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중에 찾은 반가운 글입니다..3월 26일자(많이 늦었죠^^;)디지털 호남매일에 실린 내용입니다..어서빨리 책을 사서 글을 올려놓을까 합니다....
황란씨(45·사진)는 주부 詩人이다.
그녀가 쓴 시 3편과 수필 1편이 다박솔문학동인 1집에 실렸다.
그녀는 “아직은 덜 다듬어졌다”는 말로 겸손해 했지만 그녀의 수필 ‘봉덕각시를 아십니까’가 동인집의 제목으로 쓰였으니 녹록치 않은 실력이다.
황씨는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에서 태어났다. 45년여를 그곳에서 보냈으니 ‘섬사람’이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그래서일까. 그녀의 내면에는 항상 거금도가 놓여 있다.
그녀가 쓴 시에는 거금도의 바다와 거금도의 사람들이 주로 그려져 있다. 「옆집아재 흥얼거리는 노래에 마늘양파 북치고 햇살 가득한 들녘 쑥 뜯는 아낙네들 여유로운 모습 봄비에 묻어 온다.」(거금도를 그리며 中). 「때로는 차분하고 숨가쁘게 몰려와도 고래등같은 마음으로 쓸어주고 조용하게 보듬어 안은 너를 본다.」(바다 中) 거금도에 대한 그녀의 그리움은 예견됐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9월 남편을 따라 광주로 올라온 이후 그녀는 한동안 바깥출입을 못했다. 2달여 동안 감기와 급성 축농증으로 고생하며 회색빛 콘크리트에 둘러쌓인 도시에 적응해야만 했다.
이후 그녀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자 서구문화원 문예창작반에 들어갔다. 그녀의 습작 주제는 당연히 거금도였다.
드넓은 바다와 텃밭을 일구는 순박한 사람들,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김을 생산하는 어부들은 자연스레 그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시에는 진막금이, 연목금이, 오천, 용섬, 청석리 등 거금도의 곳곳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있다.
그녀는 지금 시 창작뿐만 아니라 도예와 서예, 다도, 문인화도 배우고 있다. 속된 표현으로 ‘먹고 살만하니까 취미로 배우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섬사람들과 이런 것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하나 덧붙인다면 못 배운 고향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소박한 바람 때문이다.
/김성후 기자 albatross@honammaeil.co.kr
2002. 03.26. 09:53 입력
발췌:
호남매일 http://www.honammaeil.co.kr/searchview.php3?no=19165
거금도를 그리며
옆집 아재 흥얼거리는 노래에
마늘 양파 북치고 햇살 가득한 들녁
쑥 뜯는 아낙네들 여유로운 모습 봄비에 묻어온다.
집 떠나 가로등불, 흑인 이빨 같은 광주땅
보통사람 잘난사람 탁한 숨 몰아쉬며
넉넉한 웃음 보내오지만
매일 밤 나는 적대봉 보듬어 안고
수평선 가까이 너울거리는등대의 꿈을 꾼다.
/황 란 시인

황란씨(45·사진)는 주부 詩人이다.
그녀가 쓴 시 3편과 수필 1편이 다박솔문학동인 1집에 실렸다.
그녀는 “아직은 덜 다듬어졌다”는 말로 겸손해 했지만 그녀의 수필 ‘봉덕각시를 아십니까’가 동인집의 제목으로 쓰였으니 녹록치 않은 실력이다.
황씨는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에서 태어났다. 45년여를 그곳에서 보냈으니 ‘섬사람’이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그래서일까. 그녀의 내면에는 항상 거금도가 놓여 있다.
그녀가 쓴 시에는 거금도의 바다와 거금도의 사람들이 주로 그려져 있다. 「옆집아재 흥얼거리는 노래에 마늘양파 북치고 햇살 가득한 들녘 쑥 뜯는 아낙네들 여유로운 모습 봄비에 묻어 온다.」(거금도를 그리며 中). 「때로는 차분하고 숨가쁘게 몰려와도 고래등같은 마음으로 쓸어주고 조용하게 보듬어 안은 너를 본다.」(바다 中) 거금도에 대한 그녀의 그리움은 예견됐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9월 남편을 따라 광주로 올라온 이후 그녀는 한동안 바깥출입을 못했다. 2달여 동안 감기와 급성 축농증으로 고생하며 회색빛 콘크리트에 둘러쌓인 도시에 적응해야만 했다.
이후 그녀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자 서구문화원 문예창작반에 들어갔다. 그녀의 습작 주제는 당연히 거금도였다.
드넓은 바다와 텃밭을 일구는 순박한 사람들,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김을 생산하는 어부들은 자연스레 그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시에는 진막금이, 연목금이, 오천, 용섬, 청석리 등 거금도의 곳곳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있다.
그녀는 지금 시 창작뿐만 아니라 도예와 서예, 다도, 문인화도 배우고 있다. 속된 표현으로 ‘먹고 살만하니까 취미로 배우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섬사람들과 이런 것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하나 덧붙인다면 못 배운 고향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소박한 바람 때문이다.
/김성후 기자 albatross@honammaeil.co.kr
2002. 03.26. 09:53 입력
발췌:
호남매일 http://www.honammaeil.co.kr/searchview.php3?no=19165
거금도를 그리며
옆집 아재 흥얼거리는 노래에
마늘 양파 북치고 햇살 가득한 들녁
쑥 뜯는 아낙네들 여유로운 모습 봄비에 묻어온다.
집 떠나 가로등불, 흑인 이빨 같은 광주땅
보통사람 잘난사람 탁한 숨 몰아쉬며
넉넉한 웃음 보내오지만
매일 밤 나는 적대봉 보듬어 안고
수평선 가까이 너울거리는등대의 꿈을 꾼다.
/황 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