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이 부르는 소리
윤솔아
꺼져가는 등잔에 불꽃이 없고
헤진 가죽옷에 온기가 없으면
검소함이 아니라 궁상에 가깝다고 하는 말이
요즈음 추운날씨에
따스한 온기 생각하면서
지천명의 나이가
꺼져가는 등잔불의
기름이 되고파 하고
헤진가죽옷의
바늘이 되고파 지는
마음이 들고 있네
뒤돌아 보면
텅 빈 시간
헤진 옷을 입고
평행선처럼 누워있는 것은
나의 지난 삶의 고백이고
철없이 물들어 버린 불혹의 끝은
벗들을 그리워 한다
그날 그날에 얼굴 한번 보자
동창이 부르는 소리에
새로운 쉰낙관을 함께 찍어보자.
2013. 12.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