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 화 - 방망이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방이는
빨래를 하는 빨래방망이도 아니요 다듬이질을 하는 다듬이방망이도 아닌,
‘금 나와라, 똑딱!’하면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똑딱!’하면 은이 나오는
도깨비방망이도 아니며, 남자의 그것(?) 비슷한 야구방망이도 아닌
좀 신기한 방망이다.
(신기하다는 것은 나도 이번에야 방망이라는 단어에 이런 뜻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뜻이다)
나는 메모하기를 즐긴다.
초등학교시절에 검사한 IQ가 두 자리 숫자에 불과한 나(아이고, 두야!)로서는
기억력에 한계가 있어 뭐든지 생각나면 그때그때 메모를 해 둔다.
메모장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는 담배 갑과 손바닥, 심지어는 화장지까지도
메모지 역할을 해야 한다.(단 지폐는 사용하지 않은 것이 나의 철칙이다)
휴대전화기를 이용하면 좋았을 터인데 작년까지만 해도 글자판이 작은 휴대전화기로는
글씨가 잘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글자판을 누르면 두 개가 한꺼번에 눌러져
이도 저도 아닌 엉터리가 되어버려 메시지 보내는 것을 포기해 버렸었다.
그게 안타까웠는지 작년에 딸랑구가 전화기를 교체하여 주어
이제는 마음대로 메시지를 보내곤 하지만
그로 인하여 15년 동안 한 번도 바꾸지 않고 사용한 번호가 바뀌었으니
그것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대가였다.
작년 00자격시험 시험장에 가면서 소위 말하는 커닝 페이퍼를 2장 준비했었다.
100여 개의 주제 중 4개의 주제가 출제되는 시험에 2개의 주제를 정리한 것이다.
물론 내가 준비한 커닝 페이퍼의 주제들이 시험에 출제되리라는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파트라고 강조되는 부분들이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것들을 가장 적은 용량에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 그 자체가 공부인 셈이다.
이번에 우리말을 정리하다가 아래와 같은 방망이의 사전적 풀이를 발견했던 순간의 짜릿함이란!
방망이 - ①어떤 일에 대하여 필요하고 참고가 될 만한 사항을 간추려 적은 책. ②시험을 치를 때에
부정행위를 하기 위하여 글씨를 잘게 쓴 작은 종이쪽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
우째 이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