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 ‘얼싸절싸’에 그런 뜻이!
얼씨구절씨구 들어간다. 품바하고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한 때, 공연만 있으면 찾아가서 같이 즐겼던 각설이 타령!
극으로서 각설이 타령이 좋았던 점은 관객들도 각설이와 같이 호흡을 하면서 극을 진행시켜 나간다는 것이었다.
‘피에로와 각설이’ 편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가 있으니 각설이 타령은 그만두고 오늘의 주제어인 ‘얼씨구절씨구’와 ‘얼싸절싸’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얼씨구절씨구’는 위의 예문에서 보듯이 「흥겨울 때에 장단을 맞추며 변화 있게 내는 소리」라는 뜻을 가진 감탄사다. 또한 ‘얼씨구절씨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등과 같이 쓰이고 있음도 볼 수 있다. 결국 이 단어 자체에는 뜻 외의 다른 특별한 의미가 없는데, ‘얼싸절싸’는 조금 색다른 의미가 있다.
‘얼싸절싸’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①흥이 나서 뛰노는 모양. ②중간에서 양편이 다 좋도록 주선하는 모양.
뜻의 ①은 우리가 아는 것인데 ②는 조금 생소하다.
그래서 ②의 쓰이는 예문을 찾아보니
‘아무리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하게 얽힌 사건이라도 그가 나서면 얼싸절싸 금방 해결된다.’ 와
‘수완이 좋은 중매쟁이가 얼싸절싸해서 양가가 무난히 사돈을 맺었다.’ 등으로 쓰여 있다.(위 예문에서 앞 문장은 부사로 뒷 문장은 동사로 쓰인 것임)
이쯤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양편이 다 좋도록 주선을 하는 것은 말솜씨가 좋아야 하고 , 또한 말솜씨가 좋다는 것은 조금은 허풍을 치는 등 사기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얼싸절싸’의 뜻 ②는 조금 사바사바해서 어찌어찌 해결했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한편, ‘사바사바’는 다들 아는 바와 같이 「뒷거래를 통하여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일본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