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오면‥ 머그낭골
오월 그날은 섬 소년의 가슴에 단발머리 소녀처럼 찻잔 진하지 않은 향기로 수양버들 긴 머리 흔들림으로 왔다.
보리밭 누런 들판에 서슬퍼런 회오리 바람이 일고 도시의 휴일 오후는 아스팔트 위 보도블럭 사이 핏빛으로 저물어갔다
어제의 촛불은 꺼지고 용서 못할 굴욕으로 유배지의 한 맺힌 절규가 빌딩들 숲속에서 통곡한다.
오월 하늘에 찬 서리 내리고 오월의 땅엔 서러운 한들이 응어리져 머무는.. 그곳 유배지엔 허락받지 않은 군화발자국 소리가 새벽 대지를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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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숨죽여 울었던 그곳의 오월은 한 서린 흰옷에 맺힌 붉은 피의 영혼들이 잠들지 않은 도시에서 무언의 함성으로 오지 않는 아침을 기다리며 부릅뜬 눈으로 한 많은 도시를 지키고 있겠다.
봄이 오면‥ 잠들지 못한 영혼들이 살아있는 우리를 또 잠 못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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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오면‥
by 머그낭골 posted May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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