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네스북에도 오른 '벌수염 사나이' 벌꿀연구가 안상규씨에게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한 방법과 피해를 줄이는 방법 등을 물었습니다. 다음은 안씨와 나눈 일문일답입니다. - 성묘 철이나 일상생활 중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재는 대부분 예취기로 벌초를 하므로 예취기의 진동과 소음으로 인하여 상당수의 벌떼가 출현하고 난 다음 인지하게 되어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벌떼의 습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벌초하고자 하는 장소에 긴 막대기를 이용하여 벌집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사전점검만으로도 벌로 인한 피해를 80~90%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성묘나 등산할 때는 밝은 옷(노랑·흰색)을 피하여야 하며 향수·스프레이·화장 등 강한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도 피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성묘를 하고 난 이후 막걸리· 과일 등을 주변에 방치하면 벌들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해야 합니다." -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 최소한의 피해를 입기 위한 대처법은 무엇인가요? "먼저 당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습격을 받을 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옷이나 수건을 흔들거나 소리를 지르는데, 이러한 행위는 벌떼를 더욱 자극하고 벌들로 하여금 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므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벌의 비행속도는 시속 40~50㎞나 되므로 뛰어서 도망가기보다는 벌들의 습격을 받을 시 현장에서 20~30m를 신속히 떨어져 주변보다 낮고 그늘진 곳에서 자세를 낮춘다면 목표물을 찾지 못한 벌떼들이 공격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 왜 꿀벌보다 말벌이나 땅벌에 의한 피해가 더 큰가요? "벌침의 구조를 먼저 살펴보면 말벌·땅벌 등은 한 마리의 벌이 목표물을 20~30회 쏠 수 있는 창과 같은 벌침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격을 당하는 사람은 20~30마리의 말벌의 공격을 받으면 마치 수백 마리의 벌떼에게 공격당한 것과 같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그에 반해 꿀벌은 벌침 끝이 갈고리처럼 되어있어 일단 목표물에 박히게 되면 빠지지 않고 벌로부터 분리된 벌독 주머니와 함께 계속적으로 펌핑 작업을 하여 독액을 전량 공격 대상에게 주입하게 됩니다. 그 시간은 2~3분 이내가 됩니다. 이때, 장기의 일부가 빠지면서 10~20시간 내에 꿀벌은 사망하게 됩니다.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은 장수말벌로 큰 것은 길이가 4~5㎝로 꿀벌의 20~30배가 됩니다. 성격은 포악하고 움직이는 물체에는 민감히 반응하며 공격성이 매우 강합니다." - 요즘 시골뿐만 아니고 도시에서도 처마 밑에 벌집을 짓고 있는 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모든 벌 종류들은 도시나 시골 바위 밑이나 건물의 처마 밑 등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이 비와 햇볕을 피하고 으슥한 곳이면 여건을 가리지 않고 집을 짓습니다. 또 모든 벌들은 주광성으로서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귀소본능에 의하여 벌집으로 모두 돌아옵니다. 이러한 습성을 이용하여 해가 져서 약간 어두울 때 출입구를 향하여 살충제를 1~2분 뿌려주면 약 5분 후 모든 벌들을 박멸하게 되는데 많은 곤충 중 벌 종류들이 특별히 살충제에 약한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밝은 낮에 섣불리 실시하는 것은 외부에 나가있는 벌들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고 돌아오는 벌들에게 공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벌집을 향하여 모래, 물을 뿌리는 행위는 벌집을 제거할 수도 없거니와 상당히 위험한 행위입니다. 하지만 이를 처리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면 119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 벌들의 공격력은 꿀의 수확량과 반비례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올해는 벌들의 공격성이 예년에 비해 어떨지 알 수 있습니까? "벌들의 공격력은 꿀의 수확량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습도·기온 등 활동 당일의 외부 날씨와 연관이 높습니다. 참고로 벌 종류들은 습도가 높고 기압이 낮은 날에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표본조사에 의하면 말벌, 땅벌 등 공격성이 강한 무리의 번식이 예년에 비하여 20~30% 증가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엄두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