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생다시마 연중 공급 영양가 탁월 해삼·문어 양식 시도…온라인 판매 확대 금오수산 거금도 참전복 "초기에는 생계를 위해 수산물 양식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새로운 양식품목 개발에 도전, 지역 수산업계에 꼭 필요한 양식 기술을 전수하는 선구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고흥 지역서 첫 대량 전복양식에 나선 금오수산(금오여어조합법인)의 김기미 대표. 금오수산은 고흥 녹동서 배로 20여분 거리인 고흥군 금산면(거금도)에 600여평 규모의 육상 양식장에서 '바닷속 보물'을 캐내고 있다. 거금도는 청정 해역을 끼고 있어 김·면·톳·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의 황금어장으로 알려졌고 주변 풍광이 아름다운 전국서 열 손가락에 끼는 섬이다. 금오수산의 김 대표는 이곳에서 20여년간 김 양식을 시작으로 미역, 톳 양식 등을 해왔고 최근에는 광어로 축양사업에 잔뼈가 굵은 어업인. 김 대표가 양식업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된 때는 지난 92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비 연수로 2주간 일본에서 전복양식 현장을 둘러본 뒤부터 새로운 양식 기술습득 등 양식업에 팔을 걷어부치게 됐다고 한다. 특히 김 대표가 97년께 소규모에 머물렀던 전복양식을 대규모화한 때는 2000년께 부터다. 이전까지 해오던 광어양식은 수입활어가 판을 치는 바람에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데 비해 전복은 고단가로 부가가치가 높고 일본, 중국 수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지방 고단백질인 전복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높은데다 예부터 궁중의 주요 연회석에 반드시 오를 만큼 '조패류의 황제'로 알려진 건강식품이다. 영양면이나 맛에서 다른 해산물과 비교가 되지않는다. 국내서는 70년대 초반부터 전복 인공종묘 생산이 시작된 후 80년대 중반에는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개인 종묘 배양장이 생겨나고 최근에는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01년 현재 전국에 350여 종묘 생산업체가 연간 2억7천만미를 생산하고 있다. 종묘생산과 함께 양식산업도 지속적으로 발전, 육상양식에다 침하식, 가두리식 등 다양한 양식기술이 발달돼 있다. 전남 도내서는 완도지역이 전복양식으로 이미 자리를 굳힌 상태다. 군이 대규모 단지화 등 전복을 비롯 수산물에 대해 집중적인 브랜드화 사업에 나선 결과였다. 실제로 완도에는 수백개 어가에서 전복 양식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지만 고흥은 고작 40~50가구에 불과하다. "고흥은 어는 지역보다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질 좋은 수산물이 많은데도 행정이 차별화된 상품·브랜드 개발에 적극 나서지 못한 탓이 크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가 고흥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 전복 양식에 뛰어든 데는 신품종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의식이 크게 작용했다. 김 가공사업으로 수산업을 시작했던 때도 남들이 관심 갖지 않았던 일본식 김 양식을 시도했던 것이나 톳 양식을 벌인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에게도 실패는 있었다. 참모자반 양식이 바로 그것. 진도에서 성공했다는 이를 찾아가 1주일 가량 쫓아다니며 배웠는데도 두 번씩이나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난 뒤 여건이 안맞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포기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해삼과 문어양식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해삼은 현재 국내서 종묘생산에 100%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종묘 양식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종묘 생산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금오수산에서 생산하는 '거금도 참전복'은 인근 해역에서 기른 고품질의 다시마·미역만을 먹여 키워 육질이 부드럽고 영양가가 높다. 특히 자체 냉장·냉동 시설을 갖춰 고수온기에는 물론 연중 염장 처리한 싱싱한 생다시마를 먹이로 공급하고 있다. 또 종묘 생산장에서 1.5~2㎝의 종패를 분양받아 1년가량 사육한 후 생존력이 강하고 성장이 좋은 우량종만을 선별, 전복의 질이 우수하고 상품성이 뛰어나다. '거금도 참전복'은 현재 서울 노량진과 부산 자갈치 시장을 통해 주로 판매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출자해 개통한 인터넷 전문 수산물 쇼핑몰(www.efishvil.com)에 입점한 데다 전용 개인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www.거금도참전복.com, www.junbok365.com)하고 있다. 앞으로도 판로를 다양화할 생각이다. "미각이 뛰어나다는 일본 사람들은 자연산 전복보다 양식 전복을 선호하죠. 자연산은 무엇보다 연안어장의 해양 오염도가 불확실할뿐 아니라 육질이 단단하고 영양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자연산만을 선호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항변인 셈이다. 연중 내내 고급 해초류를 먹여 기르는 양식이 훨씬 영양가가 높다는 것. 전복은 시장에 상품화하려면 치패(새끼전복)를 최소한 3~4년은 길러야 가능하다. 그런데 김 대표는 대규모 전복양식에 나서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있던 지난해 적조를 만나 큰 피해를 입어야 했다. "수산·양식업은 다른 사업과 달리 투자비에 비해 큰 소득이 없다는 게 단점입니다. 더욱이 대형 자연재해를 입게 되면 속수무책이죠. 복구하는데 만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일찍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오랜 수산업에 종사하면서 그도 결코 순탄한 길만을 걷지 않았다. 지울 수 없는 기억중 하나. 85년초에 김양식을 시작할 때였다. 바다 한가운데 새로운 어장지를 개발, 그곳서 생산된 김이 최고 상품으로 고가에 출하돼 주변으로부터 큰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욕심을 부렸던 것이 화근이었다. 120척이었던 김발을 350척으로 늘리고 공장도 새로 짓는 등 빚까지 내가며 투자를 했다. 그런데 그해 10월 태풍 '브랜다'가 강타하면서 그의 김발을 모두 휩쓸어 갔다. 흔적도 없이…. 당시 그가 입은 충격은 이루다 설명할 수 없다. 무엇보다 당시 6천만원에 달하는 부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컸다. "빚만 갚고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가장 기뻤던 기억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가장 절망적인 때이기도 했다. 그의 인생에 가장 큰 기로였다. 거친 바다와 싸워야 했던 김 대표는 복합영어로 재기에 나섰다. 연중 김 양식만으로는 경제적인 수익이 많지 않아 단일양식에서 벗어나 미역·톳 양식 등으로 연중 작업이 가능하고 수익도 높이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현재 고흥군 수산업협동조합 감사와 송강 장학회 임원으로 장학사업을 벌이는 등 사회봉사 활동에도 열심이다. 지난 2000년 해양수산 신지식인에 선정돼 현재 56명에 달하는 전국의 신지식인이 모여 '한국해양수산 신지식인중앙연합회(가칭)'를 구성하는데 적극 참여하고 있다. 거금도 참전복이 고흥의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잡으면 또다른 분야에 도전하겠다는 그는 "한눈 팔지 않고 수산 양식업에 전념하면서 새롭게 익힌 기술을 후배들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게 가장 큰 바람이다"고 말했다. 신동일기자 disin@kjdaily.com 2004년 05월 11일 00시 00분 입력 |
| <인터뷰> 금오수산 김기미대표 양식기술 전수에 전념 -전복에 대한 자랑을 한다면. 저지방에 고단백질 식품으로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예부터 산후조리, 수술환자 회복용으로 많이 애용돼 왔다. 또 체내 흡수율이 높아 임산부와 비만증, 간경화증 환자에게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거금도 참전복의 특징은. 전복은 환경과 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거금도는 전복의 사료가 되는 김·다시마 등 해조류가 풍부하다. 냉장시설에 염장 처리한 다시마를 저장 보관해 연중 내내 먹일 수 있어 육질이 부드럽고 영양가가 높다. -다양한 양식 품종을 해오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크게 수익을 내기보다는 현재 양식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품목을 개발한 데는 주변 어업인과 후배들에게 조그만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신지식인에 선정된 것도 그런 공적이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양식 기술 전수 등에 전념할 생각이다. -전복양식이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지. 전복 양식어가의 고민이 큰 게 사실이다. 과잉생산으로 무엇보다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현재는 공급량이 수요량을 앞선 상태다. 외국산 수입이 늘고 있고 생산시설이 4~5년 전에 비해 500~600% 가량 증가한 탓이 크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가격이 바닥을 친 상태여서 가격대가 형성돼 있어 전망은 밝다고 본다. 더욱이 중국, 일본으로 수출 가능성이 높아 어떤 품목보다 경쟁력이 있다. -앞으로 계획은. 전복양식과 함께 해삼 양식을 준비중이다. 양식산업을 육성하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해 보고 싶다. 해삼 종묘 10만미를 들여와 본격적으로 양식에 몰두할 계획이다. 이제 수산업이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바뀌고 있다. 전복양식도 고흥지역에서 어느정도 대중화되면 다른 품종으로 바꿀 생각이다. 신동일기자 disin@kjdail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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