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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1)  솔임아!

  순수하고 맑은 마음을 가진 너희들을 담임으로 만나지 벌써 두 달이 가까워지고 있구나. 사실 낯선 곳에 발령 받아 어떻게 적응할지 걱정 했지만 너희들이 곁에 있어서 조금도 외롭지 않았으며 든든한 마음으로 살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지금 나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는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하게 된 너에게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하고 있으며, 최소한 ‘나쁜 담임’으로 존재하지 않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단다. ‘나쁜 담임’이 될지, ‘좋은 담임’이 될지는 나의 노력과 의지에 달려 있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출발했단다.

  우리 반의 모든 가정을 방문해보니 너희들의 힘든 삶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고 더욱더 애정으로 지도하고 열심히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덜 부끄러운 모습으로 너희들 앞에 설 것을 맹세했단다. 처절하게 가난했던 나의 어린 시절이 너희들의 삶과 겹쳐왔고 나의 마음 깊은 곳에 그 서러움을 다시 묻었단다.

  더구나 너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떠난 뒤 비어있는 친척집에서 국가가 지급하는 적은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무척 안타까웠고 가슴 아팠단다. 텅 빈 집이 왜 그리 쓸쓸하게 느껴지던지.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잘 웃고, 틈나는 대로 책도 열심히 읽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다른 아이들이 하지 않으려는 학급 서기를 자청해서 하겠다고 나서는 네가 무척 고마웠으며 한 없이 기쁘기까지 했단다.


  이곳을 떠나도 나의 인생에서 많이 그리울 솔임아!

  도시아이들에 비하면 여러 가지로 열악하고 부족함이 많기 때문에 더욱 노력해야하고 가슴에 품은 꿈과 소망을 이루기 위해 더 발버둥쳐야 되지 않겠니. 어려운 역경을 이기고 성공한 자가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지 힘 있고 부자인 부모님 만나서 땀 흘리지 않고도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가 성공한 사람은 아니며 또한 부러워할 것도 못된단다.

  앞으로 너에게 닥칠 역경은 다른 사람보다 더 크고 무거울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도 당당하게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길러야 하며 미래를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길러야 한단다. 그것은 바로 주어진 환경을 잘 극복하고 이 고장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겠다는 당찬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것 아니겠니.

  지금 네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았는지 잘 생각해보아라. 그리고 너를 사랑했고 도움을 주었던 고마운 사람들에게 성공으로 보답해야 되지 않겠니.

  나도 너를 교직에서 마지막 담임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돕고 격려하련다. 나의 노력과 관심만큼 네가 성숙하고 행복하다는 믿음으로 너희들을 만나고 가르치련다.

  요즈음의 교육모습을 지켜보면 학부모의 능력과 지위가 교육을 지배하고 돈이 학습능력을 좌우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 수능 부정행위, 고교등급제적용, 대학 부정입학, 시험답안지 조작 등 참담하게 교육이 무너지는 모습이  끊이질 않고 있구나. 그 속에서 너희들이 얼마나 많이 상처받고 괴로울지를 생각하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고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란다.

  네가 어른이 되고 학부모가 되거든 지금의 잘못된 교육 모습을 바로잡고 시정하려는 노력은 소홀히 하고 국가의 잘못된 교육정책과 교장의 지시에 순종했고 승진에 더 신경 썼던 나를 결코 용서하지 말거라.

   항상 건강에 유념하고 어려움은 함께 나누자. 또한 우리의 소중한 만남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자. 그리고 미래를 향해 멋지게 그 길을 함께 가자.

봄내음이 가득한 2005년 4월에

솔임이가 이 땅에 소중하게 쓰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담임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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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 2005.04.16 21:45
    사랑이 넘치는 선생님의 글 너무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고뇌에 찬 선생님의 심정 잘 이해 합니다.
    선생님!
    잘 마련된 교육 환경의 변방에서 애쓰고 있는 불쌍한 우리 애들을
    결코 뒤지지않게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솔임이라 했던가요!
    너무나 예쁜 이름이군요.
    예쁘게 자라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길 빕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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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순아 2005.04.17 07:53
    선생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솔임이를 포함해 모든 아이들에게
    꿈을 잃지 않도록 해주세요. 소망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면 언젠가는
    꼭 이루어진다는것을 알게 해주세요. 선생님의 진실한 마음... 감사합니다.
  • ?
    ㅣㅏㅓㅓ 2005.04.17 16:42
    ㅔㅣㅏㅏㅡㅡ
  • ?
    거금도에서 2005.04.17 16:56
    진심과 사랑이 있는 글 잘 읽었읍니다. 도서지역인 저희 거금도에 오셔서 너무 불편한 간사생활이며 신학기초 이제갓 고등학생이 된 1학년 보통과 담임까지맏으셔서 여러모로 힘드셨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얘들에게 하나 하나 깊은 관심과 애정을 주시어 감사드립다. 훌륭한 선생님의 제자들 또한 훌륭한 제자들이 될것이라 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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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2005.04.17 20:30
    아이들 학교 보내며 선생님들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도 많았지만 진정한 스승님을 뵙게 되는군요.
    솔임이는 선생님 은공으로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될 것 같네요.
    솔임아. 힘내.
  • ?
    박희숙 2005.04.18 22:35
    선생님 먼저 감사하다고 해야 할것같아요 .
    이렇게 훌륭하신 선생님이 계시니 마음이 든든하네요
    아들을 보네놓고도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도 못했습니다
    죄송합다 그리고 갑사합니다 선생님의 진실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잘보살펴주셨으면 하는 학부모의 소망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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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사람 2005.04.18 23:04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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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쉰 소리 2005.04.19 15:32
    미륵님!, 진순아님!,ㅣㅏㅓㅓ님!, 거금도에서님!, 서울에서님!, 박희숙님!
    마음을 다 표현하기엔 너무도 부족한 사연인데 많은 관심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따뜻하고 애정어린 격려는 저와 솔임이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될 것입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잘 가르치고 예쁘게 기르겠습니다.

    (솔임이 담임 큰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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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서기 2005.04.19 18:01
    (xx2)적대봉의 정기를 이어받아 전통 문화유산이 살아숨쉬는 청정 금산을 더욱 푸르게 만드는 솔임이와 담임선생님의 흐뭇한 이야기가 우리고장을 살아 숨쉬게 하는 비타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얼마되지는 않지만 고정적으로 후원을 하고 싶군요. 뜻있는 분들과 함께 조용히 말입니다. 솔임이와 담임선생님 홧~~~~~~~팅 !!!
  • ?
    섬머슴 2005.05.03 19:10
    벌써 세번이나 읽고 그냥 눈팅으로 갈려구 했는데 그래도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갈렵니다
    선생님 훌륭하십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또한 존경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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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彌勒 2005.05.03 22:47
    선생님!
    솔임이가 책 읽기를 좋아하나부죠.
    제게 책이 조금 있는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솔임이의 취미에 보탬이 되었으면해서요.
    저는 3학녀 김영도의 아버지랍니다.
  • ?
    마채근 2005.05.20 17:00
    산소 같은 글.. 산소 같은 선생님과 제자..산소 같은 마음으로 꼬리글로 참여하시는 사람들..오랜만에 읽어보는 가슴이 짠해지는 이런글을 보기위해 수없이 마우스를 클릭하게 됩니다. 오랜만에 고향 홈페이지에 와서 후회없는 시간을 보내다 갑니다. 제자를 아끼는 선생님의 마음에서 용두봉의 푸르름과 거금도 앞바다의 푸르름이 느껴집니다. 가능하다면 솔임이 은행 통장번호를 공개해주시면 얼마안되는 몇만원이라도 입금하고 싶습니다.
  • ?
    삼일머슴아 2005.07.21 23:38
    저는 고향이 전남 여천시 삼일면 시골이라서 그런지 선생님의 제자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속 한구석에서 솓구쳐 오르는군요 선생님의 기대에 솔임이는 분명히 보답 할 것으로 믿으며 선생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뜻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 지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선생님 그리고 솔임이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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