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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과 편지..(풍성한 추석맞이를...)

by 초록비 경은 posted Oct 0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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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과 편지

                                                                    글 / 한경은

             
네가 내가 아니기에
              눈치채지 못하는 생각들이 많았고 
              날 보는 너의 아련한 눈빛만
              내 마음속 나뭇가지,
뚝뚝 부러뜨렸지 

           
밤의 지친 파숫꾼이 아침 기다리듯이
            네 숨결 담긴 편지 한 통 기다리며 
            홀쭉한 얼굴 되어 김 서린 유리창에
            삐뚤삐뚤 손가락 글씨만 쓰는 세월이었네 


            
너의 마지막 편지가 
            내 가슴속 눈물의 강이 되어
            몇 해째 실핏줄처럼 흐르고


            소문없이 그댈 떠나보낸
시린 계절동안
            아침마다 흥건한 손수건
손에 쥐어야 했지  

           
눈을 감고도 알 수 있는 나무들이 있지  
            두릅나무는 만져보면 가시 있고
            산초나무는 독특한 냄새 있고
            소태나무는 씹어보면 소태처럼 쓰지 


           
라일락 향기 같은 그대는
            차마 느낄 수가 없네
            가을 바람 소스락대서
잠못자는 나뭇잎들 
            쏴아아 몸을 비벼도
그댄 아무 소식이 없네 

            
그대의 편지가 오작교 될 때까지
            내 가슴에 노둣돌을 놓다가 놓다가 
            또 다시 가을이 왔고 
            하염없이 은행잎 같은 눈물만 떨구네
            내 마음처럼 병든 잎만 흩날리는 가을에.
======================================================
  * 거금도 선후배님들 - 추석 명절에 마음의 선물 보냅니다. 
     늘 한가위 보름달처럼 건강하시고, 가정마다 행복이 
     깃드시길 바랍니다. 찾아뵙지 못하는 대신에 따스한 
     마음만 후~ 불어드립니다.  풍성하고 여유로운 가을 택배로 
     보내드립니다. - 15기 한경은 드림       




  • ?
    갈시인 2006.10.06 09:37
    시인의 애잔한 그리움과 가슴 저미는 애틋한 마음이
     음악과 함께 음양의조화를 이루어
    읽는 이로 하여금 한없는 아련한 추억으로 젖어들게 하는
    군요.
    "내 가슴에 노둣돌을 놓다가 놓다가 또 다시 가을이 왔고" 라는 절정에 와서
    시를 읽는 저로서는 차라리 호흡을 정지하고 싶은 마음까지 드네요.
    좋는 글 읽고 갑니다. 천의 가을이 오더라도
    내 가슴에 멍이 들도록 도돗돌을 놓을 수 있는
    열정으로 살고 싶십니다.
  • ?
    하늘바람 2006.10.07 08:23
    먼길 다녀왔다네. 고향길 말일세
    피곤하지만, 경은이 후배님 글 읽고 지나칠 수 없어 디딤돌을 놓고 있다네
    한가위 연휴 잘보내고 있겠지
    즐겁고 복된 시간, 행복하기를 바라네.
    시어들의 반짝임을 보네
    기다림과 그리움 같은 것. 떠나 보냄과 추억하는 것.
     그런 것들이 아련히 가슴에 젖는 시간 여행을 하는 듯 하네.좋은 글 많이 쓰시게. 
  • ?
    한경은 2006.10.07 15:58
    강원도 선배님, 갈시인 님, 하늘바람 님,,,추석 명절 즐겁게 보내셨죠? 저는 안양 시댁에 다녀왔고요 지금
    속초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추석 지내고는 과천 서울대공원에 다녀왔습니다. 10년 전에 가보고는 처음이었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거금도로 가는 노둣돌을 놓지 못하였습니다.
    거금도는 늘 거기 있는데 전 늘 멀리만 살고 있군요.
    시원스레 모든 걸 접고 거금도에 가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명절 때마다 선뜻 용기를 못냅니다. 
    종갓집 며느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사니 뭐니 해서 손님 접대에 손에 물마를 날이 없는 명절이죠.
    잠깐 집을 비우지를 못하곤 합니다. 우리 나라의 명절 제도에, 여자라는 이유가 무지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여자들의 친정 나들이가 아직도 눈치보이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내년에는 꼭 가보리라 다짐하며 세월은 그리 흐르니까요. 좋은 날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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