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금도로 가는 철부선에 올라타면 벽면에 큼지막하게 붙여져 있는 강호수씨의 ‘거금도’라는 시가 다도해를 바라본다.
‘빈배로 옵니다.
그저 설운 것들 모두 바다에 던져 버리고 빈 배로 옵니다(중략)
삶이란 비워질수록 아름다운 것(중략)
흙빛을 닮아가는 손으로 끌어 안고픈 달무늬를 닮은 거금도에 당신은 빈배로 오소서’
그저 세상일에 지쳐 거금도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아무 욕심없이 왔다 마음 편히 쉬고 가라는 주민들의 소박한 바램일지도 모른다.
고흥반도 도양읍에서 남쪽으로 2.3㎞ 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소록도 바로 아래 위치한 거금도는 우리에게 70년대 레슬링으로 세계를 휩쓸었던 김 일 선수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섬이다.
거금도는 우리나라 섬 중에서 10번째로 큰 섬으로 한때 인구가 2만2천명이 넘어섰으나 지금은 7천400여명의 주민이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인구 유출과 바다자원 황폐화로 어려워져 가는 이곳이 부촌을 꿈꾸고 타 지역의 부러움을 사는 이유에 대해 주민들은 주저않고 민선 농협조합의 출범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거금도 농협직원들은 4월부터 10월까지는 쉬는 날이 없이 근무를 한다.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기에 본격 농사기간인 이 기간에는 전 직원이 토·일요일도 없이 근무에 임해 농업인이 조금의 불편함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거금도농협은 특히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거금도 주민들의 모든일을 책임진다.
거금도농협은 현재 주민들의 생활용품 구입의 원활을 위해 150평 규모의 마트를 신축중에 있으며 병원과 장례식장까지 검토중이다.
주민들이 태어나서 다시 흙으로 돌아갈때까지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게 하기위해 모든 분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조합의 자녀 학비부터 노인들의 여가생활까지 농협은 관여한다. 하다못해 가정에서 쓰는 LP가스통까지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 농가들에 공급하고 있다. 또 마을의 각종 경조사는 물론이고 조합원 한명이라도 병원에 입원하면 조합장이 일일이 방문 위로한다.
#농업인은 농사만, 나머지는 모두 농협이
거금도는 양파와 마늘 재배면적이 모두 140만평에 이를 정도로 두 작물이 주생산품이다.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출하되는 양파는 전량 부산, 대구, 광주 등 대도시로 팔려나간다. 특히 이곳 양파는 조생종 품종으로는 전국 최고의 상품가치를 인정받는다. 6월쯤 출하되는 마늘은 우수한 품질때문인지 모두 산지 경매를 통해 판매한다. 이처럼 이곳 농작물이 품질이 좋은 이유는 따뜻한 기후를 바탕으로 일조량이 풍부하고 청정해역에서 불어오는 해풍으로 인해 농작물들이 병해충에 강해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거금도농협은 섬의 주작물인 양파와 마늘의 농가 수입을 위해 운송을 알선해 주고 일정부분은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소득을 보전해 주고 있다.
또 농협에는 콩 선별기와 마늘 쪽 불리기 기계가 갖춰져 있다. 직원들이 직접 농가를 돌며 각종 작물들을 수거해 작업한 후 반환한다. 농촌이 점점 노령화 부녀화 됨에 따라 직원들이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비료, 농약, 유류 등 각종 영농자재도 농가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체크해 농협에서 구입을 대행, 무상으로 배달해 주고 있다.
또 거금도농협은 올해 3년째 조합원을 선별해 농한기인 2월부터 3월초 사이를 이용, 일본 선진지 견학을 시켜오고 있다. 이를 통해 선진 농법과 문화를 견학해 농촌의 책임있는 일꾼으로 키우고 후계영농인을 양성하고 있다.
#철부선 운행으로 섬 아닌 섬생활
거금도 농협은 타 농협보다 훨씬 이전인 32년 전부터 철부선 운행사업을 실시했다.
당시 군이 운영, 적자에 허덕이는 배 사업을 인수,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재나 양파, 마늘 등의 농산물과 미역, 다시마 등의 해산물 생산량을 늘려 결국 물동량 증가로 이어져 배 사업을 흑자로 돌려세웠다. 농협은 흑자로 돌아선 철부선 사업에도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자상함을 잊지 않았다. 현재 농협은 3대의 철부선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2대를 운영중이다. 나머지 한대는 다른배의 고장수리시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이 즉시 운행할 수 있도록 비상 대기용이다. 일반적으로 선박 운항시간인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운항 시간을 넘어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운행하면서 30분 간격으로 하루 28차례 왕복 운항을 통해 주민들이 섬에 사는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물론 배 운송비는 일반 타 업체의 요금보다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주민 1인당 120장씩 무료 승선권을 증여, 섬 주민들은 요금부담을 느끼지 않고 이용하고 있다.
#김 일 캐릭터 개발 관광 휴양지 조성
거금도 농협은 관광산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오는 2007년 완공 예정인 연륙·연도교 건설에 발맞춰 이곳 거금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섬 곳곳에 유채꽃을 심어 청정해역과 유채꽃이 어우러진 섬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섬의 두 봉오리인 적대봉과 용두봉의 등산로를 정비하고 해안가 해수욕장 시설을 확충하는 등 관광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휴양지로서 거금도를 찾게 할 방침이다. 김 일 선수의 고향답게 그를 캐릭터화 해 관광객들에게 친밀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중이다.
고흥 박진규·장만우 기자 ss0419@kjtimes.co.kr
2004년 05월 03일 00시 00분 입력
(사진: 거금도닷컴) 기사출처: 광주타임즈
‘빈배로 옵니다.
그저 설운 것들 모두 바다에 던져 버리고 빈 배로 옵니다(중략)
삶이란 비워질수록 아름다운 것(중략)
흙빛을 닮아가는 손으로 끌어 안고픈 달무늬를 닮은 거금도에 당신은 빈배로 오소서’
그저 세상일에 지쳐 거금도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아무 욕심없이 왔다 마음 편히 쉬고 가라는 주민들의 소박한 바램일지도 모른다.
고흥반도 도양읍에서 남쪽으로 2.3㎞ 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소록도 바로 아래 위치한 거금도는 우리에게 70년대 레슬링으로 세계를 휩쓸었던 김 일 선수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섬이다.
거금도는 우리나라 섬 중에서 10번째로 큰 섬으로 한때 인구가 2만2천명이 넘어섰으나 지금은 7천400여명의 주민이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인구 유출과 바다자원 황폐화로 어려워져 가는 이곳이 부촌을 꿈꾸고 타 지역의 부러움을 사는 이유에 대해 주민들은 주저않고 민선 농협조합의 출범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거금도 농협직원들은 4월부터 10월까지는 쉬는 날이 없이 근무를 한다.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기에 본격 농사기간인 이 기간에는 전 직원이 토·일요일도 없이 근무에 임해 농업인이 조금의 불편함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거금도농협은 특히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거금도 주민들의 모든일을 책임진다.
거금도농협은 현재 주민들의 생활용품 구입의 원활을 위해 150평 규모의 마트를 신축중에 있으며 병원과 장례식장까지 검토중이다.
주민들이 태어나서 다시 흙으로 돌아갈때까지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게 하기위해 모든 분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조합의 자녀 학비부터 노인들의 여가생활까지 농협은 관여한다. 하다못해 가정에서 쓰는 LP가스통까지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 농가들에 공급하고 있다. 또 마을의 각종 경조사는 물론이고 조합원 한명이라도 병원에 입원하면 조합장이 일일이 방문 위로한다.
#농업인은 농사만, 나머지는 모두 농협이
거금도는 양파와 마늘 재배면적이 모두 140만평에 이를 정도로 두 작물이 주생산품이다.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출하되는 양파는 전량 부산, 대구, 광주 등 대도시로 팔려나간다. 특히 이곳 양파는 조생종 품종으로는 전국 최고의 상품가치를 인정받는다. 6월쯤 출하되는 마늘은 우수한 품질때문인지 모두 산지 경매를 통해 판매한다. 이처럼 이곳 농작물이 품질이 좋은 이유는 따뜻한 기후를 바탕으로 일조량이 풍부하고 청정해역에서 불어오는 해풍으로 인해 농작물들이 병해충에 강해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거금도농협은 섬의 주작물인 양파와 마늘의 농가 수입을 위해 운송을 알선해 주고 일정부분은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소득을 보전해 주고 있다.
또 농협에는 콩 선별기와 마늘 쪽 불리기 기계가 갖춰져 있다. 직원들이 직접 농가를 돌며 각종 작물들을 수거해 작업한 후 반환한다. 농촌이 점점 노령화 부녀화 됨에 따라 직원들이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비료, 농약, 유류 등 각종 영농자재도 농가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체크해 농협에서 구입을 대행, 무상으로 배달해 주고 있다.
또 거금도농협은 올해 3년째 조합원을 선별해 농한기인 2월부터 3월초 사이를 이용, 일본 선진지 견학을 시켜오고 있다. 이를 통해 선진 농법과 문화를 견학해 농촌의 책임있는 일꾼으로 키우고 후계영농인을 양성하고 있다.
#철부선 운행으로 섬 아닌 섬생활
거금도 농협은 타 농협보다 훨씬 이전인 32년 전부터 철부선 운행사업을 실시했다.
당시 군이 운영, 적자에 허덕이는 배 사업을 인수,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재나 양파, 마늘 등의 농산물과 미역, 다시마 등의 해산물 생산량을 늘려 결국 물동량 증가로 이어져 배 사업을 흑자로 돌려세웠다. 농협은 흑자로 돌아선 철부선 사업에도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자상함을 잊지 않았다. 현재 농협은 3대의 철부선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2대를 운영중이다. 나머지 한대는 다른배의 고장수리시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이 즉시 운행할 수 있도록 비상 대기용이다. 일반적으로 선박 운항시간인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운항 시간을 넘어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운행하면서 30분 간격으로 하루 28차례 왕복 운항을 통해 주민들이 섬에 사는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물론 배 운송비는 일반 타 업체의 요금보다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주민 1인당 120장씩 무료 승선권을 증여, 섬 주민들은 요금부담을 느끼지 않고 이용하고 있다.
#김 일 캐릭터 개발 관광 휴양지 조성
거금도 농협은 관광산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오는 2007년 완공 예정인 연륙·연도교 건설에 발맞춰 이곳 거금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섬 곳곳에 유채꽃을 심어 청정해역과 유채꽃이 어우러진 섬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섬의 두 봉오리인 적대봉과 용두봉의 등산로를 정비하고 해안가 해수욕장 시설을 확충하는 등 관광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휴양지로서 거금도를 찾게 할 방침이다. 김 일 선수의 고향답게 그를 캐릭터화 해 관광객들에게 친밀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중이다.
고흥 박진규·장만우 기자 ss0419@kjtimes.co.kr
2004년 05월 03일 00시 00분 입력
(사진: 거금도닷컴) 기사출처: 광주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