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섬마을 삼남매의 푸른 꿈
□ 방송일시 : 2010년 9월 30일 (목) 11:30~12:20 KBS 1TV
□ 프로듀서 : 성수일
□ 제작연출 : 타임프로덕션/ 연출: 권성훈 / 글. 구성: 김수진
반년 전, 삼남매는 섬에 남겨졌다.
아빠는 어깨의 피부 이식수술 때문에,
엄마는 아빠의 간호를 위해 뭍으로 떠났다.
삼남매에게 엄마, 아빠의 빈자리는 커져만가고...
고입을 앞둔 민주는 자신의 꿈을 접을 결심을 하는데...
멸치배도 타고, 호롱질도 잘하는 늠름한 뱃사람이었던 아빠, 덕용씨(43)는 6년 전 심근경색이라는 병을 얻었다. 설상가상 독한 약 때문에 어깨쪽 살이 곪아들어가 수술을 받으러 뭍에 있는 큰 병원으로 떠나야했다. 수술 뒷바라지를 하느라 엄마, 수자씨(40)도 섬을 떠난 지 5개월- 네 번이나 이식수술을 받았지만 경과는 좋지 않다.
섬마을에 남겨진 민주(16), 현주(15), 석주(11) 삼남매... 서로를 의지하며 꿋꿋하게 살아보지만, 엄마, 아빠의 빈자리는 커져만 간다. 어린 석주는 매일 아빠를 만나러 갈 수 있는 전용비행기가 소원- 든든한 맏언니 역을 해내던 민주마저 요즘 고민에 빠졌다. 두 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베개를 책상 삼아 열심히 공부하는 민주의 꿈은 선생님- 그런데 자꾸만 꿈이 멀어져 가는 것만 같다. 어려운 집안사정을 뻔히 아는데, 큰 딸은 살림 밑천이라는데...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해 취직을 하면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조언... 아픈 아빠, 힘겨운 엄마에게 고민조차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는 민주는, 과연 계속 꿈을 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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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마을 흙집에 남겨진 삼남매
섬마을 낡은 흙집... 두 평 남짓한 작은 방에 민주(16), 현주(15), 석주(11) 삼남매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산다. 책상 놓을 공간조차 없는 방, 민주와 현주는 베개를 책상 삼아 공부를 하고, 막내 석주는 마당 한 켠 문도 없는 화장실에 앉아 차가운 물로 목욕을 한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삼남매의 표정은 언제나 맑음- 그런데 고입을 앞둔 맏이 민주의 얼굴엔 요즘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어릴 때부터 선생님의 꿈을 키워왔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진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장학금을 주는 실업고등학교를 가야할까... 부모님께 이 고민을 털어놓아도 될까...
#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고픈 엄마 아빠의 사투
삼남매의 아빠 덕용씨(43)는, 5개월 전 어깨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심근경색 치료를 위해 6년 째 먹고있는 약의 부작용으로 어깨뼈 근처까지 살이 곪고 있다는 것- 허벅지 살을 떼어내 네 번의 이식수술을 했지만, 경과가 좋지 않다.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가는 병원생활, 늘어가는 병원비에 생활비까지 책임져야하는 엄마, 수자씨(40)는 병원 근처 식당을 찾아다니며 시간제 일을 한다. 한두시간 일에 5천원 남짓 벌이지만, 전화가 오면 반갑게 달려나가는 수자씨- 그런 아내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뿐인 아빠는 고통을 참으며 재활의 의지를 다진다.
# 엄마는 딸에게, 딸은 엄마에게 미안하다
민주는 언제부턴가 엄마의 지갑이 텅 비어간다는 것을, 병간호로 지친 엄마가 쪽잠을 자가며 식당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내 형편에 대학을 갈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섬 안의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로를 결심한 민주- 한달 만에 섬을 찾은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진로 문제를 꺼내놓는다. 어린 딸이 돈 때문에 꿈을 접는 건 아닐까, 엄마는 가슴이 무너지고, 말도 못하고 혼자 앓았을 딸을 다독인다.
# 다시 꿈을 꾼다
늦은 저녁, 큰 딸 민주는 막내 석주를 앉혀놓고 수업중이다. 배구를 시작하면서 공부는 뒷전인 것 같아 걱정인데, 석주는 바닷일이나 하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친구들에게 문제집을 빌려야하고, 또래들처럼 꿈꿀 수 없는 아픔을 동생들은 겪지 않길 바라는 민주의 마음... 민주는, 빨리 어른이 돼서 집도 고치고 동생 학비도 내주고 싶다. 추석을 앞둔 주말, 유독 아빠를 그리는 석주를 위해 민주는 아빠를 만나러 가자는 제안을 한다. 용돈으로 여비를 마련해 아빠가 좋아하는 떡도 사고 쥐포도 샀다. 드디어 한 달 만에 아빠를 만난 순간, 석주는 아빠 병은 1분 만에 나을 거라고, 행복한 주문을 걸어본다. 섬마을 삼남매는 엄마, 아빠의 곁에서 다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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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도 무너지고 집은 폐가처럼 보여서 사람들이 살지 않은가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도울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작은 손길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겟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