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차갑다
새벽녘 공기가
추스리는 어깨 너머로
가을이 익어간다
전어 굽는 냄새
물들어 가는 노란 땡감
이쁘게 물들어 가는 잎파리들
모두 힘을 모아 가을을 만들어 간다
언덕베기 억새풀
자릴잡고 흔들거리며
못생긴 자태를 지만 알지 못하고
지치고 병든 사람들 쉼 없이 유혹한다
고개 너머에서 찬바람이
금방이라도 불어올텐데
아랫목 군불을 지필 장작도 없고
불쏘시개 마져도 준비된게 하나 없다
가을은 성큼 성큼 발 내딛고
우리곁에 가만히 그렇게 다가서는데
따스한 온기는 사라지고
시린 냉기만 온 몸을 감싸고 있다
친구는 저 멀리서 신음을 내뱉고
나는 또 귀를 틀어막고 버둥거린다
그래도 가을 하늘엔 무심한듯 떠있는 둥근달이
의미 모를 미소로 우릴 또 그렇게 위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