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솔 아
좁은 공간에 산다는 이유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결혼 액자 사진
벽과 장농 사이에 끼어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
시작이었던 과거를
먼지 속에 방치한 생각이 들어
안방에다 자리를 내어 걸었다
아들은
아빠가 젊었을때는
머리카락이 무척 많았네 하며
사진 앞에서 자기의 모습을 꿈꾸고
나는
남편 얼굴을 자세히 보며
그땐 얼굴에 주름도 없이 예뻤네
얼굴이 웃는 얼굴이었네 하며
호들갑을 떨다가
지금
십팔년차 얼굴에선
웃음을 볼 수 가 없어 안타깝고
대머리에 흰머리 숫자가
너무 많아 안타깝고
늙지 않을 것 같은 얼굴에
주름이 보여 안타깝고
남자로 산다는 것이
참으로 슬프구나 하는
연민이 차곡 차곡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