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월이 오고
전남진
다시 오월이 오고
꽃 피고 새 울어
사람 사는 세상에 봄이 왔지만
오월에 떠난 당신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당신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하루만 또 지나갑니다
내 분노와
내 슬픔과
내 애통함과
내 그리움을 모두 다 보태도
당신은 이제 돌아오지 않습니다
기다림 없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일이나
내 사랑은
지난 오월 당신이 영원처럼 섰던 그 자리에 함께 서는 것입니다
내 시간은 당신이 섰던 그 바위 위에서 멈추고
그 때 멈춘 그 새벽은 아직도 아침을 맞지 못했습니다
새벽 찬 바람 속에는 새로운 아침도 준비되어 있고
새로운 날도 준비되어 있지만
나는 여전히 당신이 멈춘 시간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느낍니다
당신의 육신은 그곳에서 멈추었지만
당신의 마음은 그곳에서 날아올랐다는 것을
그 마음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천 개의 아침이 되어
천 개의 봄이 되어
천 개의 꽃이 되어
천 개의 빗방울이 되어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들의 땅 위로 불어오고 있다는 것을
그리운 이여
당신의 마음이 불어오는 이곳에서
살아남은 자의 이름으로 당신을 부릅니다
멈추지 않는 그리움으로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리운 이여
그리운 이여
다시 바람이 되어 오시는 이여.
http://pds11.egloos.com/pds/200905/30/21/green_roh.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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