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 물황태수
우리가 어렸을 때,
진몰(우리 쇠머리의 작은 마을)에 ‘물황태수’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어른들이 그 사람을 물황태수라고 부르니 우리도 덩달아 그 사람을 물황태수라고 부를 뿐이지 ‘물황태수’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하도 각인이 되어 지금도 그 사람을 생각하면 ‘물황태수라는 단어가 연상되고 ‘물황태수’라는 단어를 보면 그 사람이 연상된다.
그 사람은 진몰 사람이고, 나와는 나이 차이도 많고, 또 우리와는 친인척도 아니어서 서로 왕래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 계신지 아니면 돌아 가셨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키가 컸다는 것과 술을 즐겨 마셨다는 것 외에는 그 사람의 부모와 자식들이 누구인지 조차도 모를 정도이다.
이렇게 나와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지만 어른들이 그 사람을 물황태수라고 불렀던 사실과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연관 지어 물황태수란 단어의 뜻을 유추해 보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키가 크고 덩치가 크니 힘이 셌을 것이며, 술에 취하면 자기의 힘을 믿고 조금은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또 그러하니 사람들은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기 힘을 믿고 조금은 방자하게 구는 사람으로 유추가 되는데 실제로 우리가 유추해 낸 그 뜻과 아래의 풀이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독자들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황태수(太守) - ①자신의 지위나 능력을 믿고 방자하게 구는 사람. ②꼼꼼하지 못하고 남의 비판에 대해서도 전혀 무감각한 사람.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어른들이 그 사람을 물황태수라고 불렀던 이유는 그 사람이 물황태수와 같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이름에 ‘태’자와 ‘수’자가 들어 있기 때문이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속마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