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반도 출장길이었다.
업무를 마치고 나니 공교롭게 다음날이 쉬는날
여간해선 다시 올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가족에겐 양해을 구하고
고흥 반도의 남쪽 끝으로 ......
녹동항에서,왼편으로 소록도를 끼며 항해하는 철선 에서
당신들의 천국 이란 이청준님의 글을 새삼스레 떠올려 가며
낯선 곳에서 갖는 혼자만의 여행...
알수없는 묘한 감정에...
20분 쯤 지났을까
금진항이란 곳에 도착했다
무작정 면소재지로(면소재지를 중심으로 숙박시설 식당등이 발달한다는 간단한 진리로)향했다.
일단 숙소를 정하고 주인에게 식당을 물어보았다.
가장 오래된 집으로
여추의 지체도 없이 "오래된 집이라, 여 우게 삼각식당 가보시요."
일러준대로발길을 옮겼다.
문을 열고들어서자 푹고운 진국 내음이 후각을 건드린다.
곱게 생기신 아주머니 한분이 반긴다."혼자 오셋소? 방으로 갈라요?"
혼자서 덩그러니 밥먹는것도 멋쩍다 싶어 안내대로 방으로 들었다.
"멀로 하실라요.객지 분 같은디 여그 음석이 입에 맞을랑가 몰겄소"
진심으로 타지인을 배려하는 깊은 정이 느껴졌다.
들어올적 진국내음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아 여쭤 보았다."아~.구탕인갑소.드실지아시면 한 그럭 해보시요"
평소즐기진 않치만 들어설적 감동이 쉬 잊혀지질 않아서 부탁을 했다.
잠시후 뚝배기가 넘칠듯 하게 끓여오시는 구탕,
곁들어 나오는 밑반찬은........
과연 남도의 음식문화을 또 넘치는 정을 짐작케 했다.
구탕하나에 이렇게 많은 곁음식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시식.
내 짧은 국어 실력으론 걸맞는 형용사를 찾을 수 가 없다.
진한 국물맛에 밑반찬 한가지 한가지 가 어쩜 그렇게 맛있던지.
혼자 갔던 걸 그토록 후회 해 본 적이 없었다.
지인 들 함께 였다면 소주가 벌써 몇 순배는 돌았을 터인데....................
다음날도 한끼 신세를 졌다.
이태가 지난 지금도 그 삼각식당이, 진한 국물과 형용하기 어려운 깊은 맛
인심좋았던 주인 아주머니의 후덕했던 얼굴...
잊혀지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