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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동정(桐井) 원래는 산골 안에 금(金)이 매장된 마을이 있어 古羅金(고라금)이라 부르다가 마을 앞 연못가에 오동나무가 있고 그 밑에 있는 바위에 솟는 샘이 있다하여 동정이라 불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래 동정, 신정, 성치가 한 마을이였는데 인구가 증가됨에 따라 성치, 신정마을로 분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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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꿩먹고 알먹고 사연 (1부)

“아버지! 무슨 연유로 이러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아들 인준이 사랑방 문전에 붙어 앉아 계속하여 간곡하게 말하였는데도 영변 군수 김지태는 단호하게 소리쳤다.

 “네가 알 필요가 없으니 물러가라 하지 않았느냐?” 

이들 부자의 입씨름은 벌써 며칠째 반복되고 있었다.

 “하오나 아버지, 이 집의 장손으로서 아버지의 죽음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마는 없습니다.

또 어찌 죽음을 결심하셨는지 그 이유조차 모른다는 것은 자식 된 도리가 아니라 사료되옵니다.” “ ….  ” 

“그러니 부디 그 이유만이라도 소자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이유도 모른 채 아버지를 여윈다면 소자 어찌 얼굴을 들고 살아 갈수 있겠습니까?

” 김 지태는 결국 아들 인준의 눈물 어린 말에 감동을 받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굳게 닫았던 방문을 열었다.


영변 군수 김 지태가 이렇게 며칠째 방문을 닫아걸고 식음을 전폐한 이유는 오로지 평양감사 이 시운과의 마찰 때문이었다.

평양감사 이 시운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영변군수 김 지태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은근히 김지태에게 면박을 주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기 일쑤였다.

그러나 아랫사람인 김지태로서는 평양감사의 그런 행동에 한 마디도 항변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있었던 이 시운의 생일잔치에서도 그와 같은 일을 또 당하게 되니, 차라리 사내대장부답게 깨끗이 죽는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인준은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 어찌하여 그만한 일로 쉽게 목숨을 끊는다는 말씀이시옵니까?

이유 없이 모욕을 당했다면 당연히 묻고 따지고 그래도 안 된다면 똑같이 갚아야지요.” 

“그게 무슨 소리냐? 상대는 평양감사니라!

괜한 일을 벌였다간 오히려 화를 자초할 수도 있느니라.

게다가 무슨 수로 앙갚음을 한다는 말이야?

” 아들의 말에 김 지태가 깜작 놀라며 말했다.

“아버지 소자에게 생각이 있사오니 제게 맡겨 주십시오.

” 인준은 말리는 아버지를 안심시키고 곧장 평양으로 향했다.

평양에 도착한 인준은 먼저 유명한 기생집들을 돌며 평양감사 이 시운이

평소 가까이 하는 기생을 수소문했다.

인준은 평양 감사가 계향이라는 기생과 가까이 지낸다는 것을 알아내고 계향을 찾아가 다짜고짜 돈 천 냥을 내 놓으며 말했다.

“내 네게 긴히 부탁할 있어 이렇게 찾아왔다.

만약 내 부탁을 들어 준다면 돈 천양을 더 주마.

들어 줄 수 있겠느냐?”

계향은 인준의 행색을 한 번 훑어보더니 대답했다.

“소녀처럼 비천한 기생이 돈을 마다할 리가 있겠습니까?

부탁할 일이 무엇인지요.”

“내 듣기에 평야감사가 너를 총애한다고 들었다.

다음에 이 시운 대감이 너를 찾아오거든 대감의 주머니를 몰래 주머니를 뒤지어라.

하면 상감마마께서 직접 하사 하신 평양 감사의 인장이 있을것이니  그것을 훔쳐서 내게 주면된다.”

“상감마마께서 직접하사 하신 평양감사의 인장이라 하셨습니까?”

계향은 뜻밖의 부탁에 놀라 되물었다.

“ 그렇다  그 인장은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니 늘 몸에 지니고 다닐 것이다.”

“헌데 그것을 무엇에 쓰려고 하십니까?”

“나쁜 일에 쓰려는 것은 아니니 걱정 말고 넌 그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잠간 생각에 잠기다가 얼마 뒤에 계향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만한 일이야 어렵지 않지요.

” 며칠 후, 계향은 자신을 찾아 온 평양감사 이 시운이 술에 취해 잠들자 주머니에서 인장을 꺼내 인준에게 건네주었다.

인준은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 상감마마께서 하사하신 인장을 잃어 버렸으니 이제 평양감사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습니다.”

 “오호! 네가 어찌 그것을 손에 넣었단 말이냐 ?

네 재주가 참으로 기특하구나! 하하하!

이 시운  이놈, 네놈이 평양감사라는 직위만 믿고  업신여겼겠다!

어디 두고 보자! 김 지태는  인준이 건네주는 평양감사의 인장을 받으며 그렇게 큰 소리쳤다.  

한편, 평양감사 이 시운은 뒤 늦게 인장이 없어진 것을 알고 그날로 자리에 두러 누었다.

‘상감마마께서 직접하사 하신 인장을 잃어버렸으니 어찌 살기를 바라겠는가? 차라리 이대로 죽는 것이….’

이 시운은 식음을 전폐하고 속만 끓이고 있었다.

‘이는 필시 영변군수 김 지태의 소행이다.

 며 칠 전 그자의 아들이 평양에 나타났다고 하더니 사람을 시켜 인장을 훔쳐 간 게야!’

그러나 이 시운은 그 사실을 확인 할 방도가 없어 더욱 난감하기만 했다.

말 그대로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것이다.

“아버지, 소녀 설화이옵니다.

잠시 들어가겠습니다.” 이 시운은 하나 뿐인 외동 딸 설화가 쟁반에 죽을 받쳐 들고 들어왔다.

“아버지. 제발 일어나 진지를 좀 드십시오.

벌써 며 칠 째 곡기라고는 입에 대지 않으시니 소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옵니다.”

“됐다. 거기 두고 나가거라.”

이 시운의 심드렁한 말에  설화는 입술을 꼭 다물고 있다가 단단히 결심한 듯 말했다.

“아버지께서진지를 정 안 드시면 소녀도 지금부터 물 한 모금 입에 넣지 않겠습니다!” 이 시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않았다.

“설화야…!” “말씀하세요. 아버지.”

이 시운은 어려서부터 어미 없이 자란 딸이 애처로워 깊은 한숨을 쉬었다.

 “실은 말이다.…미안하구나, 네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이 시운은 인장을 잃어버린 애기와 그것이 영변군수 김 지태의 소행일 것이라는 자신의 의중을 낱낱이 애기했다.

아버지의 말을 들은 설화는 입가에 빙긋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버지, 왜 진작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소녀에게 방도가 있사옵니다.

” 설화는 아버지에게 가까이 다가가 무어라 귓속말을 속삭였는데 딸의 말을 듣는 이 시운의 얼굴에 희색이 만면 해 졌다.  2부 다음에 계속

 

  

 

 

  • ?
    최용익 2006.06.06 06:43
    형님! 안녕 하세요.
    서면으로 인사 드림니다.
    광주소식은 늘듣고 있어요.
    자주 들려 주시고 항상 건강히 행복 하시길........
  • ?
    박미순 2006.06.06 14:46
    아니~~~~~
    2부는 언제 하시는지요?
    잘보고 갑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ㅇ^
  • ?
    남영현 2006.06.06 16:04
    오늘은 현충일
    집에 있으면서 한 시인의 좋은 글 읽고, 좋은 음악 감상하면서
    동정 우리집 생각,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님께서 쉬고 계신 산........
    바다, 산, 들, 소 몰고 다니면서 풀 먹이던 시절, 배타고 나가서 낚시 하던 시절 .........
    어린시절 가슴속의 뒷산.............
    ...............

    하는일 번창하고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위에 두분, 그리고 동정 출신 모든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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