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휴게소
화물차를 몰고 가다 마이산휴게소에서 멈췄다.
시장기도는 뱃속를 달래기 위해서 게토레이 캔 하나와 참깨쿠키 한봉지를 사서
벤치에 앉아 와삭 와삭 씹으며 먼 산을 바라본다.
봄은 우리곁에 성큼 다가 왔는데 겹겹이 포개진 산자락 음지 골짜기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어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고 있나보다.
이곳 전라북도 사람들이 깊고 깊은 산속 마을을 이야기 할 때는 무진장이라 하여
외진 마을 대명사였는데 이제는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아 사람들의 발걸음을 끌어 당기고 있으니
세상인심이 이렇게 변하기도 하나보다.
한반도의 등뼈격인 태백산맥이 남쪽으로 그 기세를 뻗쳐오다 지리산에서 대미를 장식하고 흩어지기전에
서쪽으로 한 가랑이를 벌렸으니 노령산맥이다.
노령산맥이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쯤 말귀처럼 생긴 바위산 두 봉우리가 솟았으니 진안마이산이다.
마이산를 낳고 있는 노령산맥 산등성이에는 앙상한 나목들이 새봄맞이 새싹을 움티우기 위해 한창 물이 올라 있겠지만
고만 고만 나무들이 가지런하게 자란 모습이 잘 다듬은 여인의 눈썹처럼 예쁘다.
차량 통행이 뜸한 이 한가로운 휴게소에 철 지난 유행가요 가락은 제 혼자 흥에 겨워 떠들고 있지만
무심한 손님들은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고 각각 제 갈길로 간다.
쿠키 한봉지를 다 씹어먹고 나 또한 석양을 향해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