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로도 하반마을 일출발길 닿는 곳마다 청정해역
다도해 해상국립공원·나로도 해수욕장 등 관광자원 고흥 전역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체류·체험형 관광지로
고흥 우주항공센터는 세계적 관광명소로써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어느 곳에서도 청정해역에 접근이 가능하며 기존의 관광자원을 중심으로 별도의 관광명소를 새롭게 조성한다면 일본의 종자도, 미국의 케네디우주센터에 뒤지지 않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고흥은 예로부터 순박한 민심과 풍요로운 특산물을 함께 갖춘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21세기 우주 항공의 메카 고흥이 세계적 관광단지가 되기 위해서는 주변 청정해역 등 기존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명소를 얼마나 조화롭게 조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하겠다. 먼저 우주센터가 자리할 고흥의 관광명소를 6개 권역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팔영산과 남열해수욕장

해발 608m인 팔영산은 고흥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서 8개의 봉우리로 형성돼 있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해상국립공원인 다도해의 절경과 함께 고흥군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8개 봉우리가 다 빼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7봉인 칠성봉, 1봉인 유영봉, 3봉인 생황봉의 기암괴석은 남해안의 금강산이라 불리울 정도다.
팔영산 아래의 울창한 숲속에 위치한 지방 유형문화재 제95호 능가사가 있다. 신라 눌지왕 3년(420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 임진왜란때 전소한 것을 인조 22년(1644) 정현대사가 지금의 위치에 증건, 능가사라 명명했다. 팔영산을 벗어나 영남면 우천리 해변가에 용바위가 있다.
용이 승천할 때 남긴 발자국과 수백명이 모일 수 있는 계단식 바위, 천혜의 낚시터가 있다. 용바위에서 1km쯤 떨어진 곳에 은빛 모래가 고운 남열해수욕장이 있다. 남해의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어서 이른 아침에 일출을 볼 수 있고 모래밭과 200년생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룬다.
다도해 국립공원과 나로도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고흥에는 무인도 19곳, 유인도 152곳이 있다. 크고작은 섬마다 희귀한 수목과 깎아세운듯한 기암절벽이 천혜의 절경을 이뤄 다도해 국립해상공원으로 보호되고 있다. 섬이었던 나로도는 포두면과 내나로도를 연결하는 380m의 연륙교와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잇는 450m의 연도교가 개통되어 연륙·연도교 자체가 관광상품이며 이들 교량의 가설로 국내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나로도 섬 속에 두 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100m를 들어가도 한길이 못되는 완만한 경사의 백사장과 350년이 넘은 300여그루의 노송이 버티고 있는 나로도해수욕장과 500여 그루의 송림과 파도와 바람이 조각해 놓은 기암괴석, 드넓은 백사장 등을 갖춘 덕흥해수욕장이 그것이다. 해안경관이 수려하며 물이 맑고 경사가 완만한 것이 특징.
근처의 봉래산 정상(해발 391m)에는 봉화대가 있고 주변에는 남해안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80여년생 편백림이 펼쳐져 있는데 일제때 일본사람들이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자연휴양림으로 이용되고 있다.
외나로도에서 연륙교를 건너 해안길을 따라 10여km를 달려 도화면 발포리에서 10여분쯤 들어가면 충무사가 있다. 임진왜란때 불세출의 전공을 세우고도 모함을 받아 이곳에서 파면된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고 한다. 충무사 주변에 발포 만호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전라좌수영 산하 5관 5포중 1포이며 수군 만호가 다스린 진성으로서 조선 성종 21년(1490년) 축성됐다. 주변의 길이가 420m이고 동서남북에 4대문과 동헌 객사가 있었으나 지금은 성곽 일부만 남아 있다.
고개를 들면 동백나무 등 상록수림 위로 하얀 꽃들이 무성하다. 백로와 왜가리들이다. 발포리 동령산에는 해마다 백로와 왜가리 1000여마리가 찾아들고 있다. 지방기념물 제33호로 지정, 학생들의 자연 학습장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천등산과 금탑사

금탑사를 에워싸고 있는 천연기념물 239호 비자나무 숲에 들어서면 그 장엄함에 절로 숙연해진다. 3만9000평의 숲에 3313그루의 비자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유자골과 고흥만 방조제

도덕면 풍류까지 2차선 방조제는 확 트인 득량만 바다를 바라보면서 드라이브를 즐길수 있는 최적의 코스다. 곳곳에 태공들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다. 방조제를 지나 3km쯤 달려가면 두원면 대전리에 소재한 대전해수욕장이 있다. 은빛 백사장과 100년생 소나무 200여그루가 자생하는 소나무 숲은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지금은 한산하다.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바다장어 구이는 흔히 맛볼 수 없는 별미로 정평이 나 있다. 사람들의 인적이 끊긴 겨울 백사장에서 숯불위에 바다장어를 구우며 불로주 한잔을 곁들이면 부러울 게 없다. 다음코스로 가기 위해서는 고흥읍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무난하다.
녹동항과 거금도

싱싱한 활어를 직접 골라 먹을 수 있는 활선어 위판장도 발길을 붙잡는다. 항구의 해안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지방기념물 제128호인 쌍충사가 있다. 왜적과 싸우다 전사한 정운 장군을 모신 곳이다. 녹동항에서 8km떨어진 거금도 금산까지 철선에 몸을 실었다.
거금도에 솟아오른 적대봉은 마치 바다에 떠있는 고래등을 연상케 했다. 592m의 적대봉은 북쪽으로 천등산과 마복산, 서쪽으로는 장흥의 천관산을 마주하고 있다. 펑퍼짐한 산세와는 달리 전망이 아주 좋다.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완도, 남쪽으로 거문도, 동쪽으로는 여수 일원의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주 맑은 날이면 제주도도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적대봉 정상에는 조선시대때 만든 봉수대가 그대로 남아있다.
적대봉을 내려와 섬 남쪽의 오천리 몽돌 해안을 끝으로 금산면의 명소를 대충 살피는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 적대봉에서 본 외나로도 우주센터와 녹동항, 소록도 중앙공원이 삼각형을 이룬다. 천혜의 해상 관광지인 이곳에 앞으로 해양스포츠관광단지를 조성하고 녹동에서 소록도, 거금도간 연륙교가 건설되면 우주항공센터의 체험과 더불어 세계적 관광지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록도

일제 말기 수많은 환자들이 박해당하고 죽어갔던 혹독한 형벌장과 감금실이 옛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역사의 산 교육장이 되고 있다. 소록도 해변에 펼쳐진 해수욕장과 주변의 상록수림은 해양 자원의 보고다.
수도암은 1600여년 전 운암산 중턱에 자리잡은 고흥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었지만 낡아 최근 신축했다. 중산지석묘군, 동강의 덕암 지석묘군이 고흥에서 집단으로 발굴됐는데 그 규모는 104군 1505기나 된다. 모두 남북방향으로 위치한 타원형이다.
고흥군은 `굴뚝산업'이 단 하나도 없으며,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고 있다고 주민 정시호(40)씨는 말했다. 이렇게 보면 고흥은 그야말로 낙원과도 같은 곳이다. 고흥 우주항공센터를 축으로 남해안 관광벨트로 조성시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고흥군 전역을 생태공원화해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류·체험형 관광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고흥=문호준기자 mhjun1024@laborw.com / 고흥=김화진기자 khj24@laborw.com
입력시각 2003/01/27 0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