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분, 어머니 / 천창우
고향집 앞바다 돌무지에는
깎이고 깎인 몽돌들이 오늘도
파도에 씻기어 몽글어지더라
세월에 낡아버린 내 꿈 함께
황소 앞세운 뒷산 큰등몰랑에는
수평선 흰구름만 떠돌아도 반가운
파란 그리움 그새 울창하더라
떠났어도 못 떠나는 내 향수처럼
고무공 좇아 정어리 떼처럼 몰려다닌
드넓었던 초등학교 운동장 그대론데
땅따먹기하던 내 친구들이 떼어갔지
찢긴 꿈들 버거워 손바닥만큼 작으니
찾아가도 낯설은 이들 더 많고
산, 들, 바다 시름시름 않아도
흑백사진 속 내가 늘상 살던 곳
고향이란 어머니를 찾는 나, 참 행복하다
2012. 4. 15.