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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여운

by 선 창수(처) posted Apr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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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의 여운    可憙/ 고미순

 

어쩜!
한 세월
당신 없이도 잘 견뎌 왔는데
인제 와서
더디 오신 당신
한사코
잠든 사랑을 흔들어 깨우십니까
 
긴 세월
사랑 없이도 용케 버텨 왔는데
이제 와
심장 한가운데 둥지 틀고
침묵하며 잠든 사랑
눈 떠라 하시면 나 어찌합니까


어느 날
느닷없이 짙은 원두 향
핑크빛 사랑으로 좁은 가슴
터지도록 가득 채워놓고
먼 곳에서 바라만 보시면
기다리다 지쳐 뜬눈으로 새운 밤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 가는데
기다림에 흘린 눈물의 강
그칠 줄 모르고
뒷산
가을이 또 몇 번을 옷을 벗어야
내게로 오시렵니까


어쩌면 당신 이별 뒤
눈물로 맞이하는 노을 되어
또 한 걸음 뒤늦게 오시면
그땐 어찌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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