겠다”고 말했다.



■[S BOX] 2165개 섬 몰린 전남도, 멍 때리기 좋은 곳 등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전남 완도군은 최근 ‘생일도의 멍 때리기 좋은 곳’ 3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섬 내 너덜겅(돌숲), 용출갯돌밭, 구실잣밤나무숲이다.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 욕구에 맞춰 신선한 공기를 내뿜고 풍광이 뛰어난 3곳에 공사 등 별다른 작업을 하지 않고 의미만 부여한 것이다. ‘섬의 재발견’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남도의 섬이 재조명 받고 있다. 그동안 식당·숙박시설 등이 부족해 다른 지역의 섬들에 비해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지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오염되지 않은 섬을 찾으려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다.

전국에는 11개 시·도에 3355개의 섬이 있다. 이 가운데 약 65%인 2165개(유인도 279개, 무인도 1886개)가 전남 지역에 밀집해 있다. 전남도가 지난해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76%가 “전남의 섬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섬의 원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한 채 테마별로 각종 체험형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해산물이 들어간 음식 메뉴를 개발하는 등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 전남도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추진하는 장기 프로젝트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의 일환이다.

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드는 고흥 연홍도를 비롯해 여수시 낭도·손죽도, 강진군 가우도, 완도군 소안도, 진도군 관매도, 신안군 반월도·박지도, 보성군 장도, 완도군 생일도, 신안군 기점도·소악도 등이 이 사업을 통해 가꿔지고 있는, 불편하지만 가 볼 만한 남도의 섬이다. 」


[중앙일보] 입력 2017.03.18 01:00

연홍도=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현장 속으로] 담장·폐교에 작품 널렸군요, 예술섬으로 변한 연홍도 http://news.joins.com/article/21381551

?

언론 고향 소식

언론에 비친 고흥군 관련 소식을 전합니다.

  1. [연합뉴스TV] 섬 전체가 미술관…'한국의 나오시마' 연홍도

    섬 전체가 미술관…'한국의 나오시마' 연홍도     [앵커]  전남 남해안에는 하늘에 날리는 '연'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연홍도라는 작은 섬이 있습니다.  연홍도는 아름다운 이름만큼이나 최근 섬 전체가 예술 작품으로 채워져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탈바꿈...
    Date2017.10.19 By월품 Views246
    Read More
  2. 멸종위기 민물고기, 좀수수치는 어떻게 한국에서만 살게 됐을까?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전 세계 국가 중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으로 국내에서 조차 점점 발견하기 어려워진 민물고기 좀수수치 30여 마리가 지난 15일 전라남도 고흥에서 발견됐다.   얼굴까지 퍼진 짙은 흙갈색의 반점들이 인상적인 미꾸리과...
    Date2017.10.19 By월품 Views148
    Read More
  3. ‘2TV 생생정보’ 거금도 관광 코스 소개...생태숲부터 적대봉까지

    22일 방송된 KBS ‘2TV 생생정보’의 ‘탐나는 도(島)다’에서는 전남 고흥군 거금도 이곳 저곳이 소개됐다. 제2의 제주도로 불리기도 하는 거금도에는 거금도 익금해수욕장부터 거금도 둘레길 코스, 거금 생태숲 등이 있었다. 생태숲은 ...
    Date2017.09.25 By월품 Views397
    Read More
  4. ‘고흥 장어거리’ 남도음식거리 대상지 최종 선정

    고흥군은 ‘고흥 장어거리’가 전라남도가 주관한 2017년 남도음식거리 공모사업 대상지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남도음식거리 조성은 KTX 호남선 개통 등으로 국내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경쟁력을 갖춘 남도음식을 특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2...
    Date2017.09.09 By운영자 Views299
    Read More
  5. 익산국토청, 고흥 거금대교서 화재대응 훈련 실시

    [이뉴스투데이 광주전남취재본부 송덕만 기자]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7일 오후 전남 고흥 국도 27호선 거금대교에서 ‘특수교량’ 화재사고 대응훈련’을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실시했다. 7일 오후 국도 27호선 전남 고흥 거금대교에서 특수교...
    Date2017.09.09 By운영자 Views107
    Read More
  6. [NSPTV]고흥군, 가고 싶은 섬 연홍도 다목적 도선 취항식

    (전남=NSP통신) 이영춘 기자 = 정재나 기자 : 섬전체가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고흥관광 2천만 시대의 대표 관광지인 연홍도 다목적 도선 취항식을 가졌습니다. 가고싶은 섬 연홍도에서 박병종 군수를 비롯해 지역 기관단체장과 연홍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
    Date2017.09.09 By맛도 Views207
    Read More
  7. 한국 최초의 ‘예술섬’ 연홍도와 ‘사슴섬’ 소록도

    한국 최초의 ‘예술섬’ 연홍도와 ‘사슴섬’ 소록도 2017년 7월 섬학교 미술관이 있는 섬, 섬 곳곳에 조개껍질과 부표, 로프, 폐목들을 활용한 정크 아트 부조 작품 등 60여 점의 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여행자들을 반기는 섬. 지난 4월에 ...
    Date2017.06.09 By운영자 Views380
    Read More
  8. 예술의 섬 연홍도, 개장 앞두고 주민들 자발적 나무심기

    섬마을 자금으로 동백·철쭉 등 4150주 심어…내달 13일 개장 전남 고흥군이 연홍도 주민 60여명이 섬 지역 산책로 일원에 동백나무 150주, 철쭉나무 4000주 등을 심었다. [아시아경제 최경필 기자]내달 정식 ‘가고 싶은 섬’ 개장을 앞두고 있는 고흥 연홍도 섬...
    Date2017.04.19 By운영자 Views107
    Read More
  9. [현장 속으로] 담장·폐교에 작품 널렸군요, 예술섬으로 변한 연홍도

    51가구 82명 거주 섬 전체가 미술관 전국 섬 중에 유일한 미술관 꾸며 바다에도 생선 모양 철제 조형물 담벼락에 다양한 그림, 주민들 사진 프랑스 작가가 찾아와 작업해주고 거금도 출신 김일의 박치기 모습도 다음달 8일 '섬 여는 날' 홍보 행사 식당·펜션 ...
    Date2017.04.19 By운영자 Views172
    Read More
  10. 고흥 거금도 정규 야구장 개장1

    고흥군,프로레슬러 故 김일 고향 거금도에 ‘정규야구장 개장’인조잔디구장 2개소.. 서울 잠실야구장과 동급 규모, 동계전지훈련 메카 발돋움 기대 - 전남 고흥군은 지난 20일 프로레슬러 故 김일 고향인 금산면(거금도)에 지역 최초의 정규야구장 규모인 ‘고...
    Date2016.11.30 By월품 Views87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