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 팔영산
『전라남도 고흥군 점암면에 있는 도립공원.
높이 608m, 총 면적은 9.881㎢이다. 1998년 7월 30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고흥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중앙의 성주봉(聖主峯)을 비롯해 유영봉(幼影峯)·팔응봉(八應峯)·월출봉(月出峯)·천주봉(天主峯) 등 8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세가 험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정상에 오르면 멀리 대마도까지 볼 수 있고,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이 일품이다.
팔영산의 본디 이름은 팔전산(八顚山)이었다. 중국 위왕의 세숫물에 8개의 봉우리가 비쳐 그 산세를 중국에까지 떨쳤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부터 팔영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예전에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를 비롯하여 경관이 빼어난 신선대와 강산폭포 등 명소가 많다. 남동쪽 능선 계곡에 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되어 있다.
북서쪽 기슭에 있는 능가사는 1천 5백여 년 전 아도(阿道)가 세워 처음엔 보현사라 했던 것을 정현이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하여 능가사라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능가사에는 13세기 말에 조각했다는 사천왕상과 범종(전남유형문화재 69), 그리고 능가사적비(전남유형문화재 70)가 있다. 능가사 주변에는 용의 눈이 아홉 개 들어 있다는 구룡정이 있다.』
이상은 팔영산에 대한 두산백과사전 인터넷 검색 내용이다.
그런데 위 내용에 쓰여 있는 봉우리의 이름과 내가 그 산에 올라가 각 봉우리마다 세워진 표지석에 쓰여진 이름을 직접 메모해 온 산행일지와의 이름이 많이 다르다.
그 산행일지에 의하면 2003. 12. 6.(토요일) 12시 20분에 순천 처남 부부와 함께 능가사를 출발하여 마당바위(일명 흔들바위) → 무명봉 → 제1봉(수영봉) → 제2봉(성주봉) → 제3봉(생황봉) → 제4봉(사자봉) → 제5봉(오로봉) → 제6봉(두류봉) → 제7봉(칠성봉) → 제8봉(적취봉) → 탑대를 거쳐 15시 55분에 다시 능가사로 내려 왔다고 되어 있는데 말이다.
팔영산을 두 번째로 올랐던 그 때는 전라남도에서 이름께나 있는 산들을 모두 섭렵해 보고자 주말이면 거르지 않고 집사람과 함께 산을 찾았는지라 조금은 산행에 자신도 있었는데, 제1봉인지 제2봉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한 봉을 오르면서 식은땀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산행일지에는 1봉과 2봉은 아슬아슬하다고만 적혀 있다)
팔영산을 올라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봉의 초입에 ‘노약자와 여자는 돌아가시오!’ 라는 푯말이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벼랑을 오르기로 했는데, 아뿔싸! 높이가 1.5m 정도인 절벽을 곧 꺾이거나 뽑힐 것 같이 흔들거리는 가느다란 나무를 잡고 그 힘을 이용하여 올라야 하는 곳이 있었다. 겨울이면서 응달진 곳이라 길은 얼어 있어 미끄럽고, 그 나무를 잡고 오르자니 나무가 뽑혀 버릴 것만 같아 밑을 내려다보니 수 십 미터의 낭떠러지다. 그렇다고 앞장 선 사람들은 다 올랐는데 나만 오르지 않을 수도 없고.
결국은 나도 그 위험한 곡예를 하면서 올라갔지만 언젠가는 누군가가 그곳을 오르다가 사고를 당할 것만 같은 예감이 지금까지도 나의 뇌리에 남아 있다.
이렇게 산을 오르다 보면 겨우겨우 등을 대고 돌아가거나 바위 등을 안고 어렵게 돌아가는 험한 길을 만나게 되는데 젊었을 때는 그런 바위산을 타는 것이 스릴이 있어 재미있었으나 이제는 나이 먹어 육신이 뻣뻣해지니 바위산은 언감생심, 땀만 흘릴 수 있는 육산이 훨씬 좋은 것 같다.
안돌이 - 험한 벼랑길에서 바위 같은 것을 안고 겨우 돌아가게 된 곳.
지돌이 - 험한 산길에서 바위 같은 것에 등을 대고 겨우 돌아가게 된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